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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강승구 |2008.06.23 11:26
조회 342 |추천 2

 

 형과 같이 '연애시대'를 TV에서 하는 날이면 남자 둘이 텔레비젼 앞에서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고 있었드랬다.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라는 '연애시대'라는 제목 밑의 부제처럼 흔치 않은 연애의 유형이고 사랑의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던 것은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토리와 각 배역들의 따뜻하고 진솔한 모습 때문이었다. 극 중 손예진이 연기하는 은호라는 인물은 목사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 은호는 안타깝게 처음 임신한 아이를 유산하게 된다. 은호는 자기를 보러 온 아버지에게 눈물이 범벅이 된 채로 제발 '하나님의 뜻이었다'라는 말은 하지 말라며 그렇게 악을 쓰면서 소리친다. 그건 그녀의 절규가 아닌 나의 절규요 내 동맥과 경맥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었다. 무균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온몸에 땀이 범벅이 되어 기도할 때 난 제발 그들을 살려달라고 기도했지만 내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동교회 어린이부, 청년부 사람들을 태운 차량이 교통사고로 전복되서 많은 지인분들이 병원에 입원하셨다. 이것도 하나님의 뜻일까? 난 yes라고 또 no라고 확연히 말하지 못하겠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 걸으라'고 하면 무조건 다리를 절던 사람이 갑자기 멀쩡해져서 걸으리라는 생각을 난 하지 못한다. 다만 그러기를 바라면서 기도를 할 뿐이다. 이루어 진다면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그 은혜에 감격해 땅에 머리를 숙이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분을 원망할 수도 하늘에 삿대질할 수도 없다. 아니, 난 지금까지 하늘에 수 없이 삿대질을 해왔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았고 환자를 보았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물로 기도하는 일 밖에... 나에게 하나님은 고쳐주면 믿고 안 고쳐주면 안 믿는 그런 분이 아니다. 난 그저 예수님께서 올린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와 같이 '내 뜻이 아닌 하늘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기도를 하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나에게 그 분은 일차적인 이 생이 아닌 죽음, 사망을 넘어서 보호해 주시기를 원하는 그런 분이다.

 모두들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말한다. 시청 앞의 대치된 공간에서 갈라진 두 진영 모두 다 예수의 이름을 말한다. 예수님의 이름은 현대에 너무 싸게 팔린다. 둘다 자기가 믿는 예수님은 내 뜻에 응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 이름을 말한다. 묻고싶다. '그게 너의 생각이냐? 예수님의 생각이냐?' 굳이 예수님 이름을 들먹이지 말고, 내가 생각하는 그 길로 나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당해 보인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지 않는 것이 십계명 중에 하나이듯이 내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이라 하지 말고 다만 나의 생각이라 말했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자기의 뜻은 하나님의 뜻이 된다. 결국에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신의 손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하나의 장난감이요, 작은 도구가 되어 버린다.

 병실에 누워있는 우리 교회의 목사님, 친구들을 위해 기도드린다. 내 뜻대로 하지 말고 하늘 아버지의 뜻대로 하라고 하시는 예수님을 뵈오나 제발 내 뜻이 하나님의 뜻과 같아서 하루 빨리 속히 쾌차하게 해주시라고... 나약한 인간은 나약한 기도만을 드릴 뿐이며 하늘 아버지의 뜻을 미약한 인간은 부분적으로 인식할 뿐이다. 허나 아픈 사람들을 보면 내 가슴이 가로로 또 세로로 갓 구어진 식빵보다 길게 또 무참히 찢어져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들의 눈물을 또 아픔을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 태연히 말하는 어떤 목사와 같이 말할 수는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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