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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원 |2008.12.02 15:42
조회 29 |추천 0


 

 

 


 사랑하는 마틸드. 당신이 벌써 그리워집니다.

헤어진지 불과 5시간남짓 되었는데 말입니다.

왜 이리 시간이 더디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나절도 못참는 내가 앞으로 40일을

어떻게 당신과 떨어져 지낼지 막막합니다.

일에 빠져 있기에는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이 너무 깊습니다.

도무지 일손이 잡히지 않습니다.

잡념만 더 는답니다.

이 불타는 사랑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영혼을 불사르는 헛된 몸짓만 반복하고 있어야하는지...

당신도 느끼셨겠지만 나는 매우 소심하고 말이 없는 편입니다.

상대방을 지루하고 답답하게만 만들기 일쑤입니다.

당신을 짜증스럽게 한 적도 여러 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먼 길을 떠나기 직전

 "시원해요 그 동안 이모저모로 피곤했는데

벗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몰라요."

라고 했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꼇습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괴롭혔으면 그처럼 해방감을 느낄까하고

속으로 한탄했습니다.

나는 확실히 당신 앞에 서면 사춘기 소년처럼 변해버리나 봅니다.

무심히 던지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고

매사에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모르니까 말입니다.

당신에게 아직 사랑의 고백도 못해봤고,

손등에 키스 한 번 한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얼어붙어버려 쩔쩔매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없는 자리에서 용기가 솟아나나 봅니다.

편지로 나의 세세한 마음을 당신에게

몽땅 털어놓는걸 보면 말입니다.

 

 

/스탕달의 연인 마틸드 멤보브스키에게 보낸 러브레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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