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는 여자, 용서하지 않는 여자
후미에는 제약회사에 근무한 지 5년이 되어 2주간의 장기휴가를 얻었다. 해상 오두막이 있는 몰디브에 이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던 그녀는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몰디브로 여행을 온 남자와 알게 되어, 일본에 돌아오고 나서도 교제를 계속했다. 3년간 교제를 하며 슬슬 결혼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후미에는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째서 그런 짓을 했는지 후미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해주었는데, 도대체 왜! 그러나 차츰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자, 자신을 배신한 남자를 용서할 수 없어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헤어진 후에도 후미에는 그 남자를 계속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소노코는 4년 넘게 사내연애를 하고 있다. 회사 동료 몇몇은 알아차린 것 같지만, 소노코는 사내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숨기고 있다. 상대는 대학 1년 선배로 사내에서 평판이 좋은 남자다. 빼어나게 잘생긴 남자는 아니지만 말주변이 좋아 인기가 많다. 하지만 때때로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남자는 소노코에게 '일 때문에 잠깐 상담을 해주었던 것뿐이야' 라는 흔한 변명을 한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 추궁하는 일 없이 소노코는 결국 용서한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정말 사랑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오히려 자신을 타이른다.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후미에와 같이 오랫동안 사귀어 온 남자를 한 번의 바람으로 버릴 수 있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여자가 얼마나 감정에 강하게 지배받는 존재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감정적이고 결벽증이 있기때문에 단 한 번의 바람도 절대 허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뇌생리학적으로 말하면, 후미에와 같이 배신한 연인을 용서할 수 없는 여자는 감정과 결부된 기억을 제거할 수 없다. 감정과 기억은 강하게 결부되기 쉽다. 대뇌에는 기억과 관련된 해마라는 신경세포가 밀집된 부분이 있는데, 그 근처에 1센티미터의 크기의 편도체가 아몬드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편도체는 감정 감지기이자, 감정 분석기다. 즐겁거나 슬프거나 하면 이곳이 자극을 받고, 그 자극이 해마로 전해져 그때의 기억이 매우 선명하게 남는다.
시험공부를 할 때 공부했던 것들을 하룻밤 사이에 잊어버리는 것은 거기에 감정이 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분노로 자극받은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여자는 왜 과거에 계속 연연해하는 걸까' 라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감정에 의해 강조된 기억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여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용서하고 잊는 것이 어려워 후미에처럼 남자를 버리고 만다.
소노코와 같이 상대의 잘못을 잘 용서할 수 있는 여자는 편도체가 쉽게 자극을 받지 않는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용서를 잘 해주는 여자라도 어느 날 갑자기 과거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라 남자에게 과거의 실수를 추궁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여자가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지 않도록, 남자는 항상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