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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욕 수행 (忍辱修行)

정연석 |2008.09.28 20:09
조회 102 |추천 0

나이를 먹어 가는지, 점점 시간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어제에 대한 집착이 버려져서인지 기억 또한 사라져 가는 것같다.

 

집착을 버리는 것은 어제를 잊기 위함이 아니요, 오늘을 보다 오늘 처럼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나의 기억이 사라져 가는 것은 나의 아둔함을 탓해야하는 것일 것이다.

 

그 아둔함 때문에 이제는 뭔가 머리 속 맘 속 휘돌아치는 망상이라도 기록을 남겨야 할 것같다.

 

다음의 기록은 성운 큰스님 금강경 법문을 듣고 그 때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수첩에 적어 본 것들이다.

 

물론 이 글을 누가 볼런지는 모르지만, 불교라는 이름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이 글을 읽어 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최대한 불교 용어도 배제하고, 쉽게 풀어 쓰려고 한다. 다만 출처라고 할 수 있는 제목이나 개념 정도만 언급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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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금강경 14장에 있는 "이상 적멸분"(離相寂滅分)이란 뜻에 대해 설명하면  너와 나란 분별의 마음을 버리면 맘이 청정해진다는 것이다. 불교란 결국 청정한 마음을 얻기 위한 수행이다. 그 청정한 마음이 온전한 자유를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안(눈)- 이(귀) -  비(코) - 설(혀) - 신(몸) - 의(뜻)   - 6근 - (식정)

 

색(모양, 색깔, 존재하는 것) - 성(소리) - 향(냄새) - 미(맛) - 촉(촉감) - 법(의미) - 6식 - (견정)

 

6근과 6식 사이에서 나타나는 보인다 - 들린다 - 냄새를 맡는다 - 맛있다 - 감촉이 있다. - 생각 - 6식 - (지혜)

 

불교에서는 이 18가지 계의 요소에 의해 괄념이 생긴다고 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우리의 감각기관에 의한 오감과 그 오감에 의한 인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같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관념이라는 단어를 다 알 것이다.

그 관념이라는 단어가 사실 그 어원이 불교 용어이다.

 

관념(사람의 마음 속에 나타나는 표상·상념·개념 또는 의식내용을 가리키는 말)

 우리는 저 마다의 관념의 세상 - 동굴의 우상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저마다 똑같은 것을 알고 있고, 똑같은 것을 봐도, 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것을 사주팔자, 운명 이렇게들 얘기하고 하지만, 결국 쉽게 이러한 것들을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듯싶다.

 

요즘 세상 얼굴 몸매 바꾸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참 사람 성격이라는 것이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습 "이라는 것도 참 바꾸기 힘들다. 습은 일종의 나쁜 습관이라고 이해해도 될 듯하다.

 

그러면, 왜 우리는 관념에 잡혀 살아가는 것일까?

 

왜 우리는 우리 몸뚱아리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탐하고, 욕심을 내고, 화를 내고 그러는 것일까?

 

결론은 맘이 청정하지 못해서 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떻게 해야 청정해지는 것일까?

 

이 것에 대한 물음을 참 오랫동안 내게 던졌었는데, 예전에는 그걸 허무로 잘 못 오해해서 몇 년간 그런 허무의 세계에 빠졌던 적도 있었던 것같두.

 

요즘 깨달아가는 것은 관념에 사로 잡히지 않는 청정한 마음은 분별심을 없애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란 생각 너란 생각.

 

전에도 이런 말을 많이 접했지만, 요즘에는 조금씩 그 깨달음이 더해 가고 있다.

 

어제 밤에 산길을 따라 절에 올라가는데, 처음에는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귀신이나 악마나 뭐 그런 존재는 없어. 뭐 이런 생각을 하면 두려움을 극복하려 했었을 것이다.

 

어제 밤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처님이 계시다고 믿는 다면 마귀도 있을 거야.

 

근데, 부처와 마귀가 다른 것일까하는 생각.

 

결국 내 마음의 분별이 부처도 만들고 마귀도 만들어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

 

사실 얼마전 스님들이 거리에 나와 청와대에 항의하는 것을 보고 많이 실망을 하였다. 부처님 가르침을 몸소 보여줘야 되는 분들이 저렇게 헛된 권력에 뭐 그리 신경을 쓰시나 하는 생각.

 

그냥 검문한 것을 가지고 왜 화를 낼까하는 생각.

 

그 분들만을 욕하는 것이 아니다. 나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순간 순간 내 마음이 청정해질 때도 있지만, 그건 정말 순간순간이고, 내 스스로 내 마음이 얼마나 혼탁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니까...

 

그래서, 끊임없는 수행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욕이다.

 

쉽게 말해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다.

 

화를 참지 못해, 여러 사회적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고.

 

스님께서는 이러한 수행을 위해서는 "원을 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이 허무에서 나를 건져 주신 것같다.

 

난 너무 바라는 것이 없었다.

 

예전에 어떤 선배도 내게 그런 말을 했었다. 넌 참 공부도 인간관계도 뭐든 열심인데, 보통은 뭔가 욕심이 있어 그러는데, 너는 도통 모르겠다고.

 

사실 진짜 없었다. 그냥 내 곁에는 항상 친구가 있었고,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항상 할 일이 있었고.

 

근데, 예전에 꿈을 잃은 이후로는 그냥 열심힐 할 뿐이었다. 뭔가 +알파 작용이 없었다.

 

원을 세우면, 세상 만사 중에서 그냥 보고 듣고 맘에 담아 두지 않고 흘러 버릴 수 있는 담대함이 생기는 것같다.

 

원을 세운다는 것은 쉽게 말해 뭔가에 집착하는 작은 소원이 아니라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집착을 벗어난 간절함 같은 것이라고 보여진다.

 

아직, 이러한 수행이 이제 시작이라 많이 힘이 들고 두려움도 느끼지만, 조금씩 내 몸에 체화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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