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기도 소재의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진양(16세, 가명)은 임신 8월개월 째인 예비 싱글맘이다. 그녀는 남자 친구와 헤어져 혼자 아이를 낳기 위해 자신의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렸다. 이미 아이의 이름도 S로 정해 놓았다. 아직 학교에 등교하고 있지만, 출산을 위해 학교를 그만 둘 예정이다.
최근까지 그녀는 인터넷상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홈피에 임신과 자신의 심경을 상세하게 써 내려갔다. 대부분이 자신의 뱃속에서 성장하는 아이에 대한 만남에 대한 기대감과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홈피를 방문하여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을 결심한 그녀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기도 했지만, 어린 나이에 조심성이 없었다는 비판적인 글도 상당수 있었다. 나는 가끔씩 그녀와 대화를 시도했다. 나는 그녀와 대화를 통해 자신이 나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홈피를 공개하고 운영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그녀와 인터넷 대화를 했다. 그런데, 그녀가 집을 나와서 며칠 째 PC방을 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도 그녀는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와 대화 도중에 얼마 전 고2학년에 재학 중인 이종철군(17세, 가명)이 여자친구와 2박 3일 여행을 가서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는 고백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물론 이군은 자신의 여자 친구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여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김양과 이군이 비록 어린 나이지만 진심으로 사랑을 했기 때문에 관계를 갖게 되었다는 그들의 말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철없고 무모한 행동으로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솔직히 그들의 사랑은 다른 무엇이 개입되지 않은 가장 진솔하고 솔직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랑이 영원히 변하지 않으리라는 믿음과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현실의 제약과 두려움의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고정된 감정의 실체인가? 심리학에서 사랑은 뇌에서 호르몬이 작용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한다. 즉, 사랑도 그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거나 중지되면 사랑의 감정도 멈춘다는 의미이다. 대체로 결혼한 남성들은 사랑의 감정이 1년 정도이고, 여성들은 사랑의 감정이 3년 정도 지속되다가 멈춘다고 한다. 적어도 심리학적으로 보면 사랑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불행한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영원한 사랑을 믿고 추구한다. 비록 영원한 사랑이 진리가 아닐지라도 인간의 영원한 사랑에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간에게 영원한 사랑의 믿음이 실종된다면,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진실한 사랑에는 끝없는 회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회의란 영원한 사랑이 훼손될 것에 대한 끝없는 반문을 의미한다. 만약, 영원한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만 있고 회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언제 갑자기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소중한 것은 있다면 항상 근심하고 걱정하며 보호하듯이, 소중한 사랑도 마찬가지로 근심하고 걱정하며 보호하기 위해서는 회의적 사고를 지녀야 한다. 방치된 사랑은 이미 영원한 사랑이 아니다.
따라서 사랑을 하게 되면 자신과 상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즉 영원한 사랑은 일방적으로 자신이나 혹은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하는 것이어야 한다. 서로를 위하는 사랑은 현실의 감정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김양과 이군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랑과 젊은 연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들의 영원한 사랑,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충분히 인정받아야 하는 소중한 것이지만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녀가 서로의 격한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사랑을 나눴다고 비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영원한 사랑에 대한 최소의 회의적 사고를 갖고, 피임은 반드시 하셨으면 바랍니다.
제2의 김양과 이군들이여, 한국에서 한해 낙태가 100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책임질 수 없는 사랑의 결과로 안타까운 생명을 죽지 않도록, 뜨거운 사랑의 감정에 최소한의 회의를 갖고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하고 유지해 나갔으면 합니다. 장황하고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