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가 있는 아이가 결국 성공한다
한 초등학교 입학식 날 담임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당신의 자녀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거의 모든 학부모들은 의사, 법관, 교수, 예술가 등을 적었는데 한 아이의 엄마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 이라고 했다. 감동한 담임교사는 이 엄마를 학급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아동지도 상담교사로 모셨다.
십대들에게 무엇을 심어줄 것인가
부모들이 자녀의 성공과 출세를 꿈꾸며 뒷바라지하는 것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뒷전인 채 영어, 수학에만 열을 올리는 한국 엄마들에게 의 작가 김유미 씨는 한 인터뷰에서 일침을 가했다.
“요즘 엄마들, 영어만 일찍 가르치면 뭐 합니까. 아이들의 문화적 소양과 매너는 빵점인데요. 그런 아이들은 서울대, 아니 하버드 대학 졸업장을 들고 가도 글로벌 기업에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를 이곳저곳 실어 나르며 전쟁터 같은 하루를 보내는게 요즘 엄마들의 일과. 게다가 수험생이 있는 집안은 초비상사태다. 수험생이 마땅히‘상전’ 이며 모든 가족행사에서 ‘면책특권’을 받는다. 손님 초대도 금물이고, TV도 숨죽여 보아야 한다. 아이가 명문대에만 들어가 준다면 예의가 없더라도, 버릇없고 이기적이더라도 모두 용서가 되는 시대. 우리 부모들은 과연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김씨는 “글로벌 기업들은 서류전형 통과자들을 호텔에 일주일간 데려다 놓고 그 사람의 생활과 총체적 문화수준을 지켜본다”며 엄마가 아이를 ‘시험의 귀재’ 보다 ‘품위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함을 강조한다.
인성교육으로 마음의 키 늘리기
이런 문제의식 탓인지 최근 인성계발 훈련 교육에 눈을 돌리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학원 등 지식 위주 수업을 중요시하는 ‘극성스러움’에서 한 발 물러나 리더십이나 진로, 인생목표, 시간관리 등을 교육하는 인성교육 센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참가하던 리더십스쿨에 초등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이런 추세를 방증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재원이와 재훈이는 부모는 물론 친척, 이웃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존댓말을 사용해 주변의 칭찬을 듣는다. 두 아이의 엄마 윤주환 씨(42)가 다섯 살 때부터 존댓말과 인사예절을 가르친 덕분이다.
“말은 곧 사람의 인격이잖아요. 공손한 말씨를 쓰며 과격한 행동을 하진 않거든요. 부모와 자식이 서로 존대어를 사용하면 친밀감이 줄어든다고도 하는데 오히려 서로를 존중해 주며 더 귀하게 대합니다.”
윤씨는 주위의 엄마들이 공부 이외의 모든 것을 부차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에 휩쓸리기 싫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을 인성스쿨 캠프에 보낸다. 자신감을 키우는 훈련을 비롯해 별자리, 연극놀이, 해양단 수련, 스키, 영어캠프 등에 보내는데, 다녀올 때마다 아이들의 마음의 키가 한 뼘쯤 자라는 것 같다고 전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풀고, 경쟁대상으로서의 친구가 아니라 우정을 쌓아 와요. 집에 와서는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대화도 풍성해 져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 책임감등은 시간이 갈수록 값진 가치라고 생각해요.”
학교, 가정, 전문교육기관을 통한 인성의 발견
인성교육과 리더십교육을 실시하는 곳으로는 인성스쿨, 청학동 예절학교, 계룡중앙학당, 공병호 경영연구소, 인성스쿨윌리엄연구소, 카네기연구소, 한국리더십센터 등이 있다.
리더십 교육은 나와 다른 능력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워주고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인성스쿨에서는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자신감캠프와 잘못된 습관으로 자기관리를 못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습관캠프가 추천할 만하다. 그 외에 체험학습, 효 교육, 가치관교육, 대인관계 등 다양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김양중 교사(대진디자인고등학교 도덕과)는 아침마다 10분간 주제별 명상 시간을 갖고, 세 가지 마음 갖기(안녕하십니까,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라는 책을 만들어 좌우명과 가훈, 자신의 행동관찰과 흥미, 적성, 진로 등을 탐색하면서 자신의 인성점수를 수시로 진단하는 인성교육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신계중학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장, 교감, 교직원이 학생들과 함께 배식, 식사를 하며 사제 간에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밥상머리’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미래는 다양한 전문성과 재능,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부르는 ‘십대의 시절’을 ‘공부기계’로 전락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로 기억하게 될 것인지, 다양한 체험을 통해 꿈을 키우고 도전하며 노력하는 아름다운 시절로 만들 것인지는 이제 부모에게 달렸다.
부산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