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자로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 관련 고시가 관보 형태로 제작되어 각 부서에 배포되었다.
가만히 내용을 분석하던 중, 몇 가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발견하여 같이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로 정리해보았다.
*편집자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될 수 있는 2차 편집이므로, 먼저 1차 Fact인 관보의 본문을 읽어보길 권하는 바이다.
1. 공문서로서의 신뢰도 부재
외교적 수사는 협상 과정에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이번 경우는 기본기 부족이 신뢰도 상실로 이어졌다.
1조의 정의를 살펴보자.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는
특정위험물질SRM인 기계적 회수육MRM과 기계적 분리육MSM,
그리고 선진 회수육ARM이 제외된다고 하였다.
SRM과 관련한 월령 제한은 명시되지 않았고, ARM에 대해선 30개월 이상이라는 단서가 있다.
그러나 17조에서는 내용을 달리 전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7조의 'MSM'이 'MRM'의 오타라 가정할 때,
무역업자로선 1조는 무시하고 17조를 근거로 MSM의 수입 허용을 요구할 수 있다.
같은 수순으로 기계적 회수육이 기계적 분리육의 오타라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기계적 분리육의 수입 허용이 요구될 수 있다.
-비슷하게 '기계적 회수육(MSM)'자체가 'ARM'의 오타라 가정할 때,
1조에선 금지한 ARM이 17조에선 누락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월령에 대한 언급 없이 규제하려 했던 'MSM 혹은 MRM'에 '30개월 이상'이라는 단서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게 된다.
오타이든 외교적 수사어구이든 일관성이 없는 양태를 신용할 수는 없다.
투표권을 행사한 자로서 누워서 침 뱉는 격이지만, 정부의 협상 자질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2. 외교 수사학적 정의가 야기할 보이지 않는 위협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 포함되면 안되는 물질로, SRM과 ARM이 있다.
광우병의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고시 관보의 본문에는 SRM과 ARM에 대해 여러번 정의되는데,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1조의 9항을 보자.
SRM과 ARM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칙 2항에 추가된 문장과 결합하면, 무채색의 건조한 문장이 정치색을 띄기 시작한다.
AMR에 집중해서 살펴보자.
AMR과 수입 부위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자.
26일 KBS의 라디오 토론에서 강기갑 의원은 '내장이나 사골, 도가니 등 한국인이 즐겨 찾는
부위에 대한 규정은 없고, 뇌, 눈, 머리뼈, 척수 등 수요가 없는 부위만 제한하였다'고 지적했다.
라디오 토론에서 한나라당 측 발언자는 '사골이나 도가니는 프리온이 발견된 사례가 없고,
내장의 경우 위험한 소장을 2미터 잘라내므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구 사회의 식습관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위협일 수밖에 없다.
AMR과 도축 시기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자.
월령에 대한 언급 없이 제한하는 특정위험물질SRM에 비해, 뇌, 눈, 머리뼈, 척수 등의
선진 회수육ARM에는 '30개월 이상만' 규제한다는 단서가 달려있다.
부칙 8항에선 30개월 미만은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명시와 함께, 수입자가 주문하지 않는 한 반송하도록 기술되어있다.
그러나 과점적 경쟁시장에서 소수의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들이 거대 카르텔을 형성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수백의 영세업자들이 수입을 시도한다. 수출업자가 조건을 붙이고 경매하듯 선택하면 그만인 것이다.
서구에선 수요가 없는 사골, 도가니, 내장을 한국이라는 거대 수요시장에 공급하고,
AMR로 정의되기 전에 눈, 뇌, 뼈 등을 수입업자에게 강매한다.
오타와 관련해 짚고 넘어간 것과는 달리, 이 영역은 명백히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어있다.
그리고 정치적 의도는 힘의 논리에 의해 집행된다.
3. 한국과 미국의 검역 조건에 있어서의 유효성
힘의 논리는 양국의 미세한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검역과 관련하여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래는 4조의 내용이다. 외교적 수사어구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자.
광우병에 대해 미국이 어떠한 조치를 폐지하거나 개정할 경우,
먼저 WTO의 약정에 따라 WTO에 통지를 하고, 한국에도 내용을 알려준다고 기술되어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선 '한국에도'란, 한국이 WTO에 우선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거래 당사자보다 세계무역기준을 우선시한다는 것은,
위에서 예상했던 문제점들에 대해 만약 한국이 규제를 가한다면 미국으로선 '자유무역'에 어긋난다는 명분으로 압박할 명분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 내용'이란 '미국 정부가 수정한 일단의 조치'인지, 'WTO에 대한 통보'인지 불분명하다.
정식 협상이 아닌 일종의 '부칙'개념에조차 못 미치는 본 고시의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 중 하나이다.
미국으로선 내키는대로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을 노출시킬 권한이 이 문장에 의해 당위성을 얻는 것이다.
아래를 같은 관점에서 분석해보자.
'대표성 있는 표본'은 누가 결정하는가?
미국 쇠고기의 안정성을 대표하는 포본을 한국이 직접 고를까?
' 대표성 있는 표본에 대한 현지 점검 시… …특정 작업장을 점검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특정 작업장은 곧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작업장임을 알 수 있다.
즉 대표성 있는 표본은 한국 검사관이 선정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고,
이는 곧 '평상시'에 특정 작업장을 검사할 일이 없다면, 한국은 오롯이 미국이 선정한 표본만을 검사하는 모양이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한국이 왜 미국땅에 가서 검사를 할까?
미국 수출업자나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골라준 표본을 검사하는 것이 과연 유효한 일일까?
저울의 기울기는 대비되겠지만, 여기 예가 있다.
핵사찰단이 핵보유국에 가서 검사를 한다.
핵사찰단이 그 나라의 핵에 대해 얼마나 알아갈 수 있을까?
'중대 위반사항' 발견 이후 수입 중단을 저지하기 위한 수많은 협의와 시간끌기는 굳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5년은 있어야 발병한다고 한다.
미국 농림부USDA가 FInal Rule에서 문맥에 파놓은 함정들을 짚어본 적이 있다.
바로 그 USDA가 소들의 검사를 맡는다고 한다.
'특정위험물질'이 발견될 경우, '미국 식품안전검사청'은 조사를 실시한다고 기술되어있다.
'특정위험물질'은 SRM을 의미한다. 그러나 ARM에 대한 언급은 없다.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 대한 정의에서 SRM에 ARM을 뚜렷하게 포함시키지 않은 만큼,
반드시 분류해서 같이 살펴야할 요소들이건만, 23조에는 ARM에 대한 언급이 누락되어 있다.
이는 17조와 비슷한 실수이다.
한가지 더.
FSIS는 SRM이 발견될 경우 해당 문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할 것이다.
'해당 문제의 원인'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포함되어선 안될 SRM이 발견된 원인을 찾기 위함이라 가정해보겠다.
그렇다면 ARM이 발견되었을 상황에 대한 대책이 없다.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미국 측의 FSIS는 어찌되었건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를 할 명분이 준비되어있다.
한국에도 조사단의 명분이 있는지는 24조에서 살펴보겠다.
'최소 2회'라든지 중단조치가 '될 수'있다 라든지의 외교적 수사어구에 일종의 일관성이 엿보인다.
중단조치 당한 육류 작업장이라고 해도 중단일 이전에 인증된 제품은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문장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검사 비율을 높일 권한이 한국에 있는가?
권한을 보장하는 문장이 없다.
돌아와서, 한가지 짚고 넙어가야할 점이 있다.
최소 2회의 식품안전위해가 발견된 경우, 중단조치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FSIS와 같은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단 구성의 명분이 없다.
사건 종료 후 무역이 재개된 후 차기 시스템 점검 시 사건이 발생했던 작업장을 한번 돌아보는 것이 전부다.
실제 무역이 시작되면 미국은 '자유 무역'의 논리로 한국 측의 몸사리기에 '무역 규제'라며 압박할 것이다.
위의 '차기 시스템 점검'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식품안전위해가 발견된 작업장이라도/
미국정부가 개선조치가 완료되었음을 한국정부에 입증하고/
중단조치가 해제된 일자를 한국에 통보한다면/
한국은 차기 시스템 점검 시 해당 작업장을 현지 점검해야 하므로/
또한 하지 않으면 WTO를 한국보다 우선시하는 미국의 '무역규제'비난이 따를 것이므로/
개선 조치를 취한 식품안전위해가 발견되었던 작업장과 무역을 재개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찜찜해도 말이다.
부칙 제 4항도 흥미롭다.
180일 동안 30개월령 미만의 표시를 부착해야 한다고 기술되어있다.
그런데 '교역과 검사에 미치는 여향'이며 '우려사항'은 무엇이란 말인가?
또한 '해결하기 위한 측면에서 협의하기로 합의'는?
이렇게 추측해볼 수 있다.
'표시'는 '무역 규제'라고.
26일 라디오 토론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부칙 7항에 사용된 '우리 소비자'라는 단어는 대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소수의 거대 수출업자들에의해 선택당할 국내 영세 수입업자들이라고 한다(하긴 그들도 소비자이긴 하다).
또한 '우리 소비자들'에 의해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란 한나라당 측 발언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원한 규제'가 아닌, 수입업자들이 수출업자들에게 선택을 당하기 전까지라고 한다.
QSA프로그램 자체부터가 무역 규제라고 낙인찍혀 수정 및 폐지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공정'이야말로 국가간 무역의 핵심 단어가 되야할 터이다.
첨부파일 : 06.26.쇠고기.수입조건.고시.관보.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