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어떤 말부터 해야할까?
영화를 보고 난 뒤 며칠간 가슴이 탁 막힌 듯한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던져주는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살아가는가?'
라는 물음에
신애(전도연)은, 종찬(송강호)은, 그리고 그 누구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종종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살아간다.' 혹은 '누굴 위해 살아간다.'라고 말한다.
그러다 그 무엇이, 누군가 사라져버리면 쉽게 슬픔, 비탄에 잠겨버리며
쉽게 또다른 삶의 '이유'를 찾게 된다.
이와 같이 슬픔, 비탄은 물론 배신감마저 처절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보여준 영화가 '밀양'이 아닐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믿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던 신애는
자신의 삶의 이유가 사라진 상태에서 교회에 들어선다.
그녀의 선택이 옳았을까?
그녀는 어느새 독실한 신도가 되어 다른 신도들 앞에서
하느님의 구원을 받았다며, 행복을 찾았다며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편안한(?) 신애의 모습으로 간증한다. ( 이 장면에서 전도연의 연기는 최고였다 ... )
그렇게 신애는 잃어버린 아들 대신 하느님을 삶의 '이유'로 받아들인다.
그런 하느님에게서도 신애의 슬픔, 아픔을 완벽하게 치유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나보다.
하느님의 은총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자신의 슬픔, 아픔이 신애를 붙잡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가 자신은 절대자인 하느님과는 다른 혹은 낮은 존재라는 것을 알아버리고, 끝없이 추락한다.
보통, 내 삶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 있을 때 종교나 절대자를 찾곤 한다.
하지만 이 선택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절대자 앞에서 자신들의 나약함을 깨닫고,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정말 잘 봤다. 가슴이 아파올정도로 잘 봤다.
송강호와 전도연의 연기는 말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고, 좋았다. 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