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모두 살면서 같은 스테이지를 거친다.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일들, 느끼는 감정들. 평생을 살아도 우리 모두가 어디로부터 났고 어디로 가는지 깨닫지 못한다. 아니, 처음부터 인간에겐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지지 않았다.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살아가지만 전체적인 삶의 형태는 똑같다. 스티브의 공연 Ad Vitam Aeternam은 인간의 삶과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멜로디를 중시하는 작곡가이다. 한 번 들어도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연주되는 그의 음악. 인간으로써 느끼는 그 당연한 감정들을 스티브만큼 완벽하게 표현하는 예술가도 없을 것이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늘 반복되는 듯한 클래식 공연들에 가슴이 아팠다. 과거에는 천재 작곡가들이 많았고 지금도 우리는 그들이 이미 수백년 전에 만들어 놓은 음악을 듣는다. 지금의 콘서트는 늘 그 정해진 범위 안에서 돌고 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티브는 어제 공연에서 말했다. 심포니 콘서트가 변해야 한다고. 발전해야 한다고. 그는 분명 이 시대의 모짜르트, 베토벤인 것이다. 아니, 그런 수식어는 붙이지 말아야겠다. 그는 그니까. 세종문화회관의 B열 45번 자리는 그의 동작과 손놀림 하나하나를 감상하기에 매우 좋은 자리였다. 또한 지휘자 (스테판 라포레스트)의 멋진 지휘도 확확 와닿았다. 디토 오케스트라는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되어 음색이 또렷하고 활기차고 맑았다. 나는 인생의 본질을 표현하는 스티브의 음악을 통해 나의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세계를 느꼈으며 인간으로써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들에 충실하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