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 10여년간 인적자원관리 분야는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일부는 이런 발전이 오늘날의 사업환경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다가올 미래의 도전적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경영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딜로이트의 조사에서 경영진들의 25%만이 HR가 사업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통한 사업성과 창출에 중요하게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만이 HR 이슈가 기업경영의 전략적 어젠다로 다뤄진다고 했다. HR에 대해 경영자들의 불만족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전략적 HR 이니셔티브가 주로 구성원을 중심으로 한 채용, 이동, 평가, 보상, 교육훈련 등 조직 내부 노동시장 이슈 해결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설문에 응답했던 경영자의 70%가 ‘HR혁신=효율성 향상’ 즉 내부효율화로 인식하고 있다. HR의 효율성 측면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경영자가 원하는 HR의 전략적 기능은 현재 사업은 물론 미래 사업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의 확보인 것이다. 최근 한국 기업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이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영환경 따라 HR 전략도 달라진다
‘치열한 경쟁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객만족을 위한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 ‘추진되고 있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의도한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신시장 진출, 글로벌화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가’ ‘사업라인별로 전문가가 육성 및 확보되고 있는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글로벌 노동력 부족 현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새로운 가치관을 지닌 Y세대 인력을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가’ ‘여성 관리자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의 기업에 2~3개 이상은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이슈일 것이다. 그렇다면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일례로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외 기업들에 대한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M&A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국내 시장을 벗어나 국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국외 기업에 대한 M&A가 크게 늘어났다.
거래규모가 크다는 점도 큰 특징 중 하나다. 업종도 제조에서 금융업으로 확대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M&A 중 50% 이상이 주주가치의 파괴, 즉 실패한 M&A로 나타났다. 초기 타깃 기업 선정이 잘못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PMI(Post Merger Integration·합병후통합) 과정에서 핵심적인 HR 이슈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A 과정에서 이런 리스크 요인들에 대한 HR 측면의 이슈 해결 역량이 부족하면 실패할 확률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예로 글로벌 노동인력 수급 전망을 살펴보면 HR는 현재와는 다른 새로운 인력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노동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핵심인재는 차치하고 절대 노동인력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회사의 인력구조는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향후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요약하면 조직구성원의 인사제도 이외에 비즈니스 이슈의 해결과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즉 기업이 당면한 대내외 시장환경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HR의 전략적 기능이 중요하다. 이렇게 한다면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경영진 회의에는 항상 HR 어젠다가 토의 주제로 다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현장사례
씨티그룹, 다양성 경영으로 인재 묶어

다양성 관리는 당초 인종, 성별 등 차별로 인한 소송과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이러한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차원을 넘어 고객의 다양성, 구성원의 다양성, 공급자의 다양성, 현지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한 다양성 경영 차원으로 발전돼 왔다.
2005년 다양성 연차보고서에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그리고 트랜스젠더 고객이 별도로 구분돼 있다. 구성원의 다양성 측면에서 특징적인 면은 2005년부터는 미래 여성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및 미래에 요구되는 여성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구축, 여성 역할 모델 설정, 지역별 여성위원회를 통한 네트워킹 및 우수사례 공유 등 여성인력의 역량 확보를 위한 ‘글로벌 우먼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성장 지역인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에 여성위원회의 새로운 활동이 활발하게 시작됐다. 현재 임원의 16%, 관리자의 22%, 핵심인재의 22%, 전체 직원의 53%가 여성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씨티그룹에서 구성원 다양성의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가 여성인력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임원의 약 4%, 관리자의 11%, 직원의 32%가 여성인력이다. 미래 노동인력 수급을 고려한다면 인재 수혈의 중요한 원천으로 여성인력을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입사 후 임원까지 승진하는 데 약 20년이 걸린다.
지금 시작해도 결코 빠르지 않다.
J&J는 설립 이후 주요한 성장전략으로 유사업종의 회사들을 꾸준히 인수하면서 신기술 확보, 신시장 진출 및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창출해 왔다. 따라서 M&A의 성공은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이슈다.
J&J, M&A 성공을 위해 플레이북 활용
J&J는 과거 M&A 사례 분석 결과 M&A의 실패는 통합 시 접근방법 및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실수로 발생한다는 점을 배웠다. 이런 실수는 합병 과정에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슈들로 사전에 정의하고 관리하면 통제될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다. 따라서 통합 시 적기에 효율적인 합병 이슈를 관리함으로써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객, 종업원 그리고 기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개발하게 됐고, 그것이 바로 M&A 플레이북(Play Book)이다. 쉬운 말로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M&A 성공의 가장 큰 변수로 분석된 PMI 단계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M&A 플레이북은 J&J가 M&A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교훈들이 단계별로 반영돼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다음 M&A의 성공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지침서로 활용되게 된다.
J&J의 M&A 플레이북은 M&A시장에 중요하고 성공여부가 결정되는 D-day 1 이후의 PMI 단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PMI 단계별로 5개의 체크포인트를 확인하도록 돼 있으며 80여개의 구체적인 세부 활동이 정의돼 있다.
세부 활동별로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어떠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떠한 산출물을 작성해야 하는지 제시돼 있다.
[김병전 딜로이트컨설팅 휴먼캐피털그룹 파트너]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65호(08.07.2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