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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목사님

최영호 |2008.08.27 15:45
조회 69 |추천 0

(뉴질랜드 남섬 푸카키호수의 작은 성당)


                      [목사님과 스님]


정부가 특정종교를 옹호하면서 종교차별을 한다면서 전 불교계가 오늘 서울광장에서 규탄집회를 연다고 한다.


종전에도 대통령이 특정종교를 신봉하였음에도 종교차별에 대하여는 아무런 논의가 없었는데 왜 새 정부에서만 이런 문제가 일어났을까?


새 정부는 출범 초부터 특정한 교회와 관련하여 고소영 내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장관 16명 중에 개신교 신자가 10명인데 불교신자는 한 사람도 없는데다가 고위공직자라는 사람들이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자신의 꿈이라거나 신앙심이 부족하여 사회복지 정책이 실패했다거나 자신이 시장인 도시를 기독교 도시로 만드는 데 예산을 쓰겠다거나 교회 집회에 경찰청장의 사진이 실려 행사를 홍보하고, 정부기관이 제작한 교통정보나 교육지리정보에 불교관련 건물은 등재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급기야 촛불집회를 주동한 수배자들이 사찰에 은닉하자 이들을 검거한다는 명목으로 세상에 얼굴이 널리 알려진 조계종 총무원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길가는 사람과 똑같이 검문을 하여 너도 별거 아니라는 모멸감까지 주었다.


절대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정부가 기독교를 감싸는 대신 불교를 박대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한 이러한 일들이 여기저기 일어나 열받은 불교계가 들고 일어난 것이다.


게다가 어떤 목사가 미국까지 가서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으라거나 불교를 믿는 나라는 다 가난하니 예수를 믿으라는 등 부적절한 소리를 하여 불난데다 부채질을 하고,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대하여 다른 종교단체의 집회도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받은 불교계가 소리 지를 장소마저 제공하지 않겠다고 기름을 부었다.


역사적으로 종교와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절대자의 이름으로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재산을 빼앗고 나라마저 빼앗아 왔는가?


사람이 어떤 절대자를 숭배하고 그를 신앙의 대상으로 하여 삶의 아픔을 위로하고 가엾은 영혼을 달래는 자유와 권리는 인간이 가지는 천부적 인권에 해당한다.


그 절대자가 하느님이건 부처님이건 마호메트건 불문하고 모든 신앙이 보호되어야 하며 반대로 아직 신앙을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절대자를 믿지 않은 무신론자들 또한 똑같이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신앙과 종교의 자유다.


정치와 경제, 문화 등 모든 사회현상이 결국 우리네 인간세상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종교와 신앙 또한 우주를 지배하는 전부도 아니고, 우리네 정신세계 전부를 지배하는 유일한 것이 아니며, 가엾은 인간들의 유한한 정신세계를 어루만지는 일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렵고 힘든 세상

가엾고 불쌍한 인생

우주의 무한함과 인간세상의 덧없음


이러한 정신세계의 고통과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주는 종교와 신앙의 본래적 기능과 역할은 인간의 정신영역에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크게 유익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하는 종교단체들도 사회적 유기체의 하나로서 조직을 운영하고 포교를 계속하는데 인력과 재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종교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우수한 인력을 목회자로 확보하고, 넉넉하고 활발한 포교활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결국 일반 사회의 다른 이익단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사회적 힘을 키우다보니 다른 종교에 대하여 적대감을 유발하고, 다른 종교에 신도와 경제적 재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정치적인 힘을 키워왔다.


특히 신앙의 자유가 일천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성장의 욕구는 일부 정치인들의 선거전략과 이해관계가 맞게되어 정치인들은 종교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종교단체들은 정치인들을 종교의 세력확대에 이용하여 정치인들과 종교단체가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여 왔던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변질된 종교단체의 역할을 두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억압으로부터 가엾은 사람들을 구제하여야 할 종교단체들이 또다른 억압의 주체로 사람들에게 나서서 또다른 정치적, 사회적인 힘으로 권세를 행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세력으로 성장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힘있는 세력단체임을 과시하거나 가뜩이나 갈라지고 분열된 이 나라에 또다른 분쟁을 야기하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불쌍하고 가엾은 중생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달래며 구원을 얻게 하는 일이 분명함에도 이러한 위대한 사명을 잊고, 보다 큰 힘을 얻기 위하여 다른 종교를 비방하고, 적대시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또다른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국가는 종교와 정치를 엄격히 분리하여 정치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종교가 정치에 투영되는 것을 철저히 방지하여야 종교로 인한 정치의 폐단과 정치로 인한 종교의 폐단을 동시에 차단하여 국민들에게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헌법 제20조).


정부는 헌법을 준수하여 모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오해가 생길만한 요소를 과감히 시정하여야 하며, 이에 반대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는 공직자에 대하여 강력한 응징을 하여 종교로부터의 중립을 엄중히 선언하여야 할 것이고,


종교단체들도 자숙하여 사람이 가진 모든 신앙이 똑같이 소중하고, 모든 신앙이 보호되어야 하며, 다른 종교의 존재가 결국 자신들의 종교가 존재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판자촌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척교회를 만들어 철거민들과 함께 보리밥을 나누어 먹으면서 우리와 같이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합창하던 그 목사님들...


 전기나 수도도 없는 멀고먼 산골짜기 바위 사이에 암자를 틀고 나물뜯고 물마시면서 “마하반야 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을 외치던 그 스님들....


재물과 권세를 돌같이 여기면서

사랑과 열정으로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던 그분들이 그립다.


오늘 집회가 부디 평화적으로 마쳐지고

이런 집회가 다시 열리지 않도록 정부도 정신 바짝 차렸으면 좋겠다.

(‘08. 8. 27.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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