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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

이가영 |2008.06.26 14:20
조회 48 |추천 1

 

 

 

 

Y : 괜찮아요?

 

Elle :  뭐가요?

 

Y : 그냥.. 슬퍼마요. 괜찮아질거에요.

 

Elle : 나 느려요.

 

Y : 네?

 

Elle : 어떤 책에서 봤는데 두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대요.

충격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그 충격을 다 받고 울고불고 끙끙 앓다가 

점점 나아지는 사람이 있구,

그만큼의 충격을 받기엔 감당이 안되서 처음엔 잘 못 느끼다가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나눠 받는 사람이 있대요.

후자가 어떻게 가능한가 했는데 내가 그래요. 나 무지 느려요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한번도 울어본 적 없어요 나.

남들은 영화, 음악 들으면 많이 생각나서 눈물도 난다는데

난 몇년씩 만났어도 무슨 영화를 봤는지,

손을 잡고 어딜 걸었는지 심지어 좋았던 기억도 나빴던 기억도 안나요.

너무 신기할만큼 헤어지는 그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서 다 사라져요.

정말 기억이 안나요. 답답할만큼 기억이 없어요.

 

친구들이 그래요. 독하다 못됐다 정말 사랑한거냐.

 

근데요 나..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의 매일 그 사람 꿈을 꿔요.

정말 평소엔 생각 한 적도 없는데 꿈에 자꾸 나타나서 괴롭히고 가요.

그렇게 새벽에 깨서 울어요. 매일 조금조금씩.

 

그러니까 나 괜찮아요.

정말 아무렇지 않아요 지금은.

 

괜찮아질거라는 말.

지금말구 아껴놨다가 다음에. 다시 꺼내서 나한테 들려줄께요.

 

어쨌든 고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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