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범 녹음할 때 버릇이나 징크스가 있습니까.'
"몸을 조이는 걸 싫어해요. 그래서 벨트도 풀어서 골반에 걸쳐놓고 녹음하죠. 밤샘 작업을 앞두고 있으면 낮에 하루 종일 운동해서 몸을 기진맥진하게 만들기도 해요."
-좋은 음악을 위해 대마초 흡입하는 걸 어떻게 생각해요?
"그건 아티스트의 자유죠. 그런데 한국에선 불법이잖아요. 그럼 문제가 복잡해지죠. 하지만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사운드를 위해 대마초를 한다면 같은 뮤지션으로서 손가락질 하고 싶진 않아요."
옆에 있던 매니저가 사색이 돼 "그냥 못 들은 걸로 해달라"고 했지만 알렉스는 오히려 "(대마초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자율의지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말한 것 뿐인데 이런 말도 못하고 사냐"며 정색했다.
두 시간 남짓 지켜본 알렉스는 어떤 이야기든 두루뭉술 넘어가지 않았다. 뭐든 결론이 나고, 자기가 이해할 수 있어야만 다음 질문에 집중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테마곡 'She is'도 사람들이 클래지콰이의 노래로 알고 있지만 실은 러브홀릭의 곡이며, 호란과 알렉스가 부른 게 정확하다며 바로 잡았다. 같은 팀 멤버 DJ 클래지는 이 곡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클래지콰이가 불렀다는 건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그건 마치 유희열의 토이가 여러명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클래지콰이 내부에 호란과 알렉스라는 악기가 따로 존재한다는 말이었다.
-매사에 맺고 끊는 게 정확해야 직성이 풀리나요?
"그런 편이죠. 대충대충 넘어가는 걸 싫어해요. 사람들이 알면서도 실수하는 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연예인에 대한 대중들의 편견 중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게 뭔가요?
"연예계가 마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연예인은 그냥 얼굴이 알려진 유명한 사람이지 공인은 아니거든요. 자꾸 어떤 틀에 가둬두려는 시각 때문에 좀 힘들죠."
-중2때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갔는데 부모님은 어떤 분입니까.
"저 유치원 다닐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엄마 밑에서 컸는데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존경해요. 부산 남포동에서 의상실을 가장 먼저 내신 디자이너세요. 저희 3남매 키우느라 고생도 엄청 하셨어요."
-막내 아들인데 금지옥엽으로 자랐겠어요.
"천만에요. 귀 뚫으라고 권한 사람도 엄마였어요. 그리고 제가 남들보다 술, 담배를 일찍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네 몸 네가 축낸 건 엄마가 책임 안 져준다'며 독립심을 일찌감치 육성해주셨어요.(웃음) 구두닦기 빼고 아르바이트도 안 해본 게 없을 겁니다."
알렉스는 18세가 되던 해 빌딩 관리인으로 취업해 '9 to 6' 샐러리맨 생활을 시작했다. 입주자 카드를 만들고, 빌딩 관리를 책임지는 경비 업무였다.
그 전엔 돈을 벌어야한다는 일념으로 낮에는 커피를 만들고, 밤에는 두 세 곳의 식당에서 접시를 닦았다. 물 닿는 일을 많이 해 당시 여자친구에게 "타잔 손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핸드로션을 처음 바른 것도 25세 때였다.
덕분에 친구들이 50달러를 벌 때 알렉스는 2000달러를 벌어 또래들에게 재벌로 불렸다고 한다. 그 돈으로 친구들 술도 사고, 차도 세단, 지프, 컨버터블까지 골라 탈 수 있었다. 그는 스스로 "현실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인데 베짱이 같은 속성이 있어 문제"라며 웃었다.
"만약 다음 달에 아이팟 1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그걸 갖기 위해 한 달 동안 죽어라 일만 해요. 그래서 제일 비쌀 때 그걸 사고 혼자 뿌듯해하는 스타일이죠. 좋게 보면 얼리어답터이지만 나쁘게 보면 실속이 없는 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