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상의 낭만에 화려한 야경이 더해진 크루즈 여행
초호화여객선을 배경으로 한 두 연인의 사랑과 비극은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고, 그 이후로 배만 타면 영화 속 한 장면을 흉내 내는 커플을 종종 만난다. 영화 속에서 낭만여행의 대명사로 등장하는 크루즈 여행이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크루즈 전문 여행사들이 한국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고 때 맞춰 세계 최고급 크루즈선이 부산에 입항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배는 총 12척이다. 작고 날렵한 고속선이 7척, 육중한 몸집의 카페리가 5척이다. 배편으로 연결된 일본 내 지역은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쓰시마 등 4곳이다.
총 5척의 카페리 가운데 4척은 일몰 즈음에 출발하는 나이트 페리(Night Ferry)다. 선상에서 1박을 하기에 밤바다의 정취, 새벽 일출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폭풍주의보가 발령돼도 출항이 가능할 정도로 웬만한 악천후에는 영향을 받지 않아 거의 100%에 이르는 운항률을 보인다.
그중 오사카로 향하는 팬스타 써니 호는 `크루즈 페리(Cruise Ferry)'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내부에 다양한 즐길 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선상에서 보내는 시간은 총 18시간 정도. 비행기를 탔을 때보다 10배가량 긴 시간이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신선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몇 가지 팁만 알면 배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배는 단순히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일부인 셈. 여행지까지 가는 것도 여행의 일부인데, 그 과정이 흥겹지 않다면 성공적인 여행이 될 수 없다.
우선 배가 부산항에서 멀어지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부산항 전경을 즐겨보자. 항만 왼쪽으로는 신선이 놀았다는 신선대, 오른쪽으로는 태종대와 해양대가 보이고 조도를 지나면서 광안대교와 해운대의 동백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바다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는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으로 마치 진주목걸이를 길게 늘어뜨려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선내 직원 대부분이 한국인인 데다 식사도 한식, 양식, 중식 등 다양해 불편함이 없다.
# 호텔급 식사와 객실 갖춘 유람선에서의 한가로운 휴식
팬스타 써니 호에서 승객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6∼8층이다. 객실은 6층과 7층에 있는데 7층에 위치한 프레지던트 룸은 거실과 침실, 화장실이 각각 분리돼 있으며, 깨끗하고 깔끔해서 호텔의 스위트룸을 연상시킨다.
가족이 이용하기 좋은 디럭스 스위트룸은 일본의 비즈니스호텔 객실과 비슷하다. 침대 2개가 놓여 있고,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 TV, 금고, 미니 바, 소파와 탁자, 옷장, 욕조가 딸린 화장실이 있다. 만약 일행이 여럿이라면 20명 내외의 인원이 함께 묵을 수 있는 스탠더드 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안내 데스크가 있는 6층에는 대형 TV가 설치된 널찍한 로비, 사우나 및 목욕탕, 노래방,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는 면세점,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 세탁기 등이 준비돼 있다. 7층에는 대형 레스토랑, 8층에는 24시간 개장하는 편의점과 화장품,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면세점이 있다.
선내에서는 매일 오후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행사의 내용은 날마다 달라지는데, 색소폰이나 현악 연주회가 진행되기도 하고 탑승객을 대상으로 노래자랑 대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껄끄럽다면, 맥주나 음료수를 들고 갑판으로 나가 파노라마처럼 변화하는 풍경을 감상하면 여행이 즐거워진다.
# 망망대해에서 맞이하는 해돋이
대한 해협을 지나 일본이 시야에 들어오기 전까지 바다와 하늘은 구별 할 수 없는 깜깜한 세상이다.
출항한지 5시간 반. 기타큐슈에 다다르자 건물의 윤곽이 형광펜으로 칠한 듯 희미하게 드러나고, 곧이어 간몬대교가 나타난다.
부지런한 여행객이라면 새벽 5시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일출을 맞을 수 있다. 망망대해에서 맞는 해돋이는 정말 놓치기 아까운 장관이다. 날이 밝아오면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열도의 수많은 섬들은 섬나라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다.
그 무렵 배는 세계에서 제일 긴 현수교인 아카시해협대교를 지나고 오사카에 도착하면서 19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여정이 끝난다.
조선시대 통신사 이후 400여 년 동안 우리 선조가 오갔던 이 길을 호화 유람선을 타고 더듬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
[여행정보]
● 휴가철 배표 남아있으려나?
7, 8월은 여름 성수기여서 배표를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자리가 꽉 찬 날이 많은 탓인데, 상당수 좌석이 여름철 대목인 여행사들의 여행 상품용으로 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휴가일정이 잡혔다면 여행사 쪽에 연락해 배 타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낫다.
팬스타 페리 : 매일 오후 4시 부산, 오사카 출항. 02)775-6811, 051)462-5482 카멜리아호 : 매일 부산, 하카다 출항, 단 매월 셋쨋주 토요일 부산 출항과 일요일 하카다 출항은 없음. 02)775-2323, 051)466-7799 부관페리 : 매일 아침 저녁으로 부산, 시모노세키 출항. 02)738-0055, 051)464-2700
● 운항경로를 미리 알아둡시다
경치가 좋은 곳을 지날 때의 정확한 시간을 알면 선박 여행에 도움이 된다. 특히 팬스타 써니 호는 해협과 다리를 많이 거쳐 가기 때문에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편이 좋다.
오사카로 갈 때는 관문 대교의 예상 통과 시각이 오후 9시 30분, 세토 대교가 오전 5시 30분, 아카시 해협 대교가 오전 8시 30분이다. 돌아올 때는 아카시 해협 대교의 예상 통과 시각이 오후 5시 30분, 세토 대교가 오후 8시 30분, 관문 대교는 오전 4시 30분이다.
●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www.busanferry.co.kr)은 부산시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다.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거리다. 지하철 중앙동역에서는 도보로 10분 이내다.
부산 여객선터미널 1층에는 팬스타, 고려훼리, 대아고속, 부관페리 등의 티켓 발매소와 편의점, 은행, 약국, 서점이 있고 2층에는 토산품 판매장과 입국장이 위치한다.
팬스타 써니 호는 오후 4시 이전에 출발할 때가 많으므로 오후 1시 30분까지는 항구에 가야 한다. 출국수속을 마치면 면세점에서 쇼핑도 가능하다.
● 사용 통화 및 쇼핑
선내에서는 원화와 엔화가 모두 통용된다. 면세점과 선샤인 라운지에서는 엔화가, 다른 편의시설에서는 원화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면세점에서 양주를 구입할 경우, 원화를 사용하고 싶다면 그날의 환율이 적용된 원화를 지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