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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 #242

강재진 |2008.06.25 16:33
조회 96 |추천 0


 

 

- 요즘은 어때?

 

여자의 간단한 물음.

그래도 남자는 질문의 의미를 다 알아듣고 좀 쑥스러워 합니다.

 

- 좋아, 이젠 뭐.. 다 지난 일이구. 내가 그동안 좀 헤맸지 뭐.

 

그리곤 잘그닥, 플라스틱 탁자위에 놓인 쇠젓가락이 움직이는 소리.

젓가락을 내려놓은 여자의 낮고 조심스런 목소리.

 

- 다 지났다고 하니까 다행이다. 주위에서 니 걱정 많이 했었어.

 

하지만 그 말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걱정을 한 사람은 아마도 그녀 혼자 뿐,

나머지 사람들은 흉을 봤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테니까.

 

다시 한번 잘그락, 빈 젓가락만 부딪히는 소리.

오늘따라 손님도 별로 없는 포장마차.

남자는 적막함을 깰 요량으로 자기의 잔을 들어 보입니다.

또각, 소주잔 두 개가 잠시 부딪히는 소리.

달그락, 여자가 술잔에 입만 대고 내려놓는 소리.

덜그럭, 남자가 다 들이킨 술잔을 탁자위에 올려놓는 소리.

 

- 결심하고 나니까 별일도 아니더라. 그동안 그 쉬운걸 왜 못했나 몰라.

그냥 전화 안하고 얼굴 안보고, 그러면 이렇게 자동으로 끝나는 건데,

괜히 사람들한테 욕먹고 인생 꼬인다는 생각하면서 자책하고,

내가 왜  그랬나 몰라..

 

남자의 웅얼거리는 소리.

그제야 안타까웠던 마음을 겨우 표현하는 여자의 말소리.

 

- 그러게 왜 그랬어. 너하고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사람이었는데..

 

그 말에 남자도 새삼 생각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 내가 좀.. 힘들었던 거 같애.

어디에든 뛰어들고 싶었던 그런 시기였던 거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 사람 보게 된거 같기도 하구.

좋다는 생각도 못했는데 같이 있으면 너무 편하고,

같이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같이 있으면 자꾸 웃게 되고,

그래도 뭐, 이젠 다 끝났으니까. 이젠 같이 있을 일도 없으니까.

 

말하는 동안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는 남자.

여자는 그런 남자의 입술과 눈동자를 번갈아서 봅니다.

 

넌 아직 멀었구나.

니 입은 다 끝났다고 말하는데 니 눈은 아직도 멀었다고 말하고 있구나.

뭘까?

니가 사랑해도 되는 나는 너한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니가 사랑하면 안되는 그 여자는 너한테 사랑을 받는 이유.

 

왜 나는 아닐까?

너는 왜 아직도 이렇게 멀리 있을까?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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