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윌리엄 스타이런
-
나는 자기 살해자인 동시에 희생자였으며, 고독한 배우인 동시에
외로운 관객이었다.
-
그때만 해도 나는 비교적 관심 없이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 무심함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무관심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 질병의 본질을
포착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강력히 시사하기 때문이다.
카뮈와 로맹 가리, 그리고 진,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는 했어도
그들의 우울증은 나에게는 추상적이고 낯설게 다가왔다.
정신이 음흉하게 용해되어갈 때 느껴지는 고통,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극심한 고통의 진정한 본질을 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나 파리에서의 그날 밤. 나의 정신 역시
녹아내리고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