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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정희찬 |2008.08.08 07:23
조회 105 |추천 0

 

와사등


        -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홀로 어델 가랴는 슬픈 신호냐


긴― 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니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랴는 슬픈 신호(信號)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18C 영국에서 비롯된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기계문명의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인류의 삶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행복하다고 단어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인간의 존엄성은 기계보다 못한 존재로 추락하여, 인간 소외와 고독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을 포함한 예술인들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의 반응을 표현한다. 예술인들이 표현한 작품을 통해 우리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함정에 빠진 세계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08년 8월 8일

                                        정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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