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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전지가 더 오래가고 경제적일까?

소비자시대 |2008.07.28 09:51
조회 2,621 |추천 0

 

건전지 광고는 유독 ‘뻥’이 심하다. 백만스물몇개까지 팔굽혀펴기를 하던 광고는 애교에 불과하다. 요즘에는 건전지로 움직이는 장난감 자동차가 고장난 진짜 자동차를 견인해 달리기도 한다. 저마다 강하고 오래 간다고 광고하는 건전지. 경제성은 어떤지 살펴보았다.
■글/서정남

MP3 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디지털 세대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들 소형 전자제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건전지(또는 충전지)를 사용한다는 것.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건전지는 연간 3억개 정도다. 소형 전자제품의 보급 확대로 해마다 10%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건전지. 해마다 이렇게 많은 양이 사용될 정도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제품이지만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품질 정보는 부족하다.

업체마다 자사 제품이 뛰어나다며 광고하지만 얼마만큼 진실인지 소비자는 알 수 없다. 건전지는 잘못 사용하면 과열되거나 누액이 발생하고 심지어는 폭발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한국소비자원은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1차전지(충전하지 않는 전지, 이하 건전지) 중 알칼리-망간전지 및 망간건전지를 대상으로 각 제품별 용량과 경제성을 살펴보고 안전한 건전지 사용 방법 등을 제시한다.


가장 싸게 판매하는 곳은?


구입 장소ㆍ수량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조사 결과 모두 13개의 판매 브랜드가 확인됐지만 매장별로 2개 내지 6개 정도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권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유통 경로와 구입 수량 등에 따른 전지 가격 차이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산요’, ‘도시바’, ‘파나소닉 LongLasting(AAA)’ 제품은 세운상가에서 알칼리-망간전지(이하 알카전지) 2개 기준으로 6백원, 듀라셀 제품은 1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는 대형 유통 매장에서 2천3백50원(에너자이저 Advanced)에 판매되는 전지와 최고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과연 정당한 가격이 얼마인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 2개를 구입하면 1천1백원이지만 한 번에 40개를 구입하면 8천5백원(2개 기준 4백25원)까지 할인되는 경우도 있어 가격 비교는 더욱 어려웠다.

이러한 가격 차이로 인해 유사한 조건에서의 표준가격 산정을 통한 경제성 평가는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한다. 아울러 여기에서 전지 가격은 3월 중순에 조사한 것이다.

어느 제품이 좋은가?


리모컨과 카메라, 어울리는 건전지 따로 있다

용량으로 대표되는 전지의 성능은 얼마나 많은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가를 나타낸다. 병에 담긴 음료수는 따르는 방법(속도 등)이 바뀌어도 마실 수 있는 양은 동일하지만 전지는 전기를 사용하는 방법(방전 조건)이 달라지면 사용 가능한 용량도 달라진다. 전기 사용량이 적은 경우(리모컨, 라디오 등)에 사용 가능한 용량에 비해 카메라 플래시처럼 한꺼번에 많은 전기를 사용하면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큰 폭으로 줄어드는데 심한 경우 절반 이하가 되기도 한다.

실제 전지를 사용하는 환경은 많은 차이가 있고, 이에 따른 체감 용량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본 조사에서는 가급적 다양한 방전 조건을 고려한 용량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 결과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지 소모가 작으며 전지 용량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는 방전 조건(저율 방전)과 전지 소모가 큰 방전 조건(중율 및 고율 방전)에서의 용량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에너자이저, 성능은 우수했지만 경제성은 별로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 훨씬 비싸다면 전지 자체의 성능이 좋다 해도 경제성은 떨어진다. 제품을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가격을 고려한 경제성 평가 결과를 함께 표시했다.

전지 자체에 대한 평가에서는 여러 방전 조건에서 고르게 우수한 특성을 보인 ‘에너자이저 Advanced’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제품은 평균 판매 가격(AA 크기, 2개 기준)이 2천3백50원으로 전문상가에서 6백원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산요, 도시바, 파나소닉 LongLasting(AAA)) 또는 대형 유통매장의 PB 상품(1천2백원)에 비해 경제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기 소비가 적은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저율 방전)의 용량은 제품 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디지털카메라 또는 카메라 플래시처럼 일시에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고율 방전) ‘에너자이저 Advanced’ 및 ‘산요(AA)'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그러나 ‘산요(AA)' 제품의 경우 고율 방전에서는 ‘에너자이저 Advanced’ 제품과 함께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작동 완구 등에 사용하는 정도의 중율 방전에서는 고율ㆍ저율 방전에 비해 유독 낮은 평가를 받았다. AAA 전지의 경우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AA 전지와 유사한 방전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전지 VS 망간건전지


망간건전지가 가격 싸지만 성능도 낮아


망간건전지는 가격이 싼 반면 용량 자체가 작은데다 한꺼번에 큰 전류를 필요로 하는 기기(디지털카메라, 카메라 플래시 등)에는 적당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유사한 고율 방전 조건에서의 특성을 시험해 본 결과 100회 이상 촬영이 가능했던 알카전지에 비해 망간건전지는 대상 제품 모두 9회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율 방전 조건에서도 평균적인 성능은 알카전지의 28~36%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훨씬 저렴해 경제성은 알카전지와 유사하지만 같은 기기에 사용할 경우를 가정하면 망간건전지의 폐건전지 배출량은 알카전지의 2배 이상이 되므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알카전지 사용이 유리하다.

현재 대형 유통매장의 경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망간전지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망간건전지는 외형상 알카전지와 쉽게 구분되지 않아 싼 가격 때문에 의도하지 않고 망간건전지를 구입할 수도 있으므로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알카전지는 LR03(AAA), LR6(AA) 망간건전지는 R03(AAA), R6(AA)로 포장이나 제품에 표시한다.

제품 표시 문제없나?


반 이상 방전된 제품도 판매 가능, 현행 기준 문제 있어


건전지는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연 방전에 의한 성능 저하가 발생하므로 최근에 제조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건전지는 일반적인 공산품과는 달리 전지에는 제조일자가 아닌 사용 권장 기한을 표시하고 있다.

망간건전지의 사용 권장기한은 통상 2~3년으로 비슷한 반면 알카전지는 업체별로 3년에서 7년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체의 기술 수준에 따른 전지 자체의 품질 수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정도가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합리한 현행 기한 표시 기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현행 기준은 “지속시간 특성값의 80% 이상을 만족할 수 있는 기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전지 사용시간을 의미하는‘지속시간 특성값’은 오래 전에 설정된 것이어서 지금은 비현실적인 값으로 판단된다. 실제 제품별 용량 시험 결과를 현행 기준의 ‘특성값’에 대입시켜 본 결과 초기 용량의 25% ~ 67%까지 방전된 경우에도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제조된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방전에 의해 용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전지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현행 기준에는 적합하므로 소비자는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의 ‘자율 안전 확인 안전기준’ 및 KS 기준에서의 사용 권장 기한을 ‘제품 초기 용량의 80% 이상을 만족할 수 있는 기한’으로 개정해 줄 것을 관계 기관에 요청했다.

더 좋아졌다고? 방전 조건 따라 결과도 달라지는데?


(주)벡셀, 파나소닉코리아(주) 등 일부 업체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향상됐다는 근거로 고율에서의 연속 방전 시험 결과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방전 조건에 따라 2배 이상의 용량 차이를 보일 수 있는 특정한 조건에서의 시험 결과를 이용한 광고는 합리적이지 않다.

특히 광고에서와 같이 연속해서 고율로 방전시키는 경우에 적용될 만한 기기는 현실적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또한 광고에서와 같이 쉬지 않고 계속해서 방전시키는 경우(연속 방전) 및 방전과 휴지를 반복하는 경우(단속 방전)에 대해 각각 시험한 결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어느 한 조건을 기준으로 한 광고는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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