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도망갈까?'
연애할 때 하던 시시한 농담이 나중에 마음에 새겨져서 아릴 때가 있다
일이고 뭐고, 공부고 뭐고, 집이고 뭐고 간에
다 팽개치고 어디론가 훌훌 날아가 버릴까?
그렇게 말했을 때 상대방이
가서 어떻게 먹고 살고,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되겠냐고
걱정어린 반응을 하면 그럼 재미없지
'그래, 그래, 어디든 가자~'
그렇게 맞장구 쳐주고 잠깐이나마 해방감의 열차를 타는 것
그 때 너는 그렇게 맞장구 쳐주던 사람이었고
어느날은 자기가 먼저 눈 초롱초롱 뜨고 그렇게 물어보던 사람이었지
연애할 때 하던 그 시시한 농담이 지금은 마음에 새겨져서
틈틈히 아릴 때가 있다
'우리 도망갈까?'
내 곁에 늘 있었던 사람이 내곁에서 멀어진 후
나는 가끔 그 사람의 안부를 궁궁해 한다
그 사람 지금 어디로 도망치고 싶어할까?
그게 다시 내 옆자리일수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