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건강보험민영화 논란이 일면서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때마침 생명보험사들이 의료실비를 지급하는 실손형 보험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보험사의 의료보험 시장 침투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민영의료보험 시장을 놓고 맞붙어 보험업계의 마케팅 경쟁 속에서 보험에 대한 지식이 높지 않은 일반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소비자들은 보험료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장 좋은 보험에 가입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용한 보험사들의 마케팅 속에 자칫 보험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험은 분명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늘 빠듯하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물가는 계속 상승해서 안 그래도 빠듯한 가정 경제를 더욱 견디기 힘들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목돈의 의료비 지출이 생긴다면 평소에 현금을 쌓아두고 사는 가정이 아닌 이상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빠듯한 가정 경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매달 일정 금액을 만일을 위해 준비한다면 든든한 안전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가입하느냐이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우리가 보험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항목들은 예기치 못한 사망,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다. 보험은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가정을 지켜주는 기능을 한다. 더불어 보험은 위험을 보장받기 위한 소비항목이라는 것을 알아두자. 소비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얻는 것이 중요하며 보험 역시 그래야한다.
1. 사망보장은 정기보험으로
사망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종신보험이 있다. 기간의 제한 없이 종신토록 언제 어떤 일로 죽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기 때문에 누구든 가입만 하면 100%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사망보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입해 왔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자녀가 아직 학업을 마치지 않아서 가장의 사망이 가정에 큰 경제적 위험이 된다면 분명 사망보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녀가 모두 독립을 한 이후라면 고액의 사망보장이 없더라도 경제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사망보장이 필요한 기간은 종신이 아니라 가장의 부양의무가 끝나지 않은 자녀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의 시기인 것이다. 이렇게 일정기간만 사망보장이 필요한 것이라면 언제 죽어도 보장되는 종신보험이 아닌 정기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35세에 자녀를 출산한다고 가정하면 65세쯤이면 경제적 부양의무는 거의 끝난다. 사망보험금을 1억으로 가정할 때 65세까지만 보장되는 정기보험을 가입한다면 종신보험을 가입할 때보다 20년납 기준으로 매월 10만원 가량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10만원을 적립식펀드에 불입한다면 65세가 될 때쯤에는 연평균7% 수익률만 가정해도 1억 이상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이미 종신보험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기존의 종신보험을 정기보험으로 전환하는 연장정기제도를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일시납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보험료를 더 이상 납입하지 않아도 사망에 대한 보장은 일정기간 가져갈 수 있다. 35세 남자가 5년 동안 종신보험을 불입했다면 약 60~65세까지는 보장이 가능하다.
2. 의료비보장은 실손보험으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는 실제치료비와 관계 없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상상품과 실제치료비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실손보상상품이 있다. 정액보상은 하루 입원비 5만원, 수술1회당 100만원, 진단금 1000만원과 같은 식으로 지급이 된다. 실손보상은 입원의료비 3000만원 한도, 통원치료비 10만원한도 내에서 실제 치료금액만큼 지급이 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최근 일부 생명보험사에서도 실손보상 상품을 출시하면서 정액보상과 실손보상상품을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두 군데 모두에서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의료비보험은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를 보장받기 위해서 가입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실제치료비를 기준으로 지급이 되는 실손보상을 우선적으로 가입하고 여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정액보상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실손보상과 정액보상을 한가지 보험상품에서 모두 특약형태로 가입할 수 있으므로 이들을 각기 다른 보험상품으로 가입할 필요는 없다. 특히 실손보상의 경우 정액보상과 달리 여러회사에 중복가입을 하더라도 중복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같은 의료실비를 지급하더라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보장내용이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가입해야한다.
정액보상의 경우 실손보상과 달리 중복보상이 되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가입을 하게 되면 각 회사에서 중복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보험을 여러 회사에 가입 한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인 항목이 암이나 급성심근경색등의 진단금이다. 보험금은 무조건 많이 나온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만큼만 구입하듯이 보험 가입도 필요한만큼만 가입하여 보험으로 낭비되는 돈이 없도록 해야한다.
보험증권을 꺼내보자
보험은 사망보장을 위한 정기보험과 의료비보장을 위한 실손보험만 있어도 충분하다. 집 안 어딘가에 있는 보험증권을 꺼내들어 불필요한 보험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보험료로 너무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자. 40대 초반 4인 가정이라면 25만원 정도면 가장의 사망보험금 1억에 4인가족의 의료비까지 충분한 보장이 가능하다. 부담스러운 보험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만으로 실속도 챙기고 가정의 현금흐름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