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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노출 [내게 딱 맞는 브래지어

The Skin |2008.08.05 11:12
조회 543 |추천 2
브래지어 끈이 드러날지언정 여름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무덥다. 몇 발짝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후드득 떨어진다. 오늘따라 시스루 블라우스를 선택한 나에게 무언의 욕바가지를 퍼붓는다. 집을 나서기 전, 행여 비칠까봐 브래지어 위에 슬리브리스 톱까지 레이어링하고, 그 위에 상의를 입는 오류를 범했다. 조금 있으니 밑에서도 후텁지근한 기운이 밀려온다. 역시 집을 나서기 전, 화이트 스커트 위로 핑크 팬티가 야릇하게 비쳐 보이기에 그 위에 두터운 거들을 덧입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내내, 찌는 듯한 더위보다는 행여 비칠까 하는 노파심 때문에 신경이 더욱 곤두섰다. 그리고 내 딴에는 치밀하게 꽁꽁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지하철에 오르는 순간 어느 아주머니의 충고로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학생, 브래지어 끈이 보이네.” 젠장, 오늘도 실패구나.
이 얘기가 언제 적 사건이었던가? 생각해보니 어떤 특정 날이 아닌, 내가 대학생 때 종종 겪었던 해프닝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속옷이 노출되면 큰일이라도 난 듯 주변인들이 달려들거나(특히 지하철에서 만나는 아주머니들) 음흉한 눈초리를 보냈다(특히 지하철에서 만나는 아저씨들). 요즘에는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관대해진 느낌이지만, 여전히 속옷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여성들이 꽤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벗어도 벗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 이 막돼먹은 날씨에 앞서 말한 나의 경험담처럼 미련하게 껴입을 수만은 없지 않을까? 일단 보수적인 여성들은 타인의 시선을 조금 더 무시할 필요가 있고, 오히려 요즘 추세라면 프로페셔널한 솜씨를 발휘한 속옷 노출은 어엿한 스타일이 될 수도 있다는 희소식을 경청하길 바란다.
그럼, 어떠한 방법으로 속옷을 선택하고 입어야 여름에도 당당해질 수 있는 걸까? 우선, 웬만하면 블랙 란제리 한 벌 정도는 장만할 것을 권한다. 단, 요란한 장식들이 달린 아이템이 아닌, 매우 심플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어야 효과적이다. 블랙 스트랩은 어떤 슬리브리스 톱 위로 삐져나와도 느낌이 괜찮고, 시스루 안에 입으면 이제는 민망하기보다 섹시해 보인다는 매력이 있다. 예전에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 나는 블랙 브래지어가 은은하게 비치는 시스루 톱에 군용 점퍼를 걸친 어느 지인의 멋스러운 모습을 보고 무한 감동을 받아 한동안 따라 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노출이 좀 되는 날은 스트랩이 예쁜 단색으로 이루어진 스포티한 디자인의 란제리를 선택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망사와 코튼 소재를 즐겨 쓰는 아메리칸 어패럴의 ‘깔별’ 언더웨어를 강추한다. 단, 이들 스포츠 브라는 편안하고 간편하기는 하지만 그 소재가 엷어 자칫 B.P가 드러나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좀 거추장스럽긴 하지만 B.P만 가려주는 패치나 밴드를 활용할 수밖에 길이 없다. 또한, 와이어가 부착된 브래지어는 너무 엷은 소재의 상의를 입었을 경우 그 형태가 여실히 드러나 보여 치명적이며, 여성 생리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하니(얼마 전 TV에서 구성애 여사가 알려주었다) 될 수 있으면 삼가도록 한다. 그렇다면 노출 수위가 꽤 높은 날은? 등이 깊게 파인 의상에는 뒤가 X자로 이루어진 디자인의 브래지어가 적합하고, 어깨를 완벽하게 드러내는 오프 숄더나 튜브 톱은 상식적으로도 끈이 없는 속옷이 베스트일 것 같긴 하다. 하지만 특히 가슴 사이즈가 작을수록 잘 흘러내린다는 골치 아픈 문제를 달고 다니는데, 한때는 기적의 란제리라며 무섭게 유행했던 누브라 역시 장시간 착용하면 거침없이 밀리고, 실리콘이라 피부에도 좋지 않다는 사실까지 입증되면서 멀리하고 있는 듯하다.   해결책은 나에게 딱 맞는 사이즈의 끈 없는 브래지어를 찾거나, 혹은 과감하게 속옷을 벗어 던지는 방법 둘 중 하나다. 단, 아무리 그 과정이 어려워도 한때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투명 스트랩의 도움은 받지 말자.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촌스럽고 스타일도 뒤처져 보이니까. 이 밖에도, 하의의 경우에는 비교적 간단하고 용이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겠다. 우선 톱의 기장이 짧거나 팬츠가 로 웨이스트일 때 빈번히 일어나는 팬티 노출 사건. 이때는 허리 라인에 멋스러운 패턴이나 디테일이 가미된 언더웨어를 선택하는데, 심지어 ‘Calvin Klein’ 같은 로고 프린트를 들이댄다 해도 덜 민망할 것이다. 엷은 화이트 팬츠에 컬러 팬티가 비칠 상황이 염려된다면 과감하게 T-팬티를 착용해본다. 매일 입으면 불편하겠지만, 나의 경험상, 특별한 날 정도는 견딜 만하고 생각보다 어색하고 꽉 끼는 느낌도 덜하다. 특히 계단을 올라갈 때 너무 짧은 스커트 때문에 속옷이 보일까봐 걱정된다며 자문을 구하는 여성들도 많다. 그럼 입지 말라고 말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한데, 지긋한 나이로 귀여운 블루머를 착용할 수 없다면, 노출되었을 때 최대한 쪽팔리지 않게 가장 예쁜 속옷을 입고 나오라는 어드바이스 정도는 어떠실지.     한층 더 얇고 투명해진 여름 옷을 입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쪽같이 티 안 나는 브래지어. 입었을 때의 편안한 피팅감, 자연스러운 보정력, 겉옷을 입었을 때 티 나는 정도까지 꼼꼼하게 따져본 브래지어 품평회.

            확실하게 시선을 잡는 브래지어 여자들을 유혹한다.    



출처: 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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