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눈빛과 풋풋한 미소로 데뷔 6개월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차며 단시간에 청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이완. 그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지에서도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으며 배용준, 송승헌을 이을 신 한류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스즈키 아미와 함께 출연한 후지TV 드라마 ‘목련꽃 아래에서’와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로 인지도를 높이며 현지 팬클럽이 창단 되는 등 일본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완은 한국 영화 데뷔작인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위해 몸무게를 감량하고 수개월간 액션 연기 지도를 받으며 맹연습한 끝에 소년들의 리더 종두로 다시 태어났다. 흙 바닥을 뒹굴고, 불 붙은 몽둥이에 화상을 입고, 병으로 수 차례 머리를 맞아가면서도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해내 스탭들의 감탄을 자아냈던 이완의 성실함과 연기에 대한 열정은 인간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종두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완이라는 배우를 세상에 알린 ‘천국의 계단’을 통해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천국의 계단’을 찍기 전 까지는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달라진다는 말을 실감했다. 당시 촬영을 워낙 하드하게 끝내고 난후라 내 촬영분량이 없는데도 한동안은 습관처럼 새벽 6시에 잠에서 깨곤 했는데 순간순간 촬영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걱정되기도 했다.(웃음) 어쨌든 방송이 나가고 모든 게 바뀌어 버렸다. 방송 사상 유례 없이 아역 3회 출연하고 바로 다음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게 됐다. KBS에선 일정이 빡세기로 유명했던 전설적인 작품인데 ‘백설공주’라는 드라마였다. 그 스케줄대로 지금 촬영하라면 못 할 것 같은데 그때는 몰랐으니까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다시 공백기 없이 SBS에서 하는 드라마에 출연한 후 그해 KBS와 SBS 신인남자연기상을 받았다.
-정말 숨 가쁜 한 해였을 듯하다.
▲그렇게 숨 가쁜 한 해를 보내고 난 후에야 뒤를 좀 돌아보게 됐고 내가 연기를 하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며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한 의식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 이후로는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닌 대본을 분석하고 내 나름대로 캐릭터에 대한 생명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며 연기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이렇게도 위안을 삼았다. 나는 아직 어리고 또 신인이고 성장해 가고 있는 상황이니까 실수하고 또 조금 부족해도 너그럽게 봐주시지 않을까.(웃음)
-이미 각 방송사 신인상을 모두 흽쓸었는데.(웃음)
▲MBC는 아직 못 타서.(웃음) 근데 이번에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나랑 동갑이거나 나보다 나이 어린 기자분들이 많으셔서 상당히 놀랐다. 이제는 진짜 어린 배우라고 말해선 안 될 것 같더라.(웃음)
-평생 연기만하며 살겠다는 확신은 안 서나?
▲모르겠다. 솔직히 나이 4-50대가 돼서까지 고생할 자신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웃음) 노후는 기름진 음식 먹으며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고.(웃음) 일단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또 내가 좀 많이 긍정적인 편이다. 일하다가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날 밤 잠이 들고 시간이 좀 지나다보면 고민했던 문제들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해결돼 있을 때가 많았다. 그런 것에 위안을 삼으며 그냥 튼실하게 순간순간마다 내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물론 어떤 분들은 배우가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노력하며 성취하려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인생관 혹은 성격의 차이일 수도 있다.
-필모그래피를 쭉 돌아보면 트레이닝 기간이 짧았던 배우임에도 연기적인 면에서 큰 논란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랬던 것 같다. 악플 같은 경우도 연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누나 김태희씨의 경우는 연기력면에선 대중들에게 이완씨보다 조금 더 가혹한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근데 누나 본인은 그런 평가나 악플에 대해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다. 나 역시 그런 평가에 대해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두 분다 예민한 성격은 아닌 듯하다.
▲누나와 나는 성격이 굉장히 비슷한 편인데 둘 다 긍정적이고 무던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나는 연기 못 한다는 평을 들으면 기분 나쁘기보다 예리한데 하면서 좀 찔려하는 편이다.(웃음)
-동일한 계통의 직업을 가진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어떤 장.단점이 있나?
▲사실 단점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서로 격려해주고 또 어떤 누구보다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 중 의심이 없는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든든함?
-아무래도 연예계가 사람을 좀 방어적으로 만드는 부분이 많으니까 가족만큼 든든한 동지도 없겠다.(웃음) 근데 남 앞에 나서거나 표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연예계 생활이 쉽게 적응되던가?
▲그것도 굉장히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였는데 그래도 조금씩 맞춰가고 변해지는 것 같다.
-활동이 없을 땐 어떻게 지내나?
▲운동을 되게 좋아한다. 주로 축구하고 소주를 좋아하니까 친구들이랑 술 마시거나 몸에 좋은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닌다. 영화는 주로 한국영화를 많이 본다. 나에겐 공부이기도 하니까. 그 외에는 일상에 특별함이 없다. 다른 남자 애들처럼 푹 빠지는 것이 없다. 게임이나 그런 것에 꽂히는 게 없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되게 심심한 일상이다.
-소위 꽂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것에 잘 빠져들지 못 한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그래도 작품 할 때만은 깊이 빠져드는 것 같다. ‘천국의 나무’ 같은 경우는 특히 내가 심하게 빠져 있던 작품이었는데 ‘천국의 계단’이 권상우씨의 이야기였다면 ‘천국의 나무’는 신현준씨의 이야기였다. 굉장히 강한 캐릭터였는데 자기 자신을 다 버리고 가질 수 있는 멜로연기다. 두 달 동안 일본에서 찍었는데 한국에서 단절 된 곳이기도 했고 캐릭터가 강하다보니 몸도 힘들었고 감정적으로도 굉장히 캐릭터에 몰입돼 있었다. 또 대본상 하루에 한 번씩은 울어야 하는 연기가 반복되다 보니 탈진할 정도 있다. 작품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는 밖에도 안 나가고 밤이 되서야 집 앞에 나가 술을 마셨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차에서 ‘천국의 나무’ OST만들어도 그 당시 감정이 다시 올라와 울컥한다.
-그 작품으로 일본 팬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그랬다. ‘천국의 계단’과 ‘천국의 나무’ 시리즈로 일본에서 팬들이 많이 생겼다.
-덕분에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찍기도 했다. 한.일 양국의 드라마와 영화 현장 모두를 경험해 본 배우인데 든든한 자산일 듯하다.
▲경험적인 자산이긴 한데 한국이나 일본의 현장 분위기가 크게 다르진 않는 것 같다. 다만 일본의 경우 인건비가 굉장히 높으니까 촬영을 진짜 빨리 끝낸다.(웃음) 스케줄도 비오는 날과 비 안오는 날 두 가지 안을 짜서 공백을 최소화한다. 또 모든 촬영과정이 합법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국제 운전 면허증 없으면 무조건 레카를 띄운다. 한국보단 유두리가 좀 없는 편이다.
-이완씨 나이대 배우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스가 많지는 않다. 기존 배우들과 좀 다른 방향에서 일본 활동을 해볼 생각은 없나?
▲언어가 안 되니까 그렇게 활동하기는 힘든 것 같다.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가 높은 예능 프로에 출연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전과는 좀 다른 반응이 오기도 했다고 들었는데.
▲하하 나 그 프로그램 출연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웃음) 운동을 좋하니까 예전부터 ‘출발 드림팀’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면 정말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근데 데뷔하고 나니 그 프로가 없어진 것이다. 좀 많이 섭섭했다. 그런데 일본에 가니 시청률도 되게 좋고 ‘출발 드림팀’의 원조격인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일 년에 한 번씩 방영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침 시기가 맞아 출연하게 됐다. 한 종목에 일등하면 200만원씩 주고 우승하면 2000만원의 상금을 준다고 해서 놀랐다. 근데 출연 전 날 이전 방송 테잎을 빌려 모니터링해 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모두 진짜 운동선수들만 나오는 것이다.(웃음)
-그렇다면 거의 기인 열전 수준이었던 것인가?(웃음)
▲그렇다. 띰틀을 하는데 우리는 보통 도움닫기 하면서 뛰지만 그 분들은 손도 안 대고 공중제비를 돌며 착지하는 것이 아닌가? 얘기를 들어보니 일본에선 운동선수들이 다들 은퇴하고 나면 강호동씨처럼 마지막에 예능에서 성공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프로에 출연하시는 분들이 연예인이긴 하지만 모두 프로 운동선수 출신이고 1년 동안 그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을 알고 난 후 정말 겁을 먹었다.(웃음) 나랑은 게임이 안 되는데 사전에 왜 이런 얘기를 안 해줬냐고 잠깐 화(?)도 냈다. 그리고 나서는 정말 쪽만 팔리지 말자. 16명이 나오는데 중간은 하자. 그런 마음으로 갔다. 그때 팔굽혀펴기 시합을 하는데 3분에 200개를 넘어서면서 피줄이 터지는 줄 알았다.(웃음) 다행이도 딱 중간 성적인 7등으로 마무리 했다.
-최근 많은 배우나 가수들이 예능쪽 활동에 무게를 두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은 별로 없나?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할 생각은 없다. 그런 이미지가 강하면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중들이 몰입하기 어려워 지지 않나. 하지만 ‘출발 드림팀’처럼 몸으로 보여주는 것은 할 생각이 있다. 운동 잘하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 많더라. 남자들이 봐도 멋있어 보이니까.
-드라마나 영화 쪽 모두에서 안정적인 데뷔전을 치룬 것 같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들에 대한 욕심들도 생길 듯한데.
▲너무 많다. 그래도 꼽는다면 박찬욱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그리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감독님. 아! 이장수 감독님과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웃음)
-‘미인도’의 김민선씨는 자기가 원하는 작품을 얻기 위해 감독님을 6개월정도 쫓아다니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완씨 역시 정말 간절히 원하는 작품 혹은 감독님이라면 그렇게 모든 것을 걸고 쫓아다닐 수 있나?
▲그렇게 까지 할 자신은 없다. 그렇게 까지 꽂히는 캐릭터가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자신 없다. 나중 되면 그렇게 할 수 도 있겠지만 지금은 급하게 생각 안한다.
-마지막으로 차기작은 계획은?
▲얘기되고 있는 작품이 잇다. 아직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작품에서 얘기되는 캐릭터는 밝은 애는 아닌데 웃길 수 있는 상황들이 있다. 또 영화 자체가 감동도 있고 밝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완전히 새롭지 않지만 또 다른 배우 이완의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