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출신의 통역사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결혼을 빙자해 6억여원의 돈을 뜯어낸 20대 여성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 1단독 진상훈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씨(29·여·부산시)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진 판사는 "피고인이 재력가처럼 행세하며 돈을 가로챘을 뿐 아니라 수사기관을 속일 목적으로 예금통장에 거액이 예치돼 있는 것처럼 사문서를 위조하는 등 범행 수법이 불량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지난해 8월 말 우연히 알게 된 서모씨(45)에게 자신을 재벌가 출신 통역사라고 속인 뒤 결혼을 미끼로 접근해 사업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는 등 지난 3월까지 모두 84차례에 걸쳐 5억1300만원을 뜯어냈다.
또 서씨로부터 신용카드를 빌려 국내 유명 호텔 등에서 9600여만원을 결제하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자신을 재력가로 믿게 하기 위해 고급 외제차를 빌려 몰고 다니는가 하면 통닭집에서 닭 100마리를 주문해 양로원에 기증하는 등 자선활동에 2000여만원을 쓰기도 했다.
별다른 의심없이 돈을 빌려줬던 서씨는 그동안 정씨가 썼던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고 지난 6월 고소장을 냈다.
하지만 정씨의 사기행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정씨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중국은행 예금통장에 90억원가량이 예치돼 있는 것처럼 사문서를 위조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대담성을 보였으나 오히려 자기발목을 잡는 꼴이 돼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