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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최지현 |2008.10.02 16:55
조회 43 |추천 0


정말 많이 좋아했어요. 과도하게.

 

당신을 만나는 동안은 친구도 없었죠.

친구가 다 뭐에요, 가족도 없었는걸

 

누가 나한테 '잠깐 얼굴이나 볼까' 라고 말하면 나는 선뜻 대답을 못했지요.

그 사람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도 나는 '글쎄' 라고만 대답하면서 머리를 막 굴렸습니다.

어제 당신이 나한테 시간 되면 얼굴 보자고 했는데..

전화할지도 모르는데..

 

 

나는 항상 대기 상태였어요.

 

언제든 '응. 10분만 기다려' 라고 말하면서 뛰어나갈 준비를 했죠.

'너무 멀리 있으니 다음에 보자'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말이에요.

길이 막히면 지하철을 막히지 않으면 택시를 타야하니까

주머니 속에는 택비시가 항상 넉넉하게 들어 있어야 하고

머릿속이 늘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쓸 신경이 남아 있질 않았죠.

 

그래서 당신은 내게 자주 원망을 들어야 했어요.

당신은 한 번도 내게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어 줘' 라고 말하지도 않았고

 '내가 전화하면 바로 달려와 줘' 라고 부탁한 적도 없었고

 '내가 내일 꼭 전화할게' 라고 확실히 약속한 적도 없는데..

나는 늘 당신을 원망했죠.

 

나는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데 왜 당신은 나를 부르지 않는지,

물론 대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모를 수는 없었을 거예요.

하루 종일 당신만 따라다니는 안테나 같은 내 귀, 카메라 같은 내 눈빛

내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요.

 

나는 왜 하필 그렇게 이르게 당신을 만났을까요.

살면서 바보 같은 짓, 바보 같은 사랑을 한 번씩 해야 한다면

차라리 다른 사람을 먼저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바보 짓은 다른 사람에게 다 연습해 보고

지금쯤 당신을 만났더라면...

 

멋대로 커져 버린 내 사랑이 당신을 짓눌렀던 그때

'행복하게 살자' 라는 말보다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라는 말이 더 멋지게 들렸던 그때

당신에게는 힘든 기억이었겠지만

그래도 내 딴에는 그게 사랑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아무 소용없겠지만

당신은 이런 것들이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겠지만...

 

 

- 이미나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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