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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솎아보기] "광복절" 둘로 쪼갠 "건국절" 전시행정

이강율 |2008.08.16 15:46
조회 146 |추천 3

야당, 김구 묘소 참배가 못마땅한 중앙·국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뉴라이트 집단이 제기한 ‘건국절’ 논란이 결국 ‘광복절’을 둘로 쪼개 놨다. 경향신문은 “60년 전 ‘김구와 이승만의 시대’로 돌아간 하루였다”고 평가했다.(경향신문 1면)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은 어제(15일) 경북궁 광장에서 열린 ‘건국 60년 경축식’에 참석한 반면,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민주당의 강기갑 문국현 정세균 대표는 같은 시간에 서울 효창공원 백범 김구의 묘소를 참배했다.

시민사회계도 마찬가지였다. 국민행동본부·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승만 건국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주제로 ‘건국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고,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광복 63주년 기념 8·15 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광복 63주년 기념 8·15 민족통일대회’를 열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이 ‘쪼개진 8·15’를 우려한 반면, 동아·중앙일보는 야 3당의 행동을 비판했다. 다음은 광복절 다음날인 16일자 조간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 8월16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 에서 “63주년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년인 15일 한국 사회는 둘로 갈라졌다. 정치권도 시민사회도 양분돼 서로 다른 장소, 다른 목소리로 그들만의 ‘8·15’를 맞았다”며 “광복절에 대해 ‘건국’이라는 이념적 논리를 앞세운 신보수(뉴라이트)와 이에 부응한 이명박 정부의 편가르기식 국정운영이 빚어낸 분열”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비슷한 시각을 전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에서 “2005년부터 남북한 당국이 함께 참여하던 ‘8·15 민족통일대축전’도 올해는 무산됐다. 남북 양측 어느 누구도 공동행사를 제안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없었다”는 사실까지 전하며 “이례적으로 행사가 정부와 민간, 두 쪽으로 나뉘어 치러진 것은 국민적 합의 과정 없이 ‘건국 60년’ 행사를 강행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 8월16일자 한겨레 3면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건국 60년’을 강조한 것은” “임기 초반 6개월의 수세 국면을 벗어나, ‘건국 60년’을 계기로 지지세력(보수성향의 지지층)을 묶어세워 공세로 전환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을 ‘성공의 역사, 발전의 역사, 기적의 역사’로 평가하고, 5대 키워드로 △사회의 신뢰 향상과 확고한 법치 △저탄소 녹색 성장 △삶의 질 선진화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 △유라시아·태평양 시대를 내놓았다.

두 신문은 이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3면 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대해 “실정의 뿌리인 이 대통령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없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과 정책 기조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장밋빛’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에서도 “경축사에 비친 이 대통령의 ‘나홀로 선언’은 ‘광복절 63주년 및 건국 60주년’이라는 광복절 인식과 맞닿아 위험해 보인다”면서 “결론적으로 8·15 경축사는 기존 틀에 입각한 국정운영의 강경 드라이브 예고”라고 지적했다.

한겨레의 어조는 보다 강경하다. 한겨레는 사설 에서 “이 대통령은 쓸데없는 ‘건국절’ 논란으로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성과만 애써 강조했다. 경축일 명칭을 임의로 바꾼다는 부담 때문에 이름만 ‘광복 63년 및 건국 60년’ 행사라 불렀을 뿐 사실상 ‘건국절’ 행사였던 셈이다. 1948년 8월15일 이승만 정부 수립의 의의를 축소할 이유는 없다. 아쉬움이 큰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었지만, 지난 60년 동안 이룬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광복과 분단의 의미를 외면한 채 이승만 정부 수립을 ‘국가 탄생’으로까지 격상시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건 적절치 않다. 여기엔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보수 국가, 우익 국가’로 규정하려는 과도한 이념적 집착이 깔려 있다.… "

국민일보는 야 3당을 나무라고 나섰다. 국민일보는 사설 에서 “광복절이냐, 건국절이냐 하는 문제는 이름과 명분을 중시하는 정치 전통과 결부돼 정쟁소지가 있다”면서도 "싸우다가도 중단하고 한뜻으로 뭉쳐야 할 날"에 “광복절이 당장 건국절로 바뀌는 것도 아닌데 참석을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에서 이들의 “불참 이유가 옹색하다”고 했고, 동아일보도 사설 에서 “명색이 제1야당이요, ‘50년 역사의 정통 야당’임을 자부하는 민주당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말을 빌미로 8·15 경축식 참석을 거부한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고 싶어도 명분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8월16일자 서울신문 6면

 

한편 정부가 건국 60주년 행사를 위해 14∼16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 교통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신문 6면 기사에 따르면 경찰은 14일 오후 1시부터 15일 오후 3시까지 이틀간 광화문 네거리에서 세종로 네거리 구간 교통을 통제했고, 1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세종로 로터리에서 서울시청 앞 광장 구간을 추가로 막았다. 원효대교 양방향과 마포대교 남단에서 여의상류IC, 올림픽대로·노들길에서 63빌딩 진입로는 16일 새벽 3시까지 통제됐다.

서울신문은 동작구 신대방동에 사는 최아무개씨의 말을 인용해 “불과 2시간 남짓인 정부 행사 때문에 이틀 동안 시내 한복판을 막는 것은 지나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교통통제 사전예고제’를 시행했지만, 현장에서는 우회도로가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았고,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으며, 버스노선 조정이나 지하철 증편 등의 조치도 없었다. 시민들은 “왜 여기 왔냐. 신분증 제시하라”는 경찰의 무뚝뚝한 ‘안내’와 ‘검문’을 받아야 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 8월16일자 서울신문 6면

 

서울신문은 같은 면에서 ‘8·15 100차 촛불문화제’가 열린 15일, 경찰이 촛불집회에 처음으로 사복 체포조를 투입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최측 추산 1만 2000여명(경찰 추산 3700여명)의 시민들이 저녁 7시30분쯤 명동 한국은행 앞으로 집결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뿐만 아니라 광복절을 맞아 ‘6·15공동선언 실천’, ‘민족자주 실현’,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집회 시작 40분 만인 오후 8시10분부터 파란 색소가 섞인 물대포를 쏘면서 진압을 시작했고, 이어 곧바로 등산복이나 반바지에 티셔츠 등 사복을 입은 ‘경찰관 기동대’가 투입돼 도로를 점거한 시민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도 위나 골목에 있는 시민들도 파란 색소가 묻은 이들을 골라내 연행했다.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을 불법시위로 규정하고 도심 곳곳에 217개 중대 2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으며, 이날 시위대 150여 명을 연행했다.

 

 

▲ 8월16일자 국민일보 2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논란에 대해 "국민과 정부가 덕을 본 것을 두고 배임이라 하는 건 참 해괴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감사원이 나서서 언론의 군기를 잡는 시대쯤 되면 그것은 퇴보"라며 "국민들이 눈감고 있으면 계속 뒤로 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와 한국일보가 각각 2면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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