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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좋은 배우 이완, 소년에서 청년으로[인터뷰①]

배지은 |2008.11.15 14:52
조회 80 |추천 0


강렬한 눈빛과 풋풋한 미소로 데뷔 6개월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차며 단시간에 청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이완. 그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지에서도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으며 배용준, 송승헌을 이을 신 한류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스즈키 아미와 함께 출연한 후지TV 드라마 ‘목련꽃 아래에서’와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로 인지도를 높이며 현지 팬클럽이 창단 되는 등 일본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완은 한국 영화 데뷔작인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위해 몸무게를 감량하고 수개월간 액션 연기 지도를 받으며 맹연습한 끝에 소년들의 리더 종두로 다시 태어났다. 흙 바닥을 뒹굴고, 불 붙은 몽둥이에 화상을 입고, 병으로 수 차례 머리를 맞아가면서도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해내 스탭들의 감탄을 자아냈던 이완의 성실함과 연기에 대한 열정은 인간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종두의 모습과 닮아 있다.

-첫 영화 데뷔작으로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그동안은 주로 드라마 쪽에서만 활동해 왔기 때문에 나의 첫 영화로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드라마 쪽 관계자분들은 나를 아시는 분들이 많지만 영화 쪽 관계자분들은 김태희 동생 이완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계시거나 채널 돌리다 얼굴이 좀 익은 정도가 아니겠나? 그래서 영화 쪽 관계자분들께 나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원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일단 시나리오가 굉장히 탄탄했고 캐릭터적인 면에서도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부분이 많아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 나의 첫 영화로는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았다.(웃음)

-앳된 외모와 강렬한 눈빛 때문인지 배우 이완이 연기했던 인물들은 다소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소년성을 간직한 캐릭터들이 많았다. 이번에 연기한 종두 캐릭터 역시 그 같은 연장선상에 잇는 것으로 보여 지는데.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나를 처음 캐스팅하셨던 이장수 감독님은 공허하면서도 사연을 담은 듯 슬퍼 보이는 내 눈빛이 참 좋다고 하셨다. 그렇게 첫 드라마로 주목을 받은 이후 들어왔던 작품들 중엔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들이 많긴 했다. 헌데 나 역시 그런 드라마틱하고 어두운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이번 종두 역도 그래서 끌렸고.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이완 하면 떠오르는 명확한 스타일이 없지 않나. 어떤 배역을 놓고 이 역할은 정말 이완이 딱이네 라고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색깔을 갖고 싶다. 그래서 아직은 변화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나?

▲그렇진 않다. 어릴 때는 다혈질적인 성격이 있었는데 커가면서 오히려 말 수도 적어지고 화가 나도 겉으로 표현하기보단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영화는 전체적으로 조명도 어둡고 인물에 깊이 들어가는 클로우즈업 삿도 많다. 특히 이완씨가 연기한 종두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데 익숙치 못 한 사람이다 보니 그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그 진심을 읽어내게 된다. 그래서인가? 이완이란 배우의 표정연기가 눈에 띄더라.

▲ 내게 저런 표정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나도 놀라면서 본 장면들이 있다.(웃음) 기술적으로 어떻게 쳐다보고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지 하는 계산을 하고 연기한 장면들은 아니다. 그냥 내가 느끼는 데로 자연스럽게 나온 연기라 더 리얼한 표정이 많았던 것 같다.

-영화 속 종두와 태호는 캐릭터의 성격상 대척점을 이루는 부분이 많다.

▲사실 시나리오 속 종두는 영화보다 더 진지하고 굉장히 딱딱해 보이는 캐릭터였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표정도 많지 않은 아이라서 그런지 글로 표현됐을 때는 그냥 멋있게 읽고 갔음에도 연기를 하면서는 너무 딱딱하다고 느껴져 관객들이 정을 붙이지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캐릭터에 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 진지하지만 어딘지 아이 같은 모습이 남아 있는 인물로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부분이 있었다. 왜 종두는 늘 한쪽 다리만 바지를 걷고 있을까? 한 두씬에서만 등장했던 설정이었다면 그냥 감독님의 디렉션이거나 그 장면에 따라간 연출이었을 거라 생각했을 텐데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설정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배우의 생각일 꺼라 짐작했다. 내 생각이 맞나?(웃음)

▲맞다. 좀 유치할 수 있지만 내 아이디어다.(웃음)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종두란 애는 항상 말과 행동이 틀린 아이다. 그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여서 화면 속에서 역동적으로 보이고 싶었다. 바지가 일자로 떨어지면 어쩐지 너무 가지런해 보이고 종두란 아이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셔츠의 옷깃도 한쪽으로 꺾어 입었다.(웃음) 머리 같은 경우도 처음엔 감독님이 종두가 싸움을 잘 하는 아이니까 강해보이는 이미지를 위해 삭발을 하자고 제안하셨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그 당시 머리를 깎을 수 있는 아이는 태호처럼 학교도 다니고 잘 사는 집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종두 캐릭터의 역동성을 살리려면 삭발을 하는 것 보다는 움직임에 따라 선을 만들어주는 긴 머리가 더 나을 것 같았다. 다행이도 창의 형이 먼저 삭발을 감행하면서 내 머리는 온전할 수 있었다. 나중에 감독님도 촬영하시면서 종두가 머리를 자르지 않길 잘 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종두의 경우 자신과 가족 같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힘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캐릭터인 만큼 유독 액션 신이 많았다.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다 보니 그동안 연기했던 작품들안에서 액션신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 같다. 그래도 체육학과 출신이라 평균 남성들의 실력보다는 좋지 않겠냐는 자신감은 있었다.(웃음) 이번 영화에서도 2개월 이상 훈련하며 단단히 준비해 왔는데 신재명 무술 감독님이 액션을 할 때 종두의 성향에 맞는 감정이 들어간 액션신을 잘 끌어내 주셔서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었다. 다만 청계천 막싸움 신은 밤에 일어나는 장면이라 컴컴한 개천에서 뛰려니 돌에 긁혀 상처가 많이 생겼다. 아직도 허리에 흉터가 남아 있다.

-이완씨의 경우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감독님이 깜짝 캐스팅하기 전 까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았던 것으로 안다.

▲그랬다. 원래 배우란 직업이 다른 사람 앞에 나서야 하는 직업이지 않나. 하지만 나는 나서고 표현하는 성격이 못됐다. 다만 내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내재된 지점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6-7살 때면 아주 어린 나이인데 홍콩 느와르를 빨리 접한 편이었다. 그런 류의 영화에 푹 빠져서 성냥깨비를 물고 주윤발 흉내를 내기도 했다. 또 초,중 고등학교때까지 굉장한 드라마 광이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틱한 드라마, 미니시리즈 같은 것들은 하나도 안 빼놓고 봤다.

-그 나이때 남자애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웃음) 드라마보단 게임이나 운동에 집착하지 않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다. 그래서 낮에는 운동하고 밤에는 드라마를 봤다. 그 때문에 식구들에게는 아줌마도 아니고 왜 그렇게 드라마를 보냐고 놀림 아닌 놀림을 받긴 했었다.(웃음)

-본인이 생각하기에 왜 그렇게 드라마에 빠져 있었던 것 같나?

▲그냥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연기를 해 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봤나?

▲해보긴 해봤다. 그냥 드라마로 볼 때는 연기가 쉬어 보이더라.(웃음) 이장수 감독님에게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도 쉬어 보여서 수락했다. 근데 해 보니까 장난이 아니더라. 너무 어려웠다. 첫 데뷔를 ‘천국의 계단’으로 했는데 그 전에 단 한 번도 카메라 앞에 서 본적이 없던 상황에서 1년 정도 트레이닝을 받고 바로 시작했다. 당시 드라마 초반 5-6회까지 등장했는데 15주 촬영기간이 마치 15개월처럼 느껴졌다. 손짓, 눈짓, 몸짓이 다 너무 힘들고 어색해 감독님께 혼나면서 촬영했다.

-갑작스럽게 연기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 하라며 누나나 나를 자유롭게 키우셨다. 한 번도 무언가를 억지로 시키시거나 강요하신 적이 없다.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감사한 부분이 많은 환경이었다.

-그럼 누나 김태희씨의 경우도 연기하겠다고 했을 때 전혀 반대가 없었던 건가?

▲누나 같은 경우는 여자고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이지 않나. 워낙 주변에서 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처음엔 그냥 스스로 못 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다 어학연수를 6개월 정도 다녀오더니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 한번 해 보겠다고 해서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다.

-주변 친구들의 경우 이완씨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에 대해 어떤 반응들을 보이던가?

▲사실 친구들에게 쪽팔려서 데뷔전 트레이닝을 받던 기간에 영어 학원 간다고 거짓말하고 연기 학원 다녔다. 친구들이 사정도 모르고 영어 학원 다닌다면서 왜 이렇게 못 하냐고 핀잔도 많이 줬다. 그러다 ‘천국의 계단’ 방송이 나가자 너 맞느냐고 다들 전화오고 난리가 났었다.(웃음) 그리고 공통된 반응이 내가 되게 불쌍해 보이더라는 것이다. 촬영현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었나 보다.(웃음)

-첫 작품에서부터 굉장히 워낙 엄한 감독님을 만난 셈인데 그렇게 쉬워보이던 배우라는 길이 갑자기 두려워지진 않았나?

▲고생스럽고 두렵긴 했는데 그래도 고만두겠다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웃음) 사실 내가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들은 정말 무서운 감독님들이 많으셨다. 오랫동안 방송계에 계셨던 분들이라 굉장히 세시다. 다른 배우들은 다시는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할 수 있다. 그런 분들은 소위 말하는 카메라가 돌면 같이 돈다는 분들인데 그만큼 연출력이 감성적이고 어느 한 부분에서 뛰어나신 분들이다. 무엇보다 그 분들이 나빠서 뭐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다 작품과 나를 위해서 인거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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