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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여자보다 더 치밀한 남자들의 내숭!

이강율 |2008.08.31 22:22
조회 489 |추천 0
여자만 내숭이 있을까? 천만의 말씀.   때론 남자의 내숭이 더 심하다. 여자 앞에서 남자답게 혹은 자상하게 보이기 위한 내숭도 있고, 순진한 남자로 설정하기 위한 고도의 내숭도 있다. 여자 앞에서 발휘되는 남자들의 내숭, 속속들이 들여다보자.  

  스킨십에 서투른 남자, 오호 순진한데?   그 여자 이야기 I 그와 사귄 지 한 달, 스킨십 진도는 키스까지 한 상태. 지난 토요일, 저녁을 먹고 뭘 할까 이야기하다 근처의 비디오방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비디오방 앞까지 와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영화관이라면 몰라도 아직 밀폐된 비디오방은 좀 그런가’ 어두운 곳에 둘만 있으면 무슨 일 나는 거 아냐?’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나가자고 하면 우스울 거 같아 일단 들어가기로 했다. 그가 같이 보자고 한 건 SF 영화 . SF영화인 데다 러브 스토리도 아니니 별로 에로틱한 장면은 없을 듯싶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자 예상치 못한 야한 장면이 줄을 잇고, 둘 사이에는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예상대로 슬슬 그의 입술이 다가오고 어느새 키스하고 있는 우리.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의 손이 은근슬쩍 내 옷 속으로 들어오고 머릿속에서는 ‘그냥 허락할까’라는 생각이 ‘아직은 때가 아니야’라는 생각을 앞지르고 말았다. 그런데 브래지어 훅으로 손을 가져간 후 한참을 꾸물거리던 그가 내뱉은 말. “이거 어떻게 풀어?” 이런, 이 남자 보기보다 너무 순진하잖아?

그 남자 이야기 I 알고 보면 은근히 야한 대표적인 영화가 인 거 모르나? 일부러 고른 것 같지 않게, 에로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영화가 몇 개 더 있다구. 그리고 브래지어 훅이야 눈 감고도 풀 수 있어. 뒤에서 여는 것부터 앞 쪽에 달린 것까지 브래지어 종류별로 말이지. 뭐, 멈추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는지 바짝 긴장한 그녀를 위해 조금 미뤄둔 거다. 이제 친밀해지는 단계인데 벌써부터 너무 선수같이 보일 필요도 없고. 다음번 시도는 한결 수월하겠지. 이거, 순진한 척하기도 힘들군   꾸미지 않는 털털함이 매력이라고?   그 여자 이야기 I 아무리 꽃미남이 대세라지만 여자보다 더 외모 가꾸는 데 열을 올리는 요즘 남자들을 보고 있자면 남자다운 남자가 아쉬웠다.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을 쓰는 꼴불견들에게 지쳐갈 때쯤 한 모임에서 알게 된 그. 수수한 캐주얼 차림에 눈을 살짝 가리는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 꾸미진 않았지만 촌스럽지 않은 내추럴한 분위기. 아, 바로 내가 찾던 남자였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에 반해 사귀기 시작한 지 어느덧 3개월. 한껏 신경 쓴 옷차림에 젤로 머리에 바짝 힘을 준 다른 남자들보다 털털한 성격과 수수한 외모의 그가 여전히 내 눈엔 제일 멋있게 보인다.

그 남자 이야기 I 남자답고 수수한 모습 때문에 내게 반했다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모를 거다. 자연스러운 이 헤어스타일을 위해 한 달에 두 번, 그것도 강남의 유명 헤어 숍에서 손질한다는 사실을. 옷도 튀지 않는 세련된 것을 고르기 위해 쇼핑할 때마다 여동생을 동원하고, 집을 나서기 전에는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최종 점검한다는 것을. 피부 관리를 위해 어머니의 마스크 팩을 몰래 쓰거나 주기적으로 족집게를 이용해 눈썹을 정리를 하는 내 모습을 그녀가 상상이나 할까? 가끔 양심에 찔리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남자의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으니.   그에게 이런 로맨틱한 면이 있다니?   그 여자 이야기 I 내 남자친구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겉모습과 달리 참 로맨틱하다. 비가 오는 날은 빗방울이 번지는 창가에 앉아 같이 커피를 마시자며 나를 분위기 좋은 카페로 데려가고, 햇살이 좋은 날은 날 닮았다며 불쑥 예쁜 꽃다발을 사와서 내게 안기는 그런 남자. 무뚝뚝한 자기 남자친구와 비교된다며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흐뭇해진다.

그 남자 이야기 I 어릴 적부터 나에게 비오는 날은 차 막히고 눅눅하고 우산까지 챙겨 들어야 하는 귀찮은 날이다. 비가 오면 밖에 잘 나가지도 않을 뿐더러, 친구들이 비 오는데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하면 ‘청승 맞게 뭐하는 짓이냐’며 핀잔을 주곤 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말이 다르게 나온다. “비 오는 날 빗소리 듣는 게 참 좋지 않아?”라며 그녀를 종종 카페로 불러내는 나. 여자친구 앞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튀어나오는 나를 보면 속으로 가끔 우습기도 하다. 물론 그녀는 이런 나를 너무 로맨틱하다며 좋아라하지만.   말 없는 그 남자가 멋있다?   그 여자 이야기 I 친구 결혼식의 피로연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남자를 발견했다. 신부 친구들에게 어떻게 한번 잘 보일까 쉴 새 없이 말을 걸어오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과묵하게 앉아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간이 미소를 짓던 그. 수많은 남자들 속에서 단연 돋보였다. 뭔가 신비스러운 분위기, 우수에 찬 눈빛까지 어찌나 멋있게 보이던지. 말수가 적은 그에게 다가가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대화를 몇 마디 나눠보니 가볍지 않은 진중함이 느껴졌다. 그 동안 알던 남자와 뭔가 다른 느낌의 그와 좀더 가까워지고 싶다.

그 남자 이야기 I 결혼식 피로연. 친구들이 왁자지껄 시끄러운 사이, 난 이번에도 최대한 무게를 잡고 있었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나만큼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남자들과 섞여 있을 때 여자의 관심을 끄는 쉬운 방법이 바로 ‘과묵함’이라는 걸 터득한 순간부터 난 여자 앞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낀다. 여자들은 말이 없는 남자는 가볍지 않고 무언가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쩌면 여자의 내숭과 같은, 철저한 작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지. 이번에도 역시 몇 명의 여자가 내게 주목하기 시작한 것을 감지했다. 그 중 제일 괜찮아보이는 한 여자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번에도 역시 ‘말 없는 남자’의 컨셉트는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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