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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용서받지 못할 방

김종서성형... |2008.06.24 18:38
조회 121 |추천 0
그와의 진지한 연애를 꿈꾼다면, 경솔하게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제안은 하지 마라. 괜스레 당신에 대한 그의 환상을 깨트릴 염려가 있다. 여자의 외모가 화장발이라는 것을 익히 아는 남자도 여자의 방에 대한 판타지는 여전히 존재하니까.

“방 구경 시켜주세요.” 나를 애절하게 바라보던 그를 모른 척하며 돌려보낸 것은 내가 ‘남자 출입 금지’를 주장하는 정숙한 여자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에게 빨래 더미에 묻힌 내 방의 현실을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후 그와 데이트를 나서기 전에 대청소를 실시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음은 물론이다. 그가 내 방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곳은 컴퓨터 책상. 그는 내 노트북을 열고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다. 아차! 방 청소만 열심히 했지 노트북 화면과 키보드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를 체크하지 못한 나는 그에게 “아이고, 이거 봐라”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 어찌나 창피하던지. 나의 컴퓨터를 구석구석 탐색하는 그를 보면서 ‘방만 깨끗이 할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 방은 개인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까지 많은 것을 노출시킨다. 특히 남자는 베일에 싸인 여자의 방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를 초대할 때는 사소한 곳까지 신경 써야 한다. 어쩌면 그가 당신의 방을 보고 기겁해 도망갈지도 모르고, 반대로 당신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남자들이 증언한 베스트와 워스트를 참고하시라.

퀴퀴한 냄새 vs 향긋한 냄새
연애하고 싶은 여자를 고를 때는 시각에 민감한 남자라도 여자의 방을 평가할 때는 유난히 후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여자의 방문을 여는 순간 어떤 냄새가 나느냐에 따라 그녀에 대한 평가가 A학점에서 F학점으로 추락할 수도, C학점에서 A+학점으로 급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 남자는 단지 깨끗하고 깔끔한 방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여자의 방에서 은은한 향기가 풍기기를 원하는 것. 이는 썩은 총각 냄새가 풀풀 나는 자신의 방에 대한 일종의 보상 심리다.

“그녀의 방에 들어가는 순간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괜찮더라고요. 그런데 어디선가 코를 괴롭히는 야릇한 냄새가 풍기는 거예요. 원룸이어서 싱크대가 있는 쪽에서 나는 것인지, 아니면 침대 구석에 박혀 있는 속옷 냄새인지 도대체 출처를 알 수 없었죠. 오래 빨지 않은 옷에서 풍기는 냄새라고 해야 할까. 급속도로 실망감에 젖은 채 환기를 해볼까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었는데…. 이런! 창틀 사이에 낀 담뱃재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순간적으로 정이 뚝 떨어졌어요.” (32세·문**)

“선머슴 같던 여자였거든요. 그저 직장 동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회식을 마친 뒤 취한 동료들과 그녀의 집에 쳐들어갔는데 문을 연 순간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란! 당시엔 ‘아이고, 자기도 여자라고 향이 다 나네’했지만, 그 뒤로 그녀가 확 달라 보였죠. 왠지 계속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27세·민**)

명품 백 vs 곰 인형
남자는 여자의 방에 진입하는 순간 세심한 명탐정 기질을 발휘한다. 방 구석구석에 무엇이 있는지, 혹 침대 밑으로 급히 쑤셔 넣은 속옷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 자신이 상상하는 여자 방 인테리어의 소품 중에선 촌스럽게도 곰 인형이 단연 선두를 기록했다. 반면 많은 남자가 옷장 한쪽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명품 백에 기겁한다. 외부에 로고가 드러나 패션 문외한이더라도 첫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명품 백이 걸려 있는 것을 보면 어쩐지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것. 물론 경제력에 열등감이 심한 남자의 거부감이 더 심하다.

“몇 번 만나 호감이 있던 여자였는데, 갑자기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라는 거예요. 이게 웬 떡이냐 싶어 바로 따라 들어갔는데, 내내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어요. 소박한 원룸이었는데 한쪽 벽면에 명품 백이 즐비하게 걸려 있지 뭡니까. ‘저걸 곧 나에게도 강요하겠지?’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했죠.” (30세·김**)

“여자 방이라면 곰 인형은 필수예요. 여자의 침대 위에 곰 인형이 있으면 어쩐지 그녀가 사랑스러워 보여요. 그녀가 내게 기대고 싶은 어린아이 같거든요. 그게 제가 사준 거라면 더욱 좋겠죠. 선물해준 것을 소중히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테니까요.” (28세·김**)

널려 있는 속옷 vs 빨랫대의 섹시한 속옷
속옷의 정리 여부로 그녀의 정숙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남자가 많다. 속옷이 의외의 장소, 가령 책상이나 침대 위 등에 방치되어 있을 땐 방이 지저분한 것 이상의 거부감이 든다고. 그렇다고 남자가 속옷이 보이는 걸 무조건 싫어하는 건 아니다. 상당수의 남자가 “빨랫대에 걸린, 린스 향기가 솔솔 나는 말리는 중인 속옷은 대환영이다”고 속내를 밝혔다. 남자가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이를 수줍게 감추는 여자를 보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인다나.

“속옷이나 생리대 같은 것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그녀의 청결함과 관련이 깊으니까요. 이런 것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발견된 방을 가본 적이 있는데, 정말 두 말하지 않고 나와버렸다니까요. 그리고 콘돔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면 하네요.” (27세·고**)

“속옷이 어떻게 보이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녀가 급히 치운 흔적 속에서 발견된 속옷이라면 어이없겠죠. 하지만 말리고 있는 속옷이라면, 생활인데 그걸 뭐라 할 순 없죠. 제 여자친구는 평소 캐주얼한 옷을 즐겨 입는데, 의외로 섹시한 속옷을 입는다는 걸 알고는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몰라요.” (29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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