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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가다.

허은진 |2008.08.21 19:08
조회 73 |추천 0

20살 여름. 친한동생 철수랑 백록담에 오른 후에 힘들어서 다시 가지 않겠다고 했던 그 곳에

방학이 끝나가는 강지훈, 한동수, 김성헌씨와 벼르고 벼르다 3년만에 다시 찾았다. 

늦게가면 백록담까지 갈 수가 없어서 새벽 6시반 무거운 아침잠을 쫓으며 일어나 한라산을 찾았다.

코스는 제일 긴 코스인 성판악코스. 왕복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짧은 코스들은 자연휴식년제로 백록담까지 갈 수가 없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후 입구에 있는 안내판이 바꼈다.

더 좋은건 공짜! 이젠 입장료를 받지 않는단다. 단, 자동차를 가져가면 주차료는 지불~ 

 

초반코스는 길 정비가 잘 돼있어서 큰 무리 없이 걸어갈 수 있다... 초반엔...  

 

중간중간 보이는 안내판. 이 안내판이 보이길 손 꼽아 기다린다. 너무너무너무 힘들었거덩... 

 

한시간 쯤 걷다 다들 지쳐서 사진도 찍고 쉴겸 잠깐 쉬어가기로 했다. 강지훈, 김성헌, 나. 

 

성판악코스는 멋있는 절벽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코스는 아니다. 

그냥 풀냄새, 흙냄새를 맡으며 걸어갈 수 있는 무난한 등산코스. 

 

표지판에 보이는 것처럼 오후 1시까지는 중간경유지(?)인 진달래밭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전상의 이유로 백록담까지 올라 갈 수가 없다.

 

계속 올라가다보면 약수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물을 얼려갔는데 많이 녹질 않아서 약수를 마셨다. 근데 물이 녹아 있었다하더라도 산에 왔으니 약수한잔은 쎈쓰!  

 

국립공원이자 세계자연유산이기 때문에 흡연은 당연히 금지다.

어떤 아저씨가 "담밸 피고 싶은데 한라산 오는 사람들은 담배를 안피네요?"하고 물어서

혼자 착한 척 하며 "세계자연유산이잖아요. 담배 피시면 안돼요." 이랬다...

 

가파른 돌계단을 걷고 또 걸었다. 계단이 9839476547584932756923개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중간경유지(?) 진달래 밭 도착! 진달래가 피는 시기가 아니라서 멋진 절경은 볼 수가 없었지만

대피소겸 매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물을 많이 마셔서 화장실도 들리고...

 

우리의 히어로 김성헌씨는 &#-9;금연 취사 금지&#-9;라고 쓰여있는 안내판을 보고 또 꼬투리를 잡았다. ㅎㅎ

"야 금연금지레. 담배 피고 와"

휴...

 

의외로 매점가격은 괜찮았다. 사발면은 2000원, 생수는 500원, 커피 500원 등등.

내 생각엔 거기까지 재료들 옮겨와서 제공하는 것 치고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가지 팁! 먹고 올라갈 것인지 내려오면서 먹을 건지 잘 판단해야한다.

위에 보이듯이 쓰레기는 본인이 가지고 가야하기 때문에 먹고 올라간다면 쓰레기를 짊어지고 백록담까지 올라가야 한다. 버리는 건 성판악 입구까지 내려와야하고... 하지만 대부분 게의치 않고 먹고 올라간다. 배고파서...

금강산도 식후경! 한라산도 당근빠다쓰리쿠션!

 

매점에서 산 컵라면과 출발하기 전 부지런히 구입한 김밥, 그리고 지훈이 어머니가 챙겨주신 열무김치, 멸치, 밥.

역시 우린 먹는 것 하나는 어디 뒤지지 않고 잘 챙겨먹는다... 

 

또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한다.........................................

 

계속 오르다보면 나무숲이 사라지고 하늘이 보이는 등산코스가 나온다.

그러면 이제 거의 다 온건데 그래도 힘들다... 

 

그렇게 계속 올라가다보면 마지막 나무 계단이 나온다.

올라 갈 때 마다 드는 생각인데 이 계단은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단! 쵝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우리가 올라간 날은 안개가 좀 많아서 좋은 경치를 구경하기엔

조금 많이 아쉬움이 남았다.

 

등산의 묘미. 올라온 길 되돌아보기. 사진엔 안 보이지만 저 밑으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보인다.

잠깐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이런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번(1) 구(9)경 오십(50)시오." 백록담 정상까지는 해발 50m가 남았다. 해발 100m간격으로 비석?이 세워져있다.

1900m에서 기념촬영. 나, 동수.

 

역시 나는 행운아! 안개가 많이 껴있었지만 오늘도 내가 백록담에 오르자 안개가 걷혀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과서나 책에서 보던 만큼 물이 차 있지 않아서 조금은 안타까웠지만

몇년 전 올랐을 때 보단 물이 차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저기서 수영하고 싶었다... 정말... 

 

긴팔을 입고가길 잘했다. 바람이 너무 불었어. 머리며 표정이며 정말 썪었다...  

 

백록담을 올랐다면 기본예의! 정상 표지와 사진 찍기! 성헌, 나, 지훈. 

 

바람이 불어서 시원했지만 햇볕도 비춰서 시원하면서 따뜻했다.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에 셀카! ㅋㅋㅋ 

 

백록담에서도 DMB가 터질까 하는 생각에 상처 투성이 핸드폰으로 DMB를 켜봤는데 너무 잘 터졌다.

주변에 전파 방해물이 없어서 더 잘 터지는 것 같았다.

백록담에서 올림픽 태권도 예선전 시청! 근데 다들 너무 힘들어서 보는 둥 마는 둥~ ㅎㅎ 

 

바다에 드러누워 하늘을 찍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한라산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등을 깔고 누워버린다.

바람도 쐬고 쉴 겸 ㅎㅎ 

하늘을 바라보니 나름 유명한 글귀가 생각났다.

&#-9;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9;

 

내려가는 동안 다리가 정말 후덜덜이었다. 

올라온 길을 내려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인생이든 등산이든.

백록담을 오르고 내리면서 친구들이랑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많은 생각들을 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은 시기니까 정말 더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간만에 큰 맘 먹고 오른 한라산.

오늘도 내려오면서 어김없이 다시는 안 올라갈꺼라고 &#-9;또&#-9;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이번 산행을 추억하면서 또 오르길 기대해 본다.

몇 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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