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라는 프랑스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책은 이 영화의 원작이라 볼 수 있으며, 영화 주인공 -9;장 도미니크 보비-9;의 자선적 에세이다.
장 도미니크 보비는 유명한 잡지인 -9;엘르-9;의 편집장으로 자신감과 활력으로 가득 찬 멋진 인생을 즐기던 소위 -9;잘 나가던-9; 사내이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찾아든 불청객, 뇌졸증.
그는 쓰러진 후 3주 후에 깨어나지만 자신의 육체에 갇혀버린 "로크드 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 환자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자기가 세상을 인식할 수 있는 길은 유일하게 깜빡일 수 있는 왼쪽 눈 뿐이다. 한쪽 청각도 잃어버리고, 뒤틀어진 입과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지.
자신의 육체 외부에 있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왼쪽 눈꺼풀 뿐이다. 한 번 깜빡이면 yes, 두 번 깜빡이면 no... 하지만, 그는 육체 속에 자신을 가둬두기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과 뜨거운 열정을 지녔다. 비록 육체는 움직일 수 없으나, 그에게 기억과 상상이라는 자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15개월 동안 20만번의 깜빡임으로 "잠수복과 나비"라는 에세이를 완성했다. 자신의 화려했던 시절, 가족에 대한 사랑, 사랑하는 이와의 일화, 뇌졸증 이후 타인의 시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 그러나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갇힌 육체 속에서 꾸는 무궁무진한 꿈들. 그 속에서도 삶의 대한 열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출간된 해인 1997년, 그는 사망했지만 그의 자유로운 정신은 이 책 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듯 하다.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여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상황을 넘어서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이야기들을 특유의 유머스러움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의 처지를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무래도 영화를 먼저 보고 나서 책을 읽어서인지, 장면 장면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무기력한가? 삶이 무료한가? 보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기력해졌으나,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육체 속에 갇혔으나, 우리는 무엇에 갇혀있는가? 보이지 않는 뭔가에 갇혀 스스로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삶의 에너지를 표출하라. 상상하라. 우리는 실현할 수 있다. 그가 20만번의 눈꺼풀의 깜빡임을 통해 그러했듯, 우린 온몸으로 실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