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네이트온 톡을 보다보니 이런 글이 올라오더라.
"전도사님과 맞짱 뜨고 왔어요."
어제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저와 함께 고등부를 담당하시는 교회 전도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잠깐 볼 수 있겠냐고... 집이 교회서 그리 멀지 않아서, 저는 잠시 후 교회서 전도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미적거리다가 다음과 같은 말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굵은글씨체가 접니다.) "김 선생, 선생은 그래도 교회서 꽤 오래 있었고, 그래도 우리 교회 죽 다니신 분들이나 교역자 분들은 선생 모르는 사람 없잖아. 그래서 다들 선생 믿고 있고 말이지." "......." "헌데 요즘 좀 안 좋은 소리가 들려서 그래. 나도 그닥 믿고 싶진 않은데......" "하고 싶은 말씀이 뭐지요? 말씀해보세요." "선생이 애들한테 천국이랑 지옥이 비유라고 가르쳤어?" "네. 그랬습니다." "아니 왜 그랬어. 알만한 사람이... 선생 원래 이런 사람 아니잖아..." "저는 인간을 그렇게 사랑하셔서, 자유 의지를 주고, 또 자기를 죽여가면서까지 구원을 주셨다는 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인간을 둘로 갈라 영원히 불 구덩이에 처박는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었습니다." " 그것뿐만 아니야. 성경이 무슨 잘려나가기도 하고 다른시대에 첨가되기도 하고 그랬다고 했어?" "그럼 아닙니까? 사실 아닌가요? 외경이 잘려나갔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잘려나갔다면 첨가되었을 수도 있는거고, 실제로 복음서 뒤 쪽 부분은 첨가된 부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건 한신대학교에서도 그리 가르치는 것으로 압니다만." " 그리고 하나님이 정말 바라는건 그냥 열심히 사는 거라고 했다며? 그건 아니잖아. 전도와 예배에도 열심을 내야지. 어째서 그냥 열심히 사는게 하나님이 기뻐하는거겠어." "아니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도와 예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이 주신 삶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죠. 예배와 찬양은 그 차후의 것입니다. 그것도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 아니죠." "그리고 말야. 교회가 성전을 짓는거에 대해 무슨 불만있어? 왜 애들한테 그걸 부정적으로 보게끔 가르친다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럼 교회가 성전을 크게 지어야합니까?" "뭐?" "교회를 크게 짓는 것이 중요하냐고 물었습니다." "성전을 크게 짓는건 솔로몬이랑 다윗 때도 그랬고..." "그건 구약의 일이죠. 구약은 그 당시 유대인들의 사회와 문화에 영향때문에 그들의 색깔에 많이 맞추어져 있잖아요. 신약에 예수님은 오히려 '네 재산을 너보다 헐벗고 불쌍한 이웃과 나누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언제 그 분이 '나와 제자들이 하나님 사업을 하니 헌금을 내라'고 하셨나요? 언제 성전을 크게 지으라고 하셨나요? 오히려 '너희 가운데 가장 못한 자 하나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해주는 것이다' 고 하셨고, 큰 성전에 연연하는 유대인들 앞에서 '내가 이 성전을 무너뜨리고 삼 일만에 다시 짓겠다'는 말씀으로, 돈을 들여 짓는 건물로서의 성전이 진정한 성전이 아니라, 내 마음이 성전이 되어야한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 "그럼 성전을 크게 지을 돈으로, 주변에 불쌍한 이웃들을 돕는게, 가장 예수님이 바라는 일 아닐까요?" "아니 그래도 성도들이 많아지면 한꺼번에 예배 드릴 장소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성도님들이 많아지면 다른 교회로 보내면 되지 않습니까. 꼭 그들이 우리 교회에서만 신을 만나는 것은 아니잖아요." "김 선생, 선생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 그건 말이지..." "저 아직 말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교회서 장로 권사 임직식에, 권사 임직 받는 분들에게 150만원씩, 장로 임직 받는 분들에게 1000만원씩 헌금하라고 공회 때 목사님이 임직받는 분들 모아놓고 직접 말씀하셨다던데, 저는 그것도 이해가 안 갑니다." "그 문제는 목사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잖아." "왜 말 못합니까? 교회서 직분주는데도 헌금이 필요합니까? 아 그래요. 물론 그런 자리에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헌금을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의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단돈 100원을 내도 그것이 내 정성이면 신이 받으시는 거고,또 여차하면 안 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액수를 이 정도는 내야 한다고 정해서 걷는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아니 그건, 임직식날 다른 교회 분들 초청하는데, 그 분들한테 선물을 드려야 하잖아. 그 선물 값도 그렇고, 임직받는 분들에겐 교회서 금반지 한 돈 씩을 선물하니까......" "됐습니다. 정말 커가면서 뭐 하나 하나 알아갈수록 실망만 늘고, 슬픈 생각만 듭니다." "어쨌든. 이제부터 애들한테 뭐 가르칠 때 조심 좀 해. 담임 목사님이랑 부목사님들이 선생 얼마나 믿고 계시는지 잘 알잖아. 선생 고등학교 졸업할 때도 교역자 분들이 얼마나 칭찬을 했다고." "저는 아이들에게 진실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아이들이잖아. 그리고 그건 교회서 가르치는 것과도 조금은 다르지 않아?" "아이들도 제 말을 이해할 나이가 됐고, 또 진실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무슨 욕을 하든,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을 가르칠 겁니다. 제가 아니면 우리 교회서 누구도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말씀 끝나신거 같은데 먼저 일어서겠습니다." 저는 가방을 메고 교역자 사무실을 돌아나오려 했습니다. 헌데 전도사가 아직도 할 말이 있는지 저를 불러세웠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얼토당토 않은 오해를 끄집어 내기 시작했습니다-_-
"선생, 선생이 그렇게 말할 자격이 되나?" "무슨 말씀이신데요?" "선생이 가르치는 반에 XX랑 좋아지내고 있는거, 아는 사람들은 벌써 알고 있어. 설마 선생 부모님이랑 XX이 부모님이 아시길 바라는건 아니지?" "그건 오해라고 지난 번에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제가 그 애에게 각별했다면 어디까지나 교사로서 학생에게 각별했던 것이고, 관심이 있었던 거 뿐입니다. 그 애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철없는 아이의 한 때의 생각일 뿐이고, 저는 그 애를 학생으로만 대했습니다. 헌데 왜 생각을 하고 해석을 해도 그런식으로 해석을 하시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그랬다는 사람이 저지난주에 그 애랑 둘이 밖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그래?" "원래 반 아이들 모두 저녁 한번 사주려고 했던건데, 당일 날 다른 애들이 약속을 모두 펑크내서 그랬습니다. 제가 이런 것까지 보고해야 하는 겁니까? 가보겠습니다.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든, 하지 않으시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저는 팩하고 돌아 나왔고 이렇게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_-;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서서히 테클이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제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고 있기에 하나도 겁은 나지 않습니다. 끝까지 맞서야겠죠. 저는 교회 내부에서 그들과 맞서겠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헌데 많이 씁쓸하군요... ----------------------------------------------------------- 참 어렵구나. 점점 세상은 각박해져가는구나. 교회가 욕먹는 것도 가슴아프지만. 더 가슴아픈건 교회가 욕먹어 마땅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게 성경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인이 당할 세상의 고난인가? 아니면 마땅히 받아야 할 욕인가? 교회도 왜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더 알면 알수록 환멸감이 들고, 안타까움만 생기는가? 교회도 사람들이 모여서 구성한 것이고 그 사람이란 것들이 모두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래도 밀려오는 실망감을 금할 길이 없구나. 더구나 세상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기독교에 대한 다른 해석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독일의 성경학자였던 슈라이마허가 성경을 다르게 해석해내면서 기독교가 사랑과 용서의 종교가 아닌 하층민의 저항과 자유가 그 본질이었다는 해석을 내놓았고 독일의 사회학자 오스왈드 스펭글러는 종교를 "독선" 이라고 해석했으며 "신은 죽었다." 라는 말을 남긴 철학가 프리드리히 니체는 진리는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 진리는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점점 무엇이 진짜인가 구별하기 힘든 세상에. 내게는 분명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는가? 알면 알수록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이...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어려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