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가고 없다.
아니 애초부터 없었다.
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 너는 저만치 서 있었다.
나는 너를 보고 있었지만 너는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나는 늘 너의 주위를 맴돌았지만 너는 늘 나를 피해다녔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다 그런게 아니겠느냐.
내가 원하는 것은 멀리 있고,
기대하는 일은 빗나가기 일쑤고,
우려하는 일은 묘하게 적중하는 것.
다 그런 거지.
뭐 언제는 세상이 내 편이었더냐.
그러니 포기하라고? 체념하고 단념하라고?
천만에 이제 겨우 내 살아갈 이유를 찾았는데 포기한다는 건
내 삶을 포기하는 것.
그 동안 얻은 게 있다면 단 하나, 삶의 고비에 대한 단련이다.
상처와 슬픔에 대한 단련, 시련과 역경에 대한 단련이다.
애초부터 나 혼자 시작한 사랑, 혼자서라도 나는 다시 시작할 것이다.
너는 가고 없지만 내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