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꿈이 흐릿해질때

원동현 |2008.10.15 02:38
조회 106 |추천 0

밤에 한참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동현아 형이야. 뭐해.

예 형. 저 시험공부하죠.

이렇게 시작된 형과의 한시간 남짓의 통화.

또 한번 나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사실 나는 하고 싶은 게 있다.

나는 그림을 배우고 싶다.

내가 그리고 싶어서가 아니고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거다.

디자인 계통으로 나가서 프리랜서로 뛰는 게 꿈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요리사로, 디자이너로, 수필가이자 작가로.

미술가로, 조각가로, 또 대중문화 평론가로,

카피라이터로, 광고크리에이터로 내가 하고싶은 일로

자유롭게 누비며 살고 싶은 게 내 꿈이다.

 

하지만 어떤걸로 돈을 벌어야 할지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다.

무엇으로 배를 채우며 살아야 할 지 나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형이 이런 질문을 했다.

 

너 편입 안되면 뭐할건지 계획은 있어?

음. 만약 편입 안되면요. 두가지 생각중이에요.

하나는 다시 도전하는 거구요

또하나는 설꼐 쪽으로 취직하는거에요.

 

음 동현아. 너는 조금 소극적인 것 같다.

진짜 하고 싶다면 도전해서 쟁취할 때까지 해나가야 되는거잖아.

넌 벌써 세상과 타협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형 말이 맞아요.

그동안의 실패를 많이 겪어 봤기 때문에

좀 더 무모하리만큼 도전적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어쩌면 현실과 타협. 형 말이 맞아요.

 

맞다.

나도 어릴 땐 끝까지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득 채운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현실의 두려움을 느끼게 됐고

제자리걸음으로도 만족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정작 가장 큰 문제점이 이건지도 모른 채 바보가 되어가는 줄도 모른 채.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나이는 먹어가지만 정작 내가 이루어 놓은 게 없다.

흔한 운전면허증도 없고 남들 다 가는 대학교에도 한방에 가지 못하고

이렇게 빌빌대고 있다.

 

형의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소극적인 나. 현실과의 타협.

정말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때가 온듯 싶다.

뭔가 더 강한 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중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