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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보니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부끄럽기도 성적이지만, 일단 만족한다.
"Steady and Slow wins the race." 라 하지 않았던가, 나와의 Race에서 이겼다. 커플로 온 사람도 많고 그룹별로도 많이 왔는데, 난 혼자 뛰었다.
재미로 신청한 게 아니라 육체적 극한을 한 번 느껴보고 싶었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해 냈다.
예전에 TV연예프로에서 박건형이 "심장이 벌렁거리는 느낌이 좋아서 운동을 자주 한다.(여러축구 팀에서 뛰고 있다.)" 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서 정말 생각이 많이 났다. 심장이 벌렁거리는 순간을 10km 내내 느꼈으니깐, 그리고 뛰는 동안 그 느낌이 싫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2008년 8월 31일 이 순간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뜨겁고 싶었다. 회식에서도 권하는 술을 안 먹는다고 했고, 꼴랑 10km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안 했으면 모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신체적 조건은 다 다르고, 어릴때 자신이 가장 좋은 순간이었을 때의 영웅담이 아니라, 난 지금 현재를 뛰는 거였으니깐,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교통편 안내가 있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도보 7분)
5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 (도보 7분)
버스 초록 5012, 5615, 5618, 5629, 5711, 5713, 6621, 6623, 6628, 6630, 6633, 7611, 7613
파랑 162, 261, 262, 263, 360, 362, 363, 461, 503, 753
빨강 621
나는 유람선을 택했다. 아마 전 세계 다른 국가 참가자들 중에서도 배를 타고 온 사람은 극히 드물었을 것이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더 더욱.
난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역, 신호등의 구애받지 않고, 같은 속도로 달리고 싶었다.
빠르진 않지만, 차근차근 가다보면 원하는 목표시간에 확실히 도달할 수 있으니깐, 그날 나의 러닝 계획이기도 했다.


[▲천천히 흝어지는 물살을 보며 멀어지고 있는 다리를 보면서, 그날의 레이스를 머리속으로 그렸다.]

[▲가끔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놈(수상택시)도 있지만, 서로가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기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내린 후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다. ]


[▲행사장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
[▲그날 행사 요원들과 한컷!]
[▲다 같이 출발][▲친구 김기자(?)가 한 건 해 줬다. 사진 밑에 있는 이쁘신 두 분 이날의 사진!]
시작!
Group선택을 잘 못해서 시작부터 너무 밀렸다. 사람이 많아서 줄 서서 간다는 표현이 맞을까?
그래서 그런지 처음부터 지쳤다. 일단은 그냥 뛰었다. 천천히 1km 표지가 보이는 지점까지 몸을 데웠다.
빨리 뛰는 사람도 있고,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천천히 땅만 보고 천천히 뛰었다.

서강대교를 건너는 지점에 와서는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한 다리 끝을 보고 한숨이 나왔지만, 마음속으로 "끝까지 가는게 중요해!" 라고 외치며 기운을 냈다.
멀써 마포대교를 건너는 사람도 있었지만, 사실 이 지점에서는 중간 지점 전/후 체력이 고갈난 사람들 사이사이를 빠져나가는 게 젤 큰 목표이자 미션이었다.
흰 모자를 쓴 사람을 보고 "저 사람만 잡자"하고 달려가고, 다시 그 사람을 쫓아간 이후에는 다른 흰 모자를 찾아서 쫓아갔다.
모두가 빨강 티를 입었기 때문에, 흰색 모자가 젤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5km와 지점에서는 물을 마실 수 있게 하는데, 일단은 무시하고 뛰었다. 물 마신다고 서 버리면 다시 못 뛸 거 같아서였기 때문이다.
사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다리를 건넌 이후 잠깐 들었는데, 이상하게 5km부터는 오히려 더 힘이 났다.
땀을 손으로 닦고, 또 다시 흰 모자를 찾아 뛰었다.
8km 물마시는 지점. 다시 무시하고 뛰었다. "2km만 더 힘내면 물은 먹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다." 이 거리 정도는 어린이 대공원이거나 헬스장에서 힘내서 자주 뛰었으니깐 어느정도 자신도 있었다. 몸에 남아있는 모든 체력을 털어버리고 싶어 속도를 높였다.
갑자기 배도 땡기고, 며칠전부터 말썽이던 어깨도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남은 1km. 이때가 제일 힘들었다. "걷고싶다. 걷고싶다."
왤케 걷고 싶던지, 누가 옆에서 계속 걸으라고 잡아당기는 것 같았고, 내 다리근육과 뱃 지방애들이 이젠 걸어보자는 신호도 보냈다.
이때, 옆에서 뛰어주던 한 선수.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고마웠다.
**마라톤 유니폼을 입고 뛰던데, 정말 잘 뛰더라, 날 이끌어 주는 선생님이나 선배 같은 기분이..
서로의 출발은 달랐겠지만, 9km 지점부터 결승점까지는 발 순서도 거의 똑같이 해서 뛰었다. 일부러 같이 뛰어준 건지, 뒷모습과 옆모습만 기억나지만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Finish 구간. 기록이 얼마나 될까보다는 완주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10km도 처음이고, 이런 역동적인 것들을 이전에는 잘 즐기지 않았었으니깐. 끝까지 뛰어준 내 자신에게도 너무 감사웠다.
전 세계 인들과 같은날 뛴다는 소중한 행사를 만들어 준 나이키도 고맙고,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의 장소에 함께 따라와준 친구도 너무 고마웠다.
한 일주일 동안 욱신거리는 몸을 이끌고 힘들어 할테지만, 또 도전해 보고 싶다.
"Just do it"
"Steady and Slow wins the race."
2008. 08. 31
[▲한국기록]
[▲세계기록] [▲문자기록: 경기끝나자마자 칩을 반납했는데, 신기하게도 바로 결과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