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이 KBS '낭독의 발견'이라는 프로그램 녹화를 했는데
이 방송에서 2003년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한 편지를 낭독했다고 해요.
자신이 생애 처음으로 닥친 큰 시련은 어머니를 잃은 것이라며
당시 슬픔에 실어증에 가까운 증세를 보였고 집에만 틀어 박혀 생활했었다고
고백하면서 당시 책을 통해 위안을 받고 애써 밝아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머니를 떠나보내 아픔은 쉽사리 아물지 않았다고 밝히며
당시 마음을 고백한 일기를 낭독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고 합니다.
김민선의 '어머니에게 쓴 편지' 전문입니다.
"엄마, 오늘 둘째 언니가 누구 생일도 아닌데 미역국 끓여 줬다.
그래서 맛있게 먹다가 문득 김치와 함께 엄마 생각이 났어.
엄마 잘 지내시죠? 잘 지내야지 우리 엄만데.
엄마 있잖아 김치가 맛이 없어, 창피하게끔 우리 김치 사다먹는다.
다 사다먹어 배우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겉절이 모두 다.
엄마 생각나? 엄마 김치 만드시다가 막내가 장난쳐서 채칼에 엄마 손 반이나 베였잖아.
뼈가 보이는 대도 대충 지혈만 하고 끝까지 김장 김치 담으셨잖아.
그게 다 뭐라고. 그때 그 억척같던 엄마 모습에 나 몸서리 쳤었는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내 가슴 속 깊이 각인돼 버렸나봐. 그래서 문득문득 이렇게 감정이 복 받치나봐."
"보고 싶다 엄마야. 내가 이렇게 엄마를 사랑하는지 이제야 깨달아.
엄마 딸이라는 것을 하루에도 나 수십 번 느껴.
이런 모습은 닮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나 그러고 있다 엄마. 엄마 너무 그리워"
"사무치게 보고 싶단 말이 이럴 때 쓰는 건가봐. 우리 그런 날도 있었다.
엄마가 가시고 난 뒤 냉장고에 남은 엄마 손 맛 김치들 아까워서 못 먹고 아끼고 또 아끼고
그러다 곰팡이가 펴서 그래도 버릴 수가 없어서 두고 두고 또 두고"
"이럴 줄 알았다면 이런 거였는지 알았다면 있을 때 좀 잘 할 걸 그랬어.
그치 엄마. 있을 때 좀 잘 할 걸.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 엄마. 막내 딸 민선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