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Travis
Subject [잡담] 진정 미칠 듯한 사랑을 해본게, 언제였나요?
여자친구와 1년 반의 관계를 본인의 의지대로 정리하고,
그래도 맘이 좋지 않다며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가 문득 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칠 듯한 사랑을 해본게 언제냐?"
곰곰히 생각에 잠겨봅니다.
언제였을까...
지금까지 몇번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만남.
그 속에서 정말 애절하게,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사랑을 해본게 언제였을까?
있기는 한걸까?
아니면 그 당시엔 정말로 미치도록 사랑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기억이 퇴색되고
그 사랑했던 감정조차 퇴색되어
그 때의 감정이 진정 사랑이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걸까?
"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언제였다고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건.. 없었던건가?
넌 언제였냐?"
" 10년 전, 스무살 때.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외에는... 진정 사랑이었는지 조차 모르겠어"
그냥 자기가 좋다니까,
외모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고, 마침 솔로였고,
그냥 만났다가, 정말로 그 아이가 좋아지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종종 철없은 행동에 짜증나고,
어느새... 같이 있는 것 조차 즐겁지 않게 되어버렸다는군요.
결국 크게 다툰 이후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고,
울며 매달리는 그녀에게 다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흔히 있을법한 연애 스토리.
저역시 "잘해보지 왜그랬냐?" 라고 되묻지 못한 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전개였기 때문입니다.
연애는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를 좋아해서 시작되는 경우가 드물죠.
먼저 한쪽이 시작하고, 그걸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순서로 이뤄지죠.
그리고 순조롭게 연애가 지속되면,
어느순간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시기가 생깁니다.
그 정점에 이루게되면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한쪽은 예전같지 않다고 투덜대고,
한쪽은 그런 본인의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를 혹은 상대방에게 부정하며
오히려 자신에게 집착하는 상대방에 질리기 시작하죠.
그 과정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이라고 서로 인정하며,
조금씩 노력하는 커플은 장기연애라는 길을 걷게되며,
반대의 경우는 결국 끝내게 되는 거겠죠.
끝낸 쪽도, 끝냄을 당한 쪽도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그렇게 길게는 몇달간 둘다 힘들어하며 조금씩 잊어가겠죠.
그리고는 언젠가 같은 일을 되풀이합니다.
이번엔 지난번과 다를꺼야.
난 지난 경험에 비추어 이번엔 반드시 잘 이겨낼꺼야 라며...
하지만 재밌게도 사람이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같은 일을 되풀이하게 되죠.
하지만 친구녀석은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될겁니다.
혼자가 된 이후엔 또다시 안좋았던 연애경험은 까맣게 잊고
이성을 찾는 본능대로 누군가를 찾게되겠죠.
그리고 또다시 같은 경험을 반복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겠죠.
지나간 연애 경험들은 그저 지난 일로 치부되어 버리고,
"내가 진정 미치도록 사랑했던 게 언제였을까?"
어쩌면 자신의 첫번째 연애를
'진정 미치도록 사랑했던' 기억으로 간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때는 그런 설레이는 감정과,
싸우면서 받았던 상처와, 그리고 죽고싶었던 이별의 통보가
모두가 처음이었기에 날아갈 듯이 기쁘고, 또 죽을만큼 아팠겠지요.
몇번의 만남과 이별,
그걸 통해 셀레임과 상처받는 것의 반복에 익숙해져버린,
그래서 진정한 사랑인지 조차 깨닫지 못할만큼,
친구와 전 나이들어 버린 것이겠죠.
조금 씁쓸한 기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진정 미칠 듯한 사랑을 해본게, 언제였나요?"
슬램덩크의 강백호 처럼,
"지금입니다!"
를 외칠 수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출처 : http://www.pgr21.com/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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