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으세요? 저도 잘 있답니다. ... 이따끔 정신없이 웃다가 알 수 없는 슬픔에 밀려 고개숙이고는 멍하니 가슴 한 구석을 쳐다보고 그래도 저의 조그만 심장이 변함없이 부끄럽게 뛰는 것을 느끼고 사는 것이란 참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쁘고 싶어도 슬플 때도 있고 슬프고 싶어도 기쁠 때가 있고 오늘의 양식을 먹고 싶지 않아도 배가 고파서 늦은 저녁 허우적허우적 먹어대는 저의 손을 발견하곤 합니다. 또 어느 날은 하루 왠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는 모르지만 실없이 웃는 날도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것은 저의 뜻대로 참 되지 않기에 어떻게 보면 아름다울 수도 있겠구나. 이런 모순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삶에서 저는 무엇을 찾으려는 걸까요? 무엇을 잃어버린 지도 모른채 주머니만 이리뒤적 저리뒤적 거리다가 이제는 대상의 존재보다는 상실이라는 의미가 제게 준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대상을 찾는 것조차 버렸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잘 있으세요? 저도 잘 있답니다. ... 어떤 사람들은 못 만나서 죽을지경이고 어떤 사람들은 만나서 죽을 맛인 것을 보면 만남이라는 것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어떤 만남은 아쉬움을 낳게 하고 어떤 만남은 슬픔을 낳으며 어떤 만남은 화를 낳게 합니다. 하지만 만남이 어찌되었건간에 모두가 헤어짐이라는 한줄기 강으로 모입니다. 그러다가 다시 구름이 되어 다시 만남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 내리게 합니다. 그것이 윤회라는 것일 겁니다. 윤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는 것이죠. 잘 있으세요? 저는 당신이 주신 만남과 헤어짐처럼 잘 있다가 못 지내고 못 지내다가도 잘 지낸답니다. ... 하지만, 저는 이렇게 지내도 당신만은 늘 잘 있기를 바랍니다. 푹푹 눈이라도 나렸으면 하는 밤에 옛 편지를 펼쳐보고는 알 수 없는 기분에 끌려 추억을 잠시 꺼내어 봅니다. 낡아도 좋은 것이 사랑이라는 그 말만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오래동안 남았으면 하는 진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