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는 90년대 대중음악의 중요한 키워드이자 지금까지도 확고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팀 중의 하나이다. 듀스의 이현도와 김성재는 1990년 '현진영과 와와' 2기로 방송에 데뷔하고 1993년 팀명과 같은 이름의 1집 [DEUX]를 발매하고 듀스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기로 불리는 90년대 초중반 확고한 음악 베이스를 가지고 활동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힙합의 선두자로 군림했다. 그들은 1993년부터 3년간 3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으나 1995년 해체를 선언, 이후 김성재의 솔로 앨범 1집 [말하자면]에 이현도가 작사, 작곡, 편곡 등으로 참여하였으나 음반 발매 후 김성재의 사망으로 인해 영원히 해체하게 되었다.
라임으로 멜로디를, 비트로 리듬을 빚다.
90년대는 한국 대중음악의 부흥기였다. 단순히 100만장 200만장이라는 음반 판매량이 존재했기 때문은 아니다. 대중음악계의 판을 주도한 것은 대형가수들이었지만 그들을 견제하는 다양한 세력이 존재했고 대형 가수 이상의 개성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했다. 방송 3사의 주말 음악프로그램은 주말의 명화만큼 인기 있었고 연속 5주 연속 10주 1위의 영광은 연말 시상식의 대상만큼 의미 있었다. TV에서 들리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학생부터 장년층까지 전 연령층을 TV 앞으로 모으기에 충분했다. 다운타운 차트가 지금의 P2P 서비스만큼 활황했으나 어쨌든 청자들은 귀로 들은 음악을 테이프나 CD를 사는 행위로 이으며 호의적으로 소비했다. 90년대 초반은 음악 산업의 황금기이자 르네상스였다. 그 시절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도 많았지만 또한 소리 소문없이 묻히기에도 좋은 때였다.
듀스는 그 시절, 꽤 훌륭하게 살아남았다. 꽤 많은 마니아들이 있었고 음악적 성취도 인정받았으며 대중음악계에 남을만한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몇 가지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듀스는 힙합을 전면에 내세워 소울, 레게, 재즈, 훵크 등 흑인 음악의 다양한 스타일을 접목시키며 그들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멜로디 음악에 더 익숙한 대중들에게 '랩' 스타일을 소개하며 획기적으로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면 확고하게 다진 것은 듀스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텍스트(랩/가사)가 라임을 통해 멜로디가 되고 잘게 쪼개진 빠른 비트에 맞춰진 랩은 듀스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3년이라는 활동기간 동안 낸 3번의 앨범 대부분의 작사, 작곡, 랩/사운드 메이킹을 이현도가 담당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보컬로서의 역량은 부족했지만 그 점을 역이용하여 빛을 더 발할 수 있는 영악하고 현명한 방식으로 대중들과 만났다. 듀스의 남성적 보이스와 음악/패션/댄스 스타일은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대상의 하나로 남성들을 수면 위로 올렸으며 그들의 댄서블한 음악들은 수학여행 장기자랑 시간의 주 레퍼토리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댄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1995년, 해체 선언 직전 발표한 앨범 [Force Deux]는 앨범과 동명의 곡 'Force Deux'로 시작한다. deux와 force를 약 4분간 반복하며 단순하게 진행되는 인트로는 듀스의 힘을 보여주며 이후 이어지는 12개의 곡과 1곡의 아웃트로(Outro)는 소리의 강약을 조절해가며 유연하게 흘러간다. 유연한 리듬은 정교한 사운드로 세련되게 포장되어 있는데 남성성을 정면에 내세웠던 이전 앨범에 비해 3번째 앨범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말랑하다. 그것이 해체 직전의 앨범이라 가능한 유치한 해석일진 몰라도 앨범 자체를 하나의 스토리가 담긴 책으로 보자면 [Force Deux]는 지지자들과의 이별을 앞둔 두 사람의 마음을 대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남성적 보이스의 래핑과 짜임새 있는 라임, 시원시원한 곡의 전개를 그대로 살려 가장 익숙한 언어로 이별을 고하는 지독한 방식으로 말이다.

듀스는 다시 활동할 것을 기약하고 마지막 앨범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이유로 보기 힘들어졌다. 만약 듀스가 2008년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올해 봇물을 이루고 있는 90년대 가수들의 틈에 만약 듀스도 있었다면 예능 프로그램보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지는 않았을까? 기량이 최고에 올랐던 순간, 자의로 혹은 타의로 떠난 그 자리에 다시 돌아온 그들은 더 진보할 수 있을까? 여전히 많은 궁금함이 남아 있고 그들은 우리 곁에 없다. 그리고 2008년 현재, 듀스의 마지막 앨범은 명반으로 회자되고 희귀앨범이 되었다. 듀시스트들은 지금도 이현도의 소식을 묻고 김성재의 의문사에 대한 질문과 답을 한다. 그리고 매년 TV에서는 듀스의 음악과 춤을 리메이크한 신인가수들이 나온다. 그들의 해체이후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짧게 활동했던 그들의 흔적은 여전히 이렇게나 많다.
글 / 이혜진 (네티즌 선정위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