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불안이 위기 부추긴다"
7일 원달러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10년 2개월만의 최대 폭인 59.10원 폭등하면서 1328.10원까지 치솟았다.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로 외환시장은 또 다시 혼란에 빠졌다. 세계증시도 6일 유럽 주요 증시 지수들이 2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미국 다우지수도 1만선이 무너지는 등 혼란을 겪었다.
8일자 아침신문은 "미국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후 최대의 경제위기,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제 동반침체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한국일보)고 위기를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8일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아가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각국 외신들의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세계 금융위기와 관련해 "현재 상황은 1997년 IMF때와 다르다"며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지만 과도한 위기의식으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8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조선 중앙 "과민반응이 더 큰 위기 만든다" 시장 불안 잠재우기 안간힘
아침 신문들은 전 세계적으로 닥친 금융위기와 관련해 "(시장에) 과민반응 말고 냉정한 대응"(서울, 조선, 중앙, 동아 등)을 주문하는 한편, "정부에 신뢰 있는 위기대응 전략"(한국, 한겨레, 경향 등)을 요구했다.
일부 신문들은 시장의 불안 반응을 지나친 "집단 신경과민"이나 "심리불안이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에 비중을 뒀다.
▲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1면 에서 "공포가 또 다른 공포를 낳고… 자기 증식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위기 의식이 공포감으로 확산돼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이른바 '자기실현적 위기(self-fulfilling crisis)'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나친 위기 의식이 위기를 확산시킨다는 얘기다.
▲ 중앙일보 8일자 사설
중앙일보도 사설 에서 "지난 20여 년간 세계 금융시장을 휘저은 무모한 투기와 탐욕이 금융시스템을 파탄지경에 몰아넣었다. 정부의 실패도 이를 부추겼다"고 진단하면서도, "최근 시장 반응은 과민반응"이라며 "불과 3거래일 만에 환율이 143원이나 뛰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과도한 공포 심리에 따른 과잉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달러 가뭄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겪는 현상이다. 여전히 한국은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이고, 기업과 은행의 체질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재정적자는 미국·일본·유럽보다 훨씬 양호하다. 유가가 주저앉으면서 경상수지 흑자 반전은 이제 시간문제다. 달러 부족에 따른 현재의 혼란은 일시적인 마찰이지 한국 경제의 건전성 자체가 치명상을 입은 것은 아니다"라고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어 "이런 때는 정부와 통화당국이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는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하다. 청와대가 제기한 한중일 금융정상회담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신들, "세계 경제 침체 국면" 어두운 전망
그러나 마냥 불안을 잠재우기에 현실은 여전히 냉혹해 보인다. 경향은 1면 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아가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외신들의 위기전망을 자세히 전했다. 지난 6일‘블랙 먼데이’는 "시장의 글로벌 경기후퇴에 대한 공포를 단적으로 보여줬다"(월스트리트저널(WSJ)), "금융위기가 성장둔화로 이어져 모두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경기침체로 귀결될 것"(로이터 통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48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9%가 ‘올해 안에 미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했다는 내용이다.
▲ 경향신문 1면
경향은 "투자 신뢰도를 가늠하는 센틱스지수(10월 현재)가 2002년 지수 도입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로존도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버팀목으로 평가받아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도 경기둔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각국 정부 공조 유일한 대안… 이 정부 낡은 리더십 걱정"
한국일보도 1면 에서 "미국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후 최대의 경제위기,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제 동반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금융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구 정부의 대응과 선진국 중심의 공조 행보가 빨라지고 있지만, 패닉 상태의 조기 진화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현 단계에서 유일한 대안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조 뿐"이라며 "그러나 공조방향과 정책수단에 대해 선진국들이 아직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어 근원적 위기확산 차단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이어 사설 에서 "엄중한 대외환경 속에서 정부는 지금껏 시장과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며 "외환보유액이 2,400억 달러나 되는데도 외환유동성 위기 논란을 초래한 것 자체가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웅변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의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다르다고 말했으나, 환율은 급등했다"며 "시장 환경은 180도 바뀌었는데 정부의 인식과 대책은 10년 전에 머무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향 "한국정부, 날 저문 산에 이제 막 오르겠다고"?
한겨레는 5면 에서 "정부의 각종 조처가 오히려 금융시장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근거가 부족한 낙관과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도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더 떨어뜨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만수 장관이 7일 국감장에서 "현 상황은 신뢰의 문제보다는 경제적 요인에 의한 것이며 신뢰와 관계된다면 전 정부의 신뢰 문제"라며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은 사설 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국제적 흐름을 거슬러가면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감세안과 금산분리 법안 추진 등을 비판했다. 이어 "남들은 벌써 하산하고 있거나 하산을 준비하는데 우리 정부만 날 저문 산을 이제 막 오르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아, "'금모으기' 로 위기극복 가능" 낯뜨거운 구호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는 4, 5면에 기획시리즈 경제 공포의 확산 막아라에서, (4면)와 (5면) 제목으로 경제난국을 돌파법을 내놓았다.
▲ 동아일보 5면
실질적인 위기진단과 대응책 제시보다는 "외환위기 때 금모이기를 했던 정성의 절반을 쏟아도 위기 극복 가능하다"거나 "노조는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라", "(기업은) 어려울 때일 수록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거나, "국민은 이번 사태를 지나치게 과장되게 보지말고 국내 소비를 늘리고 해외여행 등을 자제해 달러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과거 국민 동원형의 위기 타계법을 연상케 했다.
경향, "경향도 89년 노조간부 5인 해직… YTN 사태, 구시대의 데자뷰" 비판
YTN 노조원 6명에 대한 해고 사태로, 이와 관련해 야당의 진상조사 요구에 여당이 거부하면서 7일 국정감사가 오후 늦게까지 정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자유선진당까지 이날 성명을 내고 YTN 사장 재선임을 요구했다. YTN 해고 사태가 정치쟁점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 경향신문 8일자 사설
경향은 7일자 사설()에서 "개탄스러운 것은 언론장악 욕심을 통해 드러나는 이 정권의 퇴보성, 반역사성"며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1989년 경향신문도 노조간부 5인이 해직당하는 사태를 겪었다. 당시 노태우 정권과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지만 회사가 내건 구실은 회사 명예실추, 경영권 간섭이었다"고 밝혔다.
경향은 "이 정권은 대통령, 방송통신위원장, 문화부차관, 여당 의원 할 것 없이 드러내 놓고 방송장악을 운위하고 있다"며, "사주와 광고주에 의한 언론자유 침해가 도로 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과거회귀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네이버·다음 압수수색… 한국 "정치적 의도"
검찰이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운영하는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네티즌들의 불법 음악파일 게제와 관련해 이들 업체를 고소한데 따른 것이라며, 불법 음악파일 유통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NHN와 다음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 한국일보 10면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포털 사이트 압박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수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수사로 인해 최근 이슈화하고 있는 '온라인 단속' 정책들의 도입이 가속화하는 것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이번 수사가 촛불시위와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등과 관련해 사이버 모욕죄 등 온라인 제어책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이 관측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다음의 경우 지난 8월 국세청 세무조사로 40억원을 추징당해 '포털 길들이기' 세무조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