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도 시작한 사랑입니다.
그 사람은 말합니다.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은 결국 고통만 줄 것이라고.
여자는 대답합니다. 소유해야 꼭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내 사랑은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으니 안심하라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와 그녀는 진정 사랑했습니다.
언제나 서로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
그렇게 보낸 하루하루가 가고, 한달이가고, 두 달이 가고...
하지만, 시간의 시간이 거듭 지나가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발걸음이 그녀에게로 멈춰지기를 원했고,
그는 그리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합니다.
항상 이야기합니다.
"내가 뭘 어떻게 해달래?"
겉으로는 원하는 것이 없지만 항상 무언의 요구를 합니다.
서로에게 머물수 있는 자리를 내어줄 것을....그리고 그리할 수 없음에 늘 무너집니다.
그렇게 지내기를 하루, 이틀, 사흘....한달이 지나고, 또 지납니다.
걱정과 고민을 짊어지고 애써 만들어가는 사랑. 그들에게 아이가 생겼습니다.
선물을 받은 기쁨과 감사의 뒤로 걱정이 한아름 다가섭니다.
그와 그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를 지켜줄 수 없음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늘 가슴앓이 하는 그들에게 하늘은 더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함께 선물로 주었습니다.
여자는 고민합니다. 진정 사랑해서 얻은 귀한 선물일진대 정말 지킬 수 없을까.
내가 아이를 위해 과연 무얼할 수 있을까. 진정 방법은 그것뿐인가.
그는 아무것도 지켜줄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합니다.
고민끝에 여자는 아이를 먼저 보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삶을 정리하기로 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이룬 명예를 버리고,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부모와 형제를 버리고,
함께 공부하고 일하면서 쌓아 온 우정으로 똘똘 뭉쳐진 친구도 버리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여자가 떠난 뒤에 놀라고 당황할 사람들을 위해 미리 많은 업무를 처리합니다.
모든 것을 어느 정도 마쳤을때,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여자는 떠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여자가 떠난 뒤 그가 염려할 여러 가지의 것들을 생각해보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여자는 무엇 때문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것을 고민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가지고 이 바보 같은 여자는 그의 발목에 족쇠를 채웁니다.
그것을 풀어줘야 훨훨 날 것을 알면서도 그리하지 못합니다.
여자가 살기 위해 그가 꼭 필요하므로.
처음 그가 얘기 했던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은 고통만 줄 뿐이라던 그 말.
이제야 무슨 얘기인지 알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그가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이젠 예전처럼 가슴뛰어 하지도, 일분이라도 떨어져있게 될까 두려워하지도,
더이상 많은 사랑을 하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지도 않습니다.
여자는 두려워집니다. 조심스레 그가 말합니다.
"난 너에게 아무 의미가 되지 못하는것 같아. 그저 여러명 중의 하나일뿐이야.."
여자는 압니다. 결코 싫어서가 아니라 그게 그 남자의 고민 어린 결과임을...
함께 사랑을 만들어가는 동안 계속해서 멈춰지는 발걸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처음부터 알았던 그들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소리쳐 외칩니다.
"더이상은 안돼, 이제 멈춰야 할 때야!"라고. 잠시 시간을 두기로 합니다.
서로를 잠시 잊어보기로 합니다.
다짐을 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그리움 때문에 견딜수가 없습니다.
항상 포기하는 쪽은 여자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야속하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대로 죽자 차라리 죽어버리자. 그가 없다면 그만 사는 것이 나으니.
스스로에게 아무리 외쳐보지만 그럴 용기도 없는 여자입니다. 바보같은 여자입니다.
그는 어디 한 구석 흠 잡을데 없는 사람입니다.
착하고 성실했으며, 감성이 풍부하고, 재능도 많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꼭 필요한 위치에 서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합니다.
그를 필요로 합니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그는 귀한 사람입니다.
함께 있는 사람을 배려하며 아픔을 함께 나눌 줄 알고,
기쁠땐 자기 일보다 더한 기쁨으로 축하해줍니다.
그녀는 그가 언제나 자랑스럽습니다.
여자는 그를 진정 사랑합니다.
사랑 때문에 그가 아픈 것을 알면서도 그를 놓지 못합니다.
그가 없으면 꼭 죽을 것만 같습니다. 여자에게 있어 그는 호흡과 같습니다.
그가 떠난 자리자리마다 여자의 한숨 섞인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함께할 수 없는 시간내내 여자는 무의미한 시간을 애써 보내며 안타까운 시선을 감추지 못합니다. 많은 생각으로 복잡한 마음을 달래며 그와의 약속된 날을 손으로 꼽습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