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나 헤어졌다"
너하고 헤어진 첫 날 말이야
온 동네방네 광고를 하고 다녔어
그 흔한 위로를 받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야
아침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부터 너와 나를 아는 모든사람
아니다, 너와 나를 아는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나 헤어졌다고, 나 너랑 어제부로 헤어졌다고
감정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깔깔 웃으면서
정말 아무일도 아니라고
이거 해보니깐 정말 아무일도 아닌 것 같다고
너 없이 나 정말 잘 살거라고 일종의 다짐 같은 거 였던 것 같아
그날 밤 술 한잔 기울이면서도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는 친구들에게
그럴필요 뭐 있겠냐고
술이나 마음껏마시자고
평소보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떠들고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우리 이제 종종 만나자고
인사까지 하고 돌아섰는데
그렇게 씩씩하게 집앞까지 다다랐는데
너랑 헤어진 첫 날
난 정말 나름대로 잘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집 앞 가로등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거야
순간 니가 보이는 것 같아서..
너랑 헤어진 첫날이었어, 웃고 떠들고 마시고 취하고
그렇게 살면 되는건 줄 알았어
그렇게 살다보면,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되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이게 아닌가보다 했어
그럴수록 괴로운건 나더라구
그렇게 웃고 떠들수록 더 울고싶어지는게
그게 더 힘든 것 같았어
슬프다고 울고, 아프다고 마셨으면
나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을텐데
나 그랬어. 너랑 헤어진 첫날..
모질게 돌아섰지만
그렇게 냉정하게 등돌렸었지만
사실은 마음이 너무 아팠었어
너는 어땠을까
우리 헤어진 첫날을 넌 어떻게 견뎌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