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숲은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봄, 여름에는 신록과 녹음이 무르익고 가을, 겨울에는 단풍과 설경이 찾아든다. 지난 세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우리 곁에서 멀어져간 숲이 최근 그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생명력을 되찾고 있다. 숲 전문 시민운동단체인 생명의숲국민운동(www.forest.or.kr)이 추천하는 올 가을 찾아갈 만한 숲을 둘러본다.
◆ 경기 포천 광릉 숲
광릉 숲은 한반도 식물 자원의 보고이자 환경 보전의 산 교육장으로 일컬어진다. 1468년 조선 7대 왕인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산불이나 도벌 등 인위적인 교란 없이 보존되어 왔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기간에도 거의 훼손되지 않은 천연림으로 자연적인 천이 과정을 거치면서 온대 중부 지역의 천연 활엽수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안정된 단계인 극상림을 이루고 있다.
광릉 숲을 보존, 관리하는 국립수목원(www.kna.go.kr)은 100㏊의 전문 수목원과 1천18㏊의 천연 수목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 수목원은 수목의 특징, 용도, 기능에 따라 침엽수원, 활엽수원, 외국수목원, 고산식물원, 습지식물원,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시각장애인을 위한 식물원 등 15곳이 조성돼 있다.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천연 수목원 지역에는 약 800종의 식물과 함께 균류, 선태류, 장수하늘소와 같은 곤충, 크낙새를 비롯한 조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수목원 중앙에는 한국 산림과 임업의 어제와 오늘을 설명해주는 각종 자료가 전시된 산림박물관이 자리한다.
*찾아가는 길>>경기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다. 43번 또는 47번 국도를 이용한다. 예약자(인터넷이나 전화)에 한해 입장할 수 있으며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5천 명, 토요일은 3천 명으로 하루 입장 인원이 제한된다. 031-540-2000
◆ 강원 횡성 둑실마을 자작나무 숲
강원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 둑실마을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이다. 사진작가 원종호 씨가 1991년부터 자작나무 묘목 1만2천 주를 비롯해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관리해오고 있다.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 등 숲 주인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원 씨는 수년 전 자작나무 숲 속에 원종호 스튜디오, 기획전시관, 상설전시관을 차례로 개관해 '미술관 자작나무숲(www.jjsoup.com)'의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숲과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사진 강좌와 숲 속 음악회를 여는 등 문화 사각지대인 산골 마을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술관과 함께 카페, 펜션이 운영되며 산책로, 쉼터, 잔디밭이 조성돼 있다.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새말 IC를 빠져나와 횡성 쪽으로 약 4㎞를 달리면 우천면 두곡리에 이른다. 미술관 이정표를 따라 비포장도로를 오르면 흰색 수피가 아름다운 자작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033-342-6833
◆ 경북 울진 월송리 송림
월송리 송림(松林)은 한반도의 소나무 숲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다양한 수령의 금강소나무 1천여 그루가 단순림으로 자라고 있다. 해안가의 해송까지 포함하면 소나무가 수십만 그루에 이른다. 소나무 숲이 드넓은 백사장과 조화를 이루어 비경을 만들어낸다. 또한 주변 1㏊ 규모의 석호에는 노랑꽃창포 군락지가 위치해 생태적 가치를 더한다. 1982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됐고 현재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관리되고 있다.
월송리 송림은 신라 화랑들이 이곳에서 도락을 누리고 웅지를 키웠다는 이야기에서 보듯 그 내력이 유구하다. 조선시대 화단을 대표하는 겸재 정선과 김홍도의 작품에서도 그 아름다운 운치를 엿볼 수 있다. 2007년 생명의숲이 산림청, 유한킴벌리와 공동 주관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온라인 심사위원단이 뽑은 '아름다운 누리상'을 수상했다.
*찾아가는 길>>울진군 평해읍 월송리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울진까지 가장 짧은 경로는 원주, 영주, 봉화를 거치는 길이다. 불영계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봉화-울진 구간의 굴곡이 심해 야간 운전 시 유의해야 한다. 054-789-6901(울진군청 문화관광과)
생명의숲이 관악구청, G마켓과 함께 선보이는 숲 체험 이벤트이다. 관악산의 훼손된 숲길을 복원하고 자연친화적인 산행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숲길 가꾸기 및 숲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숲 생태계를 체험하고 숲에 대한 돌봄과 가꿈의 필요성을 느껴볼 수 있다. 문의 및 신청 02-499-6154(생명의숲 도시숲 팀)
◆ 경남 함양 상림
상림(上林)은 약 1천100년 전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천령군(함양의 옛 지명) 태수로 부임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치수림이다. 고운이 직접 지리산, 백운산에서 활엽수를 캐다가 함양읍 서쪽을 흐르는 위천의 둔치에 조성한 호안림(護岸林)으로 폭 80~200m, 길이 1.6㎞ 규모이다.
상림은 조성 당시 대관림(大館林)으로 불리며 홍수 피해를 막아왔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중간 부분이 파괴돼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 이후 하림에는 취락이 형성돼 숲은 사라졌고 상림만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노간주나무, 소나무, 측백나무 등 상록교목(常綠喬木)을 비롯해 120여 종의 나무가 자라며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돼 있다. 오솔길이 조성돼 가족, 연인이 대화를 나누며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함화루, 사운정, 초선정, 화수정 등 제각기 사연을 간직한 정자가 곳곳에 위치해 답보하며 쉬어갈 수 있다.
*찾아가는 길>>함양읍 운림리와 대덕리에 걸쳐 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 JC에서 약 10분 소요된다. 055-960-5163(함양군청 문화관광과)
◆ 전남 담양 관방제림
관방제림(官防堤林)은 대나무 숲으로 잘 알려진 죽녹원과 함께 담양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담양읍을 가로지르는 관방천 제방을 따라 약 2㎞에 걸쳐 수령 200년 이상의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이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다. 울창하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되었다. 보호수만 177그루에 이른다.
관방제림은 1648년 담양 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후 1854년 부사 황종림이 다시 제방을 축조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아름드리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며 수령은 최고 300년에 이른다. 전남의 임수(林藪)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마을 숲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찾아가는 길>>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에 위치해 있다. 죽녹원, 한국대나무박물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지척이다. 061-380-3150(담양군청 문화관광과)
◆ 제주 한경면 저지오름
저지오름(楮旨岳)의 명칭은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 제주시 서쪽 약 42㎞ 지점에 위치한 한경면 저지리의 오름이라는 뜻이다. 해발 239m의 우뚝 솟은 저지오름을 중심으로 5개의 마을이 모여 있다. 조선시대 초까지 저지리의 지명은 닥모루(닥몰)이었는데, 이는 닥나무(楮)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저지오름은 둘레 약 800m, 깊이 약 62m의 가파른 깔때기형 산상분화구를 갖고 있는 화산체이다. 오름 각 사면에는 해송이 잡목과 함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1960년대 마을 주민들이 해송과 삼나무를 직접 식재했다. 약 35㏊에 해당하는 오름 전 지역에 소나무, 삼나무, 팽나무, 육박나무 등 220여 종 2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또한 분화구 안에는 낙엽수림과 상록수림이 울창한 자연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리수나무, 찔레나무, 닥나무 등이 빽빽이 우거져 있어 화구 안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다. 3.8㎞ 길이의 숲길을 따라 오름의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정상에 오르면 차귀도 등 주변 바다의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허리 숲길은 1970년 설치된 방화선을 2005년 산책로로 새롭게 정비했는데 오름 특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한경면 저지리 저청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다.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50분 소요된다. 064-728-2753(제주시청 관광진흥과)
◆ 제주 구좌읍 비자림
제주 구좌읍 곶자왈 지대에 형성된 비자림(榧子林, 천연기념물 374호)은 국내 최대의 비자나무 군락지이다. 지름 6㎝ 이상의 비자나무 2천800여 그루 등 모두 1만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평균 수령 320년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고려 예종 11년(1117)에 싹이 텄다. 지름이 180㎝에 이르는 거목도 볼 수 있다. 예덕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자금우, 쇠고사리 등 식생이 다양하며 풍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난이 자생한다.
주목과에 속하는 비자나무는 무늬가 좋고 재질이 뛰어나 예부터 고급 가구를 만드는 데 이용됐다. 또한 열매는 임금에게 진상되던 건강식품으로 기생충을 예방하고 눈을 밝게 하며 양기를 돋운다고 알려져 있다. 특유의 향을 내뿜어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 속을 거닐면 피로 해소와 함께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찾아가는 길>>한라산 동쪽 능선 끝자락에 해당되는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다.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50분 소요된다. 자태가 아름다운 기생화산(오름)인 월랑봉, 아부오름, 용눈이오름이 가깝다. 064-783-3857(비자림 관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