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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울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전쟁터였던 1953년의 두 소년이야기, 하지만..

박철원 |2008.10.28 11:28
조회 154 |추천 0

 

  한국전쟁 직후의 시대를 그린 최초의 영화라는 타이틀을 지닌가 그 첫 언론시사회를 가지게 되었다. 과거, 들의 영화가 한국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는 폐허가 된 도시에 절망과 재건의 활기를 공존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다.  

  1950년 6월에 발발해 3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은 휴전으로 끝을 맺었지만 처참했던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모두에게 전쟁은 아직 진행형일 수 밖에 없는 시대이다. 10만 명의 전쟁고아가 거리를 활보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도시로 모여들어 시장과 번화가를 만들었지만, 긴 전쟁으로 당장 입고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이다. 지나가는 미군을 보면 바지자락을 붙잡고 "기브 미 쪼꼬렛"을 외쳤고, 영화 속 종두와 태호는 이 혼란의 시대에서 스스로 살아 남기 위해 목숨을 걸고 미군물품을 몰래 내다팔며 어른들과 살벌한 경쟁을 벌인다. 이러한 모든 시대적 배경과 상황이 바로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전쟁터임을 말해주는 1953년의 시대적 모습이다. 그 모습이 바로 이 영화의 상황을 말해주는 무대가 된다.  

  사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로 알려진 일본의 유명 소설가 기타카타 겐조의 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의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두 소년의 생존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감독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 것이 한국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우리의 그 당시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시작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배형준 감독은 간담회에서 "일본 작품이 원작이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상황은 한국과 많이 닮아 있다. 차이가 있다면 쌀을 밀매하는 것은 일본엔 정확한 고증이 있지만 한국엔 쌀값이 폭등했던 자료가 있다. 또 암시장 부분은 상상에 근거했다"며 역사적 고증으로 인하여 영화 스토리의 리얼리티가 있음을 밝혔다.   는 한국 영화에서 최고 흥행작품으로 평가 받는 의 한지훈, 김상돈 작가를 섭외하여 그 각본을 맡게 함으로써 그 흥행 여부와 작품성에서 이미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해방 후 한국전쟁까지 그 시대를 힘들게 살아야 했던 형제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었던 두 작가의 스토리는 이미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후 전쟁고아들이 넘쳐나면서 한 공사 현장에는 어린 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다. 세상을 가잔 자가 되고 싶은 똑똑하고 명석한 태호(송창의)와 세상에 강한 자가 되고 싶은 종두(이완)은 수용소 시절부터 지내온 친구 사이다. 어느날 자신들이 일하던 건설현장의 사장이 미군 군납 물품을 빼돌린다는 사실을 알고 그 물건을 훔치기로 한다. 물건을 훔치는 데 성공한 두 사람은 조금 더 욕심을 내다 그만 잡히게 되지만 태호의 빠른 판단 덕에 더 큰 밀수 조직인 만기파에게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렇게 만기파 밑의 시장통에서 밀수품 장사를 하게 된 태호와 종두는 몰래 자신들이 훔친 군납 물품등을 같이 팔면서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화폐 가치가 점차 떨어지고 쌀값이 폭등하는 현실에 돈이 아닌 쌀을 모으기로 결심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군납 물품으로 쌀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시장통에 있던 전쟁고아들을 모아 장사를 시작한다. 장사는 성공적이며 이제 거리의 고아가 아닌 가족으로 뭉친 소년 패거리들은 삶이 즐거워진다. 쌀은 계속 모아지고 그들은 더 이상 굶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비열하고 냉혈한인 만기파 중간보스인 도철(이기영)에게 발각되며 이들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하루 빨리 모아두었던 쌀을 처분하고 이 시장을 떠야만 한다. 결국 그들은 더 이상의 장사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쌀 처분을 위해 마지막으로 시장을 찾는다.   예고편을 보면 이 영화, 참 괜찮은 시대극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는다. 두 친구의 상반된 캐릭터가 결말 부분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컸던 그 시절의 처절함이 어떻게 묻어날지, 가난과 고통의 시대를 살았던 그 시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공감을 줄지 등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공허함에 빠지게 된다.  

  분명 그 시대의 생존의 전쟁터라는 말은 공감이 가지만 영화가 처절하지는 않다. 두 주인공인 태호와 종두의 꼬여버린 운명과 그들의 생존하는데 있어 걸림돌의 장치들이 영화의 흐름에 자리잡고 있지만 긴장감이 떨어진다. 영화의 배경과 시대적으로 저렇게 살야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미디어와 기성 세대들의 증언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 처절함과 비통함, 그리고 약자의 설움의 강도가 작았다는 뜻이다.   태호와 종두, 그리고 소년패거리의 유일한 여자애였던 순남(박그리나)의 삼각구도는 영화가 결말에 치닫는 동안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또한 태호와 종두의 상반된 캐릭터의 설정 또한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갖는데 의미가 없다. 두 친구의 갈등, 세사람의 삼각구도, 소년 패거리들을 방해하는 인정사정없는 만기파 깡패들 까지도 그 강도가 영화의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일조하지 못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연극을 보는 듯한 또박또박한 발음과 너무나 바른 생활 말투들도 그 시대의 처절함과 험악한 분위기를 느끼게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이기영의 독기있는 살벌한 연기, 안길강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은 볼만하다. 그렇지만 몇몇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영화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안타깝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갈등과 영화의 결정적 스토리를 지배하는 주변 상황 설정이 약하기에 영화 스토리의 감성 그래프가 너무나 평행선이란 느낌을 받는다.  

  '1953년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두 소년이 살아남기 위해 비정한 어른들에게 맞서야 했던 눈물과 액션의전쟁 휴먼드라마'라고 밝힌 를 굳이 건방지게 내가 한 줄 표현을 해보자면 이 영화는 "살기위한 전쟁을 치뤄야 하는 그 시대의 소년들의 이야기, 하지만 그 속에는 눈물과 액션이 아닌 다큐가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극적 구성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너무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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