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영웅' 문대성(32) 동아대 교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athlete's commission)에 1등으로 당선됐다. 아시아에선 최초로 투표를 통해 선출돼 그 의미가 깊다.
문대성은 21일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내 국기광장에서 발표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총 7216표 중 3220표를 획득, 총 후보자 29명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임기 8년의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2위는 러시아의 수영영웅 알렉산더 포포프(1903표), 3위는 독일 펜싱스타로 유럽올림픽위원회(EOC) 선수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클라우디아 보켈(1836표), 4위는 쿠바의 여자배구 스타였던 유밀카 루아체스(1571표)가 차지했다.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4 아테네올림픽 헤비급을 제패하며 한국 태권도 최중량급 슈퍼스타로 군림했던 문대성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직접 뽑은 선수위원으로 IOC에 입성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은 한층 힘을 받게 됐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박용성 전 IOC 위원이 자진 사퇴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만이 유일한 IOC 위원으로 고군분투해왔다.
그동안 한국은 2002년 전이경(쇼트트랙)과 2006년 강광배(루지 봅슬레이)이 IOC 선수위원에 입후보했지만 모두 고배를 들었다. 전이경은 그러나 IOC 위원장 지명에 의해 선수위원을 하고 있고, 중국의 탁구스타 덩야핑도 지명에 의한 선수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선수들의 투표에 의해 뽑히기는 아시아인으로는 문대성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문대성은 감격적인 당선 소식을 태권도 경기가 열린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접했다. 이날 SBS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여자 57㎏급 임수정의 8강전을 중계한 뒤 낭보를 들은 그는 "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면서 "앞으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국제스포츠계에서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데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대성은 "순수한(Pure) 마음으로, 파워 있고(Powerful) 평화롭게(Peceful) IOC를 이끌겠다는 선거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면서 "한국 스포츠의 발전에도 힘을 쓰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닌 '땀의 개가'였다. 문대성은 지난해 12월 올림픽 2연패 도전의 꿈을 접고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뒤 각국 선수들을 물밑에서 접촉하며 열심히 뛰어 다녔다. 아시아인, 그것도 올림픽 역사가 짧은 태권도선수 출신이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길은 발로 뛰는 선거전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국가를 내세우기 보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소외된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끌어안는 선거전략도 주효했다. 두개 대륙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문대성의 당선에 큰 힘이 됐다.
문대성은 요트경기가 열린 칭다오를 거쳐 31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선수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도착 첫 날부터 흰색 태권도복으로 갈아입고 선수촌을 종횡무진 누비는 등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수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각국의 올림픽 참가 선수들도 문대성의 진실된 모습에 감동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화답했다.
▼ 문대성 프로필
●생년월일=1976년 9월 3일 ●출신교=구월중~리라공고~동아대 ●신체조건=190㎝,92㎏ ●태권도 국제대회 주요 성적=1999년 에드몬튼 세계선수권대회 헤비급 우승,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84㎏이상급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80㎏이상급 금메달 ●경력=현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국민대 스포츠심리학 박사,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