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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솎아보기]정연주 해임건의안, 환호하는 조중동

이강율 |2008.08.09 14:50
조회 81 |추천 0

한겨레·경향만 "탈법 쿠데타"비판

 

8일 밤(현지시간) 2008베이징올림픽의 개막을 알리는 성화가 불을 밝혔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을 기치로 내걸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은 17일 동안 열전에 돌입하게 됐다. 남북 공동 입장이 무산됨에 따라 이날 한국은 176번째로 입장했고, 북한은 180번째로 들어왔다.

같은 날 그루지야와 러시아는 사실상 전쟁에 돌입했다.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친러시아 성향의 남오세티아 자치공화국에 그루지야가 지상군과 전투기를 동원한 공격에 나섰고, 러시아가 이에 그루지야를 공습한 까닭이다. 외신들은 그루지야 군의 이번 공격으로 남오세티아에서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KBS 이사회가 8일 낮 감사원의 해임요구에 따른 정연주 KBS 사장 해임제청안을 전격 의결했다. 이날 임시이사회에는 전체 이사 11명 중 10명(이춘발 이사 불참)이 참석했으며, 제청안은 친여당 성향인 유재천(이사장), 이춘호, 권혁부, 박만, 강성철, 방석호 등 6명의 이사가 표결에 참여,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야당 성향인 4명의 이사(남인순, 이기욱, 이지영, 박동영)는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회의 중간에 퇴장했다. 공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사회는 해임사유로 △부실한 경영으로 경영수지의 적자 구조화 △인사관리의 난맥상과 자의적 인사권 행사 △탄핵방송 등 편향방송으로 방송의 공정성 훼손 △축구중계 방송사고에 대한 지휘책임을 묻지 않는 관리부재 등을 들었다. 정 사장은 같은 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해임제청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안팎에서는 KBS 사원들과 경찰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KBS 본관에 경찰이 투입된 것은 1990년 4월 방송민주화 투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찰 투입은 KBS 이사회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KBS 사원들의 반발을 크게 샀다.

 

다음은 9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신문들은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면서 주장한 내용에 무게를 실으며, 정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8면에서 이사회가 밝힌 정 사장의 경영 실패 사례를 10개 항목으로 나눠 조목조목 소개했다.

 

 

▲ 8월9일자 동아일보 8면

 

조선일보는 사설 를 통해 “KBS가 5년 4개월 동안 지속돼온 '정연주 방송'의 틀을 벗고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기회를 맞았다”고 환영했다.

조선일보가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은 정연주 사장 임기 동안 KBS가 이른바 ‘좌편향적’ 방송을 내보냈다고 믿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5면 기사에서 “2003년 4월부터 5년4개월여 동안 KBS 경영을 맡아 '편파 코드 방송'을 주도해 온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리드를 싣고, “정 사장이 '탄핵방송'과 두 차례에 걸친 송두율 특집 다큐멘터리 방송, 두 달이 넘는 광우병 촛불시위 보도 등으로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밝힌 KBS 이사회의 주장을 인용했다.

 

 

▲ 8월9일자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이사 4명이 퇴장한 것을 두고, “‘친정연주’ 측으로 분류되는 일부 이사들은 회의 도중 이사회 안건에 반대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자리를 떴다”고 표현했고, KBS 사원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KBS PD협회 소속 직원 등 80여 명은 청원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이사회가 열린 본관 3층 제1회의실 앞까지 진입해 아수라장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 한 명이 실신, 병원으로 옮겨졌다”고만 전했다.

중앙일보도 6면 기사에서 KBS 이사회의 주장을 전달하며 "이사회가 8일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의결함에 따라 정 사장의 거취 문제는 사실상 대통령의 해임 절차만을 남겨놓게 됐다"고 보도했다.

 

 

▲ 8월9일자 중앙일보 6면

 

사설 에서는 “사태를 이런 식으로까지 오게 만든 것은 정 사장의 몰염치 때문”이라며, “더 이상의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고 이사회 결정을 수용해 당장 퇴진해야 마땅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정연주 사장에 대한 KBS 이사회의 해임안 가결과 관련해, 동아일보에는 사설 대신 칼럼이 실렸다. 이날 전진우 대기자는 란 칼럼에서 “좀 더 일찍 ‘정연주 문제’가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와 직결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 며 “그 점에서 이 정권은 여전히 조급하고 서툴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 기자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 정부의 언론장악을 위한 의도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은 한겨레와 경향신문이다. 두 신문은 정연주 사장 소식을 9일자 1면 머리기사로 다루는 한편, 각기 2~3개 면을 털어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다뤘다.

경향신문은 이날 1면 머리기사 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에 따라 KBS 이사회가 결국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을 결정했다”고 보도하고 사설 에서는 “이 정권의 정 사장 밀어내기 시나리오에는 애초부터 법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8월9일자 경향신문 1면

 

한겨레도 이날 사설에서 감사원의 해임 요구, 이사회의 제청, 대통령의 결정 등 마치 절차를 밟는 듯한 행동 하나하나가 실제론 법적 근거도 없이 마구 벌어지고 있다며 “KBS 이사회의 해임 제청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 8월9일자 한겨레 사설

 

두 신문은 각기 3면과 4에서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 의결을 주도한 KBS 이사 6명은 이명박 정부과 직·간접적으로 깊은 유대를 맺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8월9일자 경향신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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