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반 선정 앨범 : 마이 앤트 메리 [Just Pop]
대담 : 마이앤트매리(정순용, 한진영, 박정준) VS 김양수
글 : 김양수(월간 PAPER 기자) / 사진 : smooth
마이앤트메리. 1995년에 밴드를 결성하고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99년에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을 발매했으나 열악한 시장상황과 전무하다시피 했던 홍보로 인해 앨범의 높은 함량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그들은, 이후 2001년에 2집 [ROCK Star Roll n?]를 발표했지만 역시나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3년간의 침묵 끝에 준비하는 3집 녹음기간이 그들로서는 비장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음악 어때?" 나는 아직도 녹음실 소파에 앉아 이렇게 질문하던 정순용의 조금은 긴장된 눈빛을 기억한다. 그 때 어떤 노래가 스튜디오를 울리고 있었고, 또 내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이후 세상이 충분히 해주고도 남았다. 그들의 3집 [Just POP]은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9;최우수 모던록-9; 부문은 물론, -9;올해의 앨범-9;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의 3집 앨범은 2004년에 나온 최고의 앨범이었다. 그들의 [Just POP]이 단숨에 세상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힘은 -9;솔직함-9;이 아니었을까? 유학 문제로 탈퇴를 결정한 드러머 이제윤을 공항으로 바래다주며 써내려갔다는 -9;공항가는 길-9;로 시작하여, 때론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지나온 아름다운 날들에 경배하고, 다가올 내일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지자는 -9;기억의 기억-9;이나 -9;골든 글러브-9; 같은 곡들은 말 그대로 그들의 자전적인 이야기 그 자체였다. -9;인디-9;라는 애티튜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정말 좋아했던 노래들, 그 -9;POP-9;이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들이밀고 있는 이 앨범은 결국 대중과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9;가슴네트워크-경향신문 100대 명반-9;에서도 당당히 47위를 기록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앨범 100장 안에 그들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아마 그들이 고교시절 -9;마이앤트메리-9;라는 잘 외워지지도 않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하고, 클럽 공연 개런티로 밥값 3,500원을 받던 시절에는 꿈도 못 꿨던 일일 것이다. 그리하여, 앨범 [Just POP], 그리고 그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어느 겨울날 멤버들(기타와 보컬 정순용, 베이스 한진영, 드럼 박정준)을 만났다. 김양수 :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Just POP]이 뽑힌 걸 축하드립니다.
정순용 : 영광입니다. 발매된 지 꽤 된 앨범인데, 이렇게 또 뽑혔다는 게 너무 기뻐요.
김양수 : 몇 위일 것 같아요?모두 : 어렵다~
정순용 : 50위권 밖에 있어도 이해할 수 있다!
김양수 : 47위!
모두 : 오오오~
김양수 : 소감은?
정순용 : 47위면 딱 반에서 앞으로 갔다는 건데, 그게 바로 우리들의 성향인 것 같아요. 우리의 목표는 정상이 아니에요. 그런 면에서 47위는 딱 적절한 평가를 내려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인정해주셔서 고맙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김양수 : 3집도 좋긴 하지만, 4집이 이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3집이 뽑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한진영 : 우리로서는 모든 앨범이 다 소중하니까 큰 상관은 없어요. 앨범마다 만들 때의 마음가짐이나 기분도 달랐고...
김양수 : 3집을 만들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정순용 : 기분 자체는 좋았어요. 논다는 기분이랄까... 작업하면서 웃고 놀았던 시간이 많았어요.
김양수 : 2집을 낸 후 3년간의 공백 기간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체된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정순용 : 그런 면에서는 좀 위험한 시기이기도 했죠. 그런데 저희는 한마디로 아무 것도 잃을 게 없었어요. 그런 상황이 되니까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녹음을 할 때도 단지 음악적인 완성도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에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음악에 적용했어요. 막상 앨범이 나온 후에는 그런 것들을 대중들이 잘 받아들일까 조금 걱정도 됐는데, 의외로 재미있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김양수 : [Just POP] 한 장으로 밴드의 위상 자체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순용 : 그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밴드 안에서 봤을 때 3집은 어느 정도 과도기적인 앨범이었어요. 뭔가를 더 얻거나 이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음악적으로도 이미 가진 것을 무너뜨리지 않으려 하고, 굳히고 싶은 마음이 커서 자꾸 앞서가지 못 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쉽진 않았지만 정말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최선을 다 했어요. 덕분에 예전에는 희석하지 못했던 우리의 생각과 고민들 자체가 음악 안에서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김양수 : 앨범 녹음 당시에 스튜디오에서 만났을 땐 편해 보인다기보다는 치열해 보였는데?박정준 : 저는 개인적으로 3집에서 멤버들과 처음으로 함께 녹음을 하는 거였어요. 처음 손발을 맞추는 격이었으니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죠.
한진영 : 스튜디오는 렌탈 비용이 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짧은 시간 안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새 그게 탄력을 받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김양수 :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거네요.
모두 : 그렇죠.
김양수 : 그렇다면 더 좋은 앨범을 만들려면 더 가난해져야겠네요?
한진영 : 그런 시기는 이제 거친 것 같아요. 하하~
정순용 : 이젠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요!
김양수 : 앨범 한 장 만드는 데 다른 팀들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인데?
정순용 : 평균 2년 정도씩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2년에 한 장도 그렇게 늦게 내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전체적으로 앨범을 내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니까요. 물론 그렇게 주기가 짧아지면 그 시간 안에 과연 얼마만큼 준비해서 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도 늘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열심히 음악에 매진해서 예전보다는 좀 더 자주 앨범을 내자는 생각이 더 커요.
김양수 : 평소 음악 외에 오롯이 노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진영 : 없는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생각은 항상 하고 있으니까요.
정순용 : 음악에 대한 상상이나 꿈을 갖지 않는 순간이라면, 오히려 녹음하고 연주하는 순간인 것 같아요. 연주나 녹음을 할 때는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 같고, 그 시간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어딜 가서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다 음악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김양수 : 술 마실 때도 주로 음악 얘기를 하나요?
정순용 : 정준이는 주로 연주인의 자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진영이는 악기, 그리고 저는 주로 금전적인 얘기를 하죠. 하하~
김양수 : 되게 재미없겠네요.한진영 :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질리게 되고, 그래서 결국엔 모두 여자 얘기로 귀결돼요.
김양수 : 그런 것 치고 사랑 노래는 별로 안 부른 것 같아요.
박정준 : 우리들 자체가 사랑 얘기는 좀 심각하게 안 들어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냥 자유롭게 놔두고, 서로 어떤 사랑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 생각해보면 우리끼리 사랑 얘기를 열심히 나눠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한진영 : 사랑 노래도 괜찮긴 한데, 그런 노래는 워낙 잘 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우리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아요.
김양수 : 히트곡인 -9;골든 글러브-9; 때문에 -9;열심히 살자-9;, -9;잘 살자-9;는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건 없었나요?
정순용 : 있었어요. 4집 작업을 할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그런 노래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있었죠. 자양강장음료 CF에 -9;골든 글러브-9;가 들어간 이후, 4집에서도 새로 나온 혜성 같은 자양강장제 CF를 노려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하하~ 농담이에요.
김양수 : 앨범 작업을 하면서 행복할 때와 괴로울 때가 있다면?
한진영 : 그다지 힘든 일이 많지는 않았어요. 힘들 때는 책을 보거나,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해소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그다지 힘들진 않아요. 기쁠 때는 역시 마스터가 처음 나왔을 때죠. 혹은, 한 곡이 완성되었는데 애초에 생각한 테마보다 훨씬 더 좋게 나왔을 때예요. 저 같은 경우, 테마를 만들어서 가져가면 순용이와 정준이가 다른 식으로 해석할 때가 있거든요. 솔로인 경우는 제가 독단적으로 애초에 생각한 테마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지만, 밴드는 멤버들끼리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 다른 생각들이 어우러져서 좋은 결과로 나올 때 행복한 것 같아요.
김양수 : 처음 곡을 만들 때의 의도와 많이 달라진 곡이 있나요?
한진영 : -9;럭키 데이-9;가 그랬어요. 좀 더 깔끔하게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녹음 당시에는 왠지 모르게 에너지가 넘쳤어요. 혈기왕성하다고 해야 하나? 뭔가 폭발하고 싶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20대 후반의 응축된 에너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정순용 : 확실히 그 당시 베이스가...한진영 : 난리를 피웠죠.
박정준 : 아까 우연찮게 3집을 차에서 틀면서 왔거든요. 그런데 베이스가 계속 강하게 들려오는데 "와~ 진영이가 이때 이랬구나" 싶더라구요. 아무튼 그 때는 서로 잡고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부분도 굉장히 많았어요. 두 소절을 채우기 위해 몇 시간을 붙잡고 있기도 하고...
김양수 : 나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계속 붙들고 있더라고요.
정순용 : 그런 점에서 우리가 좀 어리숙했던 것 같아요. 그 비싼 시간을 그렇게 허비했다니...
모두 : 하하하~
김양수 : 3집의 주제를 -9;팝-9;으로 잡았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정순용 : -9;Just POP-9;이라는 우리의 지향점은 1집부터 쭉 표현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3집에서는 아예 앨범 제목을 [Just POP]으로 정해버렸죠. 그래서 곡들도 전반적으로 -9;Just POP-9;이란 말에 어울리도록 편곡을 했어요. 얼마 전에 선배 형에게 4집 [Drift]에 대한 소감을 들었는데, -9;Just POP-9;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한 견고한 앨범은 오히려 4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김양수 : 그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3집은 오히려 록적인 부분이 많지 않았나요?
정순용 : 4집에 비해 좀 러프한 면이 있죠. 4집을 만들면서 우리는 -9;Just POP-9;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한 연주와 분위기의 확신을 원했어요. 말 그대로 -9;Just POP-9;다운 모습을 우리가 스스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거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냥 좀 더 튀어봐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김양수 : 3집 앨범 제목을 [Just POP]으로 정했다길래, 당시 인디 밴드들은 아무래도 매니악한 부분이 많으니까 -9;우리는 매니악하지 않은 대중적인 밴드-9;라고 자신들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어주고 싶은 욕심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는데?
한진영 : 맞는 말이에요.
정순용 : 1, 2집을 냈을 때도 사람들에게 주로 들었던 얘기가 "너희 음악은 아주 대중적인 것 같기도 해"라는 거였어요. 들어보면 우리들이 그렇게 대중적인 음악에서 먼 케이스가 아니거든요. 성향도 그렇고요. 그런 면에서 아주 솔직한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김양수 : 마이앤트메리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앨범은 낼 가능성도 있을까요?정순용 : 저는 그런 음악을 전혀 나쁘게 보지 않아요. 저는 저스틴 팀벌레이크도 좋아하는데, 그의 음악이 점점 발전하는 걸 보면서 음악도 장르나 스타일에 따라서 나름대로 계속 성장한다는 걸 느꼈어요.
김양수 : 아까 화장실에서 정준 씨와 -9;마이앤트메리-9;가 댄스그룹이 되면 리더는 진영 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얘기했는데...
한진영 : 춤은 정준이가 더 잘 춰요.
박정준 : 처음 듣는 얘기예요. (웃음)
김양수 :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들었던 칭찬 중에 기억나는 게 있다면?
정순용 : 특히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좋아하고 동경했던 선배 뮤지션들과 우연히 만났는데, 우리 음악이 좋다는 칭찬을 들으면 너무 흐뭇하고, 잠도 안 오죠.
김양수 : 선배 말고 소녀 팬들에게 칭찬을 들으면?
정순용 : 그건 마음으로 오는 흐뭇함보다는 끓어오르는... 훈훈한 열기가 있죠. 하하~
한진영 : 순용이가 만든 곡들의 경우 멜로디 칭찬을 많이 들어요. 훅이나 치고 빠지는 부분, 라임 같은 것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게 간다는 거.
정순용 : 개인적으로 훅이 있는 노래를 좋아해요. 그리고 제가 들으면서 좋았던 음악의 요소들이 제가 만드는 음악 속에도 들어있으면 좋겠어요.
박정준 : 순용이랑 항상 하는 이야기인데 "어찌되었던 작은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꽃 피우는 뭔가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한 곡 안에서 마지막까지 보여줄 건 다 보여주는 게 좋아요. 물론 그게 좀 넘치면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럴 땐 또 서로 막아주죠.
김양수 : -9;좋은 멜로디-9;란 어떤 멜로디일까요?정순용 : 저는 정말 이따끔씩 멜로디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가 있어요. 전주에서부터 열심히 고민하며 곡을 만들어나가다가, 어느 정도 갔을 때 지금까지 따라오던 내 마음과 상관없이 "이건 너무 당연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멜로디를 만날 때가 있는데, 그렇게 나오는 멜로디가 정말 좋은 멜로디인 것 같아요.
김양수 : 악담을 듣는 경우도 있나요?
정순용 : 주로 술자리 중반 이후에 듣죠. 선배들의 경우 초반에 술이 많이 안 들어갔을 때는 우리에게서 느낀 좋은 이미지들을 쫙 앞에 깔아주잖아요. 소위 입질이 오는 거죠. 눈앞에 먹이가 있으니까 우리도 그렇게 선배의 세계로 쫙 빨려 들어가요. 그런데 다 들어갔다 싶으면 술자리 말미에 하나씩 이야기를 하시죠. 들었던 얘기 중 악담까지는 아니었고, 확실히 충고가 되었던 얘기는, 좀 더 음악에 친절함이 있어야 한다는 거, 그리고 좀 더 대중적이어도 된다는 거였어요. 또 지금까지 우리가 쓴 물감보다 물감의 채도를 좀 더 높이라는 말도 들었어요. 정말 신기한 게, 우리들도 말은 안 했지만 느끼고 있던 거였거든요. 그런 면에서 선배들의 조언은 많이 새겨듣게 돼요.
김양수 : 각 앨범마다의 만족도를 매겨본다면?
정순용 : 저는 앨범의 완성도만 봤을 때 4집 [Drift]가 최고인 것 같아요. 앨범 녹음을 끝내고 나면 주위 선배나 지인들을 불러서 모니터를 위해 들려드려요. 그리고 제가 옆에 앉아 있는데, 그 때 내 마음을 내 자신이 관찰하거든요. 그런데 그 때 내 안에 불안한 마음이 있거나, 부끄러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건 제가 뭔가 아닌 거예요. 남의 평가가 어찌되었든 내가 들려줄 때 조마조마하지 않고 온전하게 마음이 놓였던 건 4집 말고는 없었던 것 같아요.
한진영 : 취향으로 얘기하자면 저는 3집이었어요. 저는 진짜 3집이 대박이 날 줄 알았어요. "진짜 다 끝났다!"라고 생각했죠. 물론 반응이 좋긴 했지만 제 기대에는 약간 못 미쳤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박정준 : 저는 요즘 들어 1집이 좋더라고요. 물론 그때는 제가 멤버도 아니었고, 초기라서 믹싱이나 여러 부분에서 괄목할 부분은 다른 앨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없다고는 하지만 "마이앤트메리가 이런 팀이다"라는 건 확실히 1집에 있었어요. -9;원석(原石)-9;의 느낌이었어요.
김양수 : 아직도 주위에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룹 이름은 왜 -9;마이앤트메리-9;인가요?
정순용 : 이름을 좀 길게, 그리고 토속적이지 않게 짓는 게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때 지은 이름인데, -9;메리-9;는 한국으로 치자면 -9;옥이 이모-9;처럼 매우 흔한 아줌마 이름이에요. 그런 흔한 이미지. 그런 불특정 -9;메리-9;이지만, 나에겐 -9;앤트-9;인... 뭐 그런 의미예요.

김양수 : -9;마이앤트메리-9;의 음악을 음식에 빗대어본다면?
한진영 :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녹차 아이스크림?
박정준 : 서양 퓨전 요리 같기도 해요.
한진영 : 어떤 분께서 우리 셋을 음식에 빗대어 표현한 적이 있어요. 정준이가 육회였어요.
모두 : 하하하~
한진영 : 순용이는 고급 이탈리안 요리. 그리고 난 성격이 건조해서 건어물이래요.
김양수 : 그 말을 한 사람이 정순용의 팬이었나보네요.
박정준 : 그런데 정말 타악기를 하다보니까 약간 야생적인 성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김양수 : 요즘 특별히 후회하거나 반성하고 있는 게 있나요?정순용 : 요즘은 워낙 앨범을 내는 주기들이 빠르잖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도 이제는 예전보다 좀 더 부지런히 앨범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김양수 : 앨범을 내도 많이 안 팔리기 때문에 디지털 싱글로 돌아서는 뮤지션들도 많은데?
정순용 : 분명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있는데, 멋이 안 나요. 폼이 안 나는 건 하기가 싫어요. 하하~
김양수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정순용 : 2008년에는 새 앨범으로 만나겠습니다. 여러분이 새 앨범을 듣고 "아, 그래도 이런 팀이 있구나"라는 것만 느껴준다면 우리의 목표는 달성한 겁니다. 마이앤트메리의 음악적 정점이라 할 만한 좋은 연주와 멋진 스타일을 가진 앨범을 만들겠습니다.
박정준 : 우리 셋이 아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모두 같은 생각이 있을 거예요. -9;진실된 밴드-9;를 하고 싶다는 거죠. 그런 마음이 우리에게 결국 좋은 결과로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고로, 좋은 음악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들은 3집 [Just POP]에 수록된 -9;럭키 데이-9;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모두가 꿈일 뿐이라 말했던 그 -9;꿈-9;을 위해 달려올 수 있었던 건 -9;행운-9;이었다고. 그렇기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오늘의 영광을 너에게 꼭 알리고 싶다고. ...모든 것이 녹아버릴 듯 뜨거운 햇살로 가득했던 2004년의 어느 여름날, [Just POP] 앨범 발매 후 첫 공식 무대를 기억한다. 그 때, 그 놀이동산의 작고 쓸쓸한 무대에서도 웃고 땀 흘리며 힘차게 노래하던, 그 말로 설명하기 힘든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영광이 있는 게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5집 앨범 녹음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을 그룹 마이앤트메리, 그들의 앞길에 -9;이제는 말할 수 있는 기쁨-9;만이 가득하길!
장소 : 논현동 플럭서스 스튜디오
진행 : 박준흠(가슴네트워크, www.gaseu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