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이한 그녀 김민경, 추억을 제안하다
삼겹살이 그렇게도 먹고 싶다고 같이 먹자고 연락한 지가 어언 4일이 지나고,
드디어 민경이와 삼겹살을 먹게 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그녀 학교에서 직접 삼겹살을 구워먹자고 제안해왔다.
내 속마음은 그냥 귀찮은데 정문가서 사먹자고 귀찮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결국 내가 한걸음 물러나 그렇게 하길 약속했다. 물론 준비는 착한 민경이한테 맡긴채로..ㅎㅎㅎㅎ
# 뜨거운 옥상에서 이할이 그늘을 만나다.
농업생명과학대학에 도착했을 쯤에는 한없이 내리쬐는 햇살로 무더운 12시 쯤, 과사에서 근로하는 민경이에게 전화를 하려는 순간 핸드폰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인식해버렸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서 이곳저곳 헤매다가 드디어, 과사를 발견했고 민경이와 마주쳤다.
우리둘은 냄비와 버너, 그리고 고기와 양파등 이것저것을 가지고 2층 옥상으로 걸어갔다. 옥상에 도착한 순간 숨막히는 더위에 사로잡혔다. 헐, 어째야 하나;; 지금도 땀에 쩔은 똥개마냥 그런 몰골로 있는데, 이런 더위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을까? ㅠ_ㅠ
옆강의실에서 구워먹을까 온갖 장소를 구색하다가 옥상에서 이할이 그늘을 만났다.
진짜 우리 둘과 버나만 들어갈 정도의 구석탱이의 그늘, 너무 기쁜 마음에 얼른 준비를 마치고, 버너에 불을 켰다.
# 우걱진 쇠냄비에 고기를 굽다.
우리가 가져온 고기구울 장소는, 그릴도, 프라이팬도 아닌 우걱진 쇠냄비. 과연 냄비에 고기를 구울 수 있을까. 기름도 빠지지 않는데 과연 타지 않고 잘 구울 수 있을까. 한숨을 푹푹 쉴때, 당당한 민경 냄비에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민경이가 사온 고기는 국산 삼겹살과 흑돼지 목살, 합해서 500g. 가게에서 파는 500g보다 훨씬 양이 많아 보였다.
민경 왈 "고깃집에 그램수를 속여서 팔아서 그런기라.;;" 민경이가 학장실에서 음료수 2개를 빼올 동안에 나는 고기를 굽고 굽고 또 구웠다. 그리고 깻잎에 쌈무, 고기, 짱아찌, 양파, 된장을 담아 싸서 먹었다.
너무 Good!!!! 진짜 맛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름이 점점 많아져서 계속 민경과 내 살갖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민경이 생각한 방법! 내가 가지고 있던 신문지를 펼쳐서 가운데 구멍을 뚫고 젓가락을 통과시킨 후, 손을 감아 고기를 굽는 방법~ 하여간 명석한 두뇌라니깐ㅋㅋㅋ
# 내 생애의 한조각의 축억을 남기다.
민경이가 이 일을 계획했을 때 참, 그냥 사먹지 귀찮은 짓 한다고, 막 비난했는데
어느덧 나는 이 행동에 심취해 있었다. 바람보는 옥상에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투박한 냄비에 굽는 고기맛.
아마도 내가 먹어본 고기 중 가장 맛있는 고기가 아니였을까.
민경이 말대로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이야깃 거리가 하나더 추가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