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마무리 투수 한기주가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기주는 지난 18일과 19일 광주 두산전에서 이틀 연속 마무리에 성공해 세이브 숫자를 21로 늘렸다. KIA의 잔여 경기가 36경기나 남은 상태라 지난해 기록(25세이브)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전신 해태를 포함한 광주 프랜차이즈 최다 세이브 기록은 1998년 임창용(현 야쿠르트)이 세운 34세이브.
진화하는 '마무리 투수' 한기주
KIA 유니폼을 입은 투수가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것은 지난해 한기주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마무리투수도 한기주가 유일하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도 한 시즌 20세이브 이상 올린 마무리 투수는 단 세 명,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올린 마무리 투수도 세 명뿐이 없다. 선동열, 임창용 그리고 한기주다.
선동열은 93년과 95년, 임창용은 97년과 98년 각각 두 차례씩 20세이브 이상을 거뒀다. 이들이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4번의 시즌에서 해태는 포스트시즌에 세 번 진출했으며, 그 가운데 두 번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성적이 나빴던 시즌은 61승을 거두며 5위로 시즌을 마감한 98년. 그러나 지난해 KIA가 거둔 승수는 51승이 전부였다. 그런 상황에서 25세이브를 거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한기주는 역대 꼴찌 팀 마무리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세이브를 거둔 투수였다.
한기주가 지닌 최고의 무기는 빠른 볼이다. 최고 구속이 156km에 이른다. 광주구장 스피드건에서는 159km가 찍히기도 했다. 실투가 된다 하더라도 이 정도의 빠른 볼을 받아넘길 수 있는 타자는 극소수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너클볼이나 팜볼 같은 변화구가 이슈를 일으키며 새롭게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러나 역시 투수 최고의 구종은 빠른 볼이다.
올 시즌 한기주의 블론은 2개에 불과하며, 평균자책점은 8개 구단 마무리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1.76이다. 특히, 7월 들어서는 13⅔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6세이브를 거두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한기주의 마무리솜씨는 갈수록 세련되고 완벽해지고 있다.
한기주의 마무리솜씨를 못 미더워하는 이들도 있다. 직구의 공 끝이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어이없이 무너질 때가 종종 눈에 띄기 때문이다. 몸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자주 지적됐다. 올 시즌 중반까지도 한기주는 이런 단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한기주는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기주의 등판 상황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7월 들어 등판한 8경기 가운데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올라온 적은 단 두 번에 불과하며, 5경기에서 1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6일 삼성전에서는 4⅓이닝을 투구하기도 했다. 최근 KIA 계투진의 힘이 떨어진 상태라 사실상 셋업맨의 역할까지 함께 해내는 것. 그러나 한기주는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해냈다.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위기상황에서 가장 자신 있게 올릴 수 있는 투수는 한기주다.
한기주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21살에 불과하다. KIA 마무리투수의 역사에 도전하는 한기주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와 시간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