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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배경우 |2008.11.04 12:48
조회 102 |추천 0

나는 오늘날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적 세계적 사회적으로 불평등과 불합리가 있고,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 알력 침략 그리고 침략에 대한 보복으로 크고 작은 전쟁이 그칠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의 불안과 도덕의 타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서는 전쟁이 그칠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원리의 발견과 실천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민족이 담당한 천직이라고 믿는다.

이르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리, 삼천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스스로 굽히는 마음이 생겨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모욕하는 일이다. 우리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우리가 주연배우로 세계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민족이 옛날의 그리스민족이나 로마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 그러한 일을 한 적이 없었으니 그것을 몽상이라고 하지 말라. 일찍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는 것을 낙으로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쓴다면 30년이 못 되어 우리민족은 괄목상대(刮目相對) 할 것을 확신하는 바이다.

 

 

자유와 부자유가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법이 어디서 오느냐 하는 데에 달렸다.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오고,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어떤 개인 또는 계급에서 온다. 개인에서 오는 것을 전제 또는 독재라 하고, 계급에서 오는 것을 계급독재라 하는데, 통칭 파쇼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독재의 나라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독재국가에서는 정권에 참여하는 계급하나를 제외하고는 다른 국민은 노예가 되고 마는 것이다.

독재 중에서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즉 철학을 기초로 하는 계급독재다. 군주나 기타 독재자의 독재는 그 개인만 제거되면 그만이거니와, 다수의 개인으로 조직된 한 계급이 독재의 주체일 때는 이것을 제거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니, 이러한 독재는 그보다도 큰 조직의 힘이거나 국제적 압력이 아니고는 깨뜨리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나라의 양반정치도 일종의 계급독재이거니와 이것은 수백 년 계속했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일의 나치스의 일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계급독재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철학을 기초로 한 계급독재다.

수백 년 동안 조선에 행해온 계급독재는 유교, 그 중에서도 주자학파의 철학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다만 정치에 있어서만 독재가 아니라 사상 학문 사회생활 가정생활 개인생활까지도 규정하는 독재였다. 이 독재정치 밑에서 우리민족의 문화는 소멸되고 원기는 마멸된 것이다. 주자학 이외의 학문은 발달하지 못하니 이 영향은 예술 경제 산업에까지 미쳤다.

우리나라가 망하고 민력이 쇠잔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실로 여기에 있었다. 왜냐하면 국민의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사상과 경륜이 생기더라도, 그가 집권계급의 사람이 아닌 이상, 또 그것이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는 범주 밖에 나지 않는 이상 세상에 발표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싹이 트려다가 눌려죽은 새 사상, 싹도 트지 못하고 밟혀버린 경륜이 얼마나 많았을까. 언론의 자유가 중요한 것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직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만 진보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든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이 좋아하던 마음이 어질고 후덕하다는 것이다.

이럼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 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도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것이다.

이상에서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거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중국)의 기자(箕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였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도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않겠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몸소 국민교육에 종사할 날도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바라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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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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