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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꿈

조성길 |2008.08.23 20:41
조회 48 |추천 0

아트로핀 0.5g 이 혈관을 통해 형액속에서 용해되는 동안 살아 있어야 한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의식속에서 발버둥을 치어야 했다.

아트로핀 용액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었다.

심폐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호흡이 거칠어 지고 이내 잠잠해 질것이다.

동전 꾸러미가 놓여 있었다.

덜컹거리던 유동에 좌우로 흔들린다.

주머니의 빗깔은 누런 것이었다.

처음 그것이 탁자위에 놓여졌을 때

누가 먼저 집을 것인지 눈치만 보다짐짓 나서지 않는 것을 보면

누군가 분배하길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나서는 자가 없다.

신음소리마져 귀에 거슬리는지 입에 물린 자갈이 더욱조여 든다.

나이론 끈으로된 오라를 받고 이내 한구석에 놓인 의자에 결박된

채 앞으로 닥쳐올 일에 알수없는 불안에 떤다.

서서히 시간을 좀 먹고 있는것이다.

불똥이 튀기전의 전야 같은 침울한 분위기가 압도해 가고 있다.

한 시간이 지났다.

아트로핀0.5g 도 효용이 없었던 모양이다.

단지 메스꺼운 느낌만이 들 뿐이다.

꿈을 꾸기위한 버릇처럼 모든 사물이 희미해져 간다.

약효가 아닌 자신의 내부에서 일고 잇는 혼탁한 의식이 그렇게 몰아가고 있다.

머리가 무껍다.

기력마져 쇠진해져 손을 드는것 조차 어렵다.

보이지 않는 오라가 풀리어 졌다.

자갈도 풀리어 졌다.

순간 , 그 무엇보다도 먼저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감이 일어 문쪽으로 기어 나간다.

손이 떨린다. 거리가 멀다.

이미 그곳에는 문이 없었다.

출구는 이미 봉쇄되어 그 어느곳에도 틈이없었다.

가지런히 놓여있던 오물들이 뒤범벅이 됬다.

제법 정돈되었던 질그릇속의 오물들 이었으나

잠시의 떨림이 모든 것을 뒤석어 놓은 것이다.

형체조차 없다.

기어서라도 나가야 한다.

잿빛의 공간이 좁혀지고 있다.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 살아야 한다.

손바닥에 피가 흐른다. 벌써 몇바퀴째 맴을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점점 출구는 사라지고 벽들이 닥아선다.

두꺼운 철판이 그 등짝을 누르고 있고 얼마되지 않는

공간을 헤메이게 하고 있었다.

무릎이 깨지고 붉은 피가 고인다. 온통 피비린내로 가득하다.

이미 입에서도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살점이 균열되고얇은 피막을 벗기고선  그 안 모세혈관에 숨어 있던

아트로핀의 잔흔을 끄집어 내고 있다.

지닌것이 없는 육신의울분이 일어 나는 것이다.

섬세하리라곤 생각지 않은 빛이 길을 잃고 한 구석에 몰려 신음하는 동안 격렬한 내분이 일고 있다.

 

아, 쉰 걸음이라도 걸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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